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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행성

한 잎 한 잎 별빛이 흩날리며 지면에 깔리어가고 별들이 자잘하게 흩어진 그 텅 빈 모래사장에 놓인 샛별 그리고 그 표면에 비치는 푸른별 문득 어느날 당신이 내게 밤하늘을 보여달라고 요구할 때 쯤 나는 드문드문 떨어져 반짝이는 별조각들을 줍는 대신 당신에게 별이라도 따다줄 수 있을 것이라며 큰 소리를 칠지 모른다 찰나의 순간 밤하늘을 스치는 그 강렬하고 뜨거운 샛별보다 목성, 그 한 없이 커보이는 아름다운 행성을 안겨주겠다고 뜨거운 가스는 걷어낼 생각 없이 당신에게 온전한 거성을 그대로 안겨드리리 그리하여 그 차디찬 표면이 당신의 살갗에 닿아 붉은 피를 내도록 당신은 심해를 닮은 그 얼굴로 마침내 지어낼 깊고 어둡고 찬 미소 그러나 당신이 원하던 별들은 조금 더 작고 뜨겁고 정교한 것임을 알기에 나의 투박한 공예품의 뒷면에서는 공허한 그림자가 져있다 그 거대한 가스행성이 품고있는 막대한 열량과 질량에 묻혀 찰나의 순간에 지워질 그림자 오늘도 별을 짓는다 당신에게 주었던 거대한 가스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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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의 악마 이야기

미적지근하면서 불쾌한 바람이 목 근처에 끈적하게 달라붙는다. 서늘하고 습한 안개가 머리 위까지 덮어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지면에 깔린 안개가 한순간 확 걷히면서 그 자리를 말발굽이 짓밟는다. 순식간에 마차 한 대가 안개를 가르고 저 멀리 그림자로 변해, 이윽고 사라졌다. "할아부지, 할아부지." "왜 그려어." "다음 마을꺼정 얼마나 더 남았슈?" "인마, 좀 더 기다려부아. 아직 한 시간 정도는 더 남았으니께." 으엑, 하고 아이의 표정이 구겨진다. 덜컹거리는 마차 위에서 보내야할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 냄새나는 강 옆을 따라 앞으로 한참을 더 가야한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으어, 전 이제 못 살겠어유... 냄새가 아주 그냥 흐미... 돌아가신 전하께서 관짝에서 튀쳐나와 좔좔좔 뼈를 토해내겠구만그래유." "이눔시키 말하는 꼴 좀 보아... 어쩔 수 읎다. 여긴 악마의 영역이니께." 마차가 가는 길 바로 옆에는 검은 강이 흐르고 있다. 검다기보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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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향이 조금 스미더라도

"안돼, 나 냄새 나." 조금 열린 입술 사이로 담배연기를 쭉 뱉어내며 너는 말했다. 너의 눈동자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하게 껴 흐릿하다. 수 초가 지나면 자욱하던 담배연기는 개인다. 너의 허리에 어색하게 감았던 내 손도 천천히 내려간다.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어. 하나만 더 피고 따라 들어갈게." 너는 한 번 더 탁한 숨결을 뿜어낸다. 나의 대답에는 담배연기가 껴서 탁해졌다. 호텔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너는 이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대신 너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는 핸드폰 불빛만이 너의 존재를 강렬히 주장하고 있다. 적어도 그 담배보다는 중요한 사람과 연락을 하는 듯하다. 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공기는 맑다. 비흡연자인 내게 있어 이곳은 아래에 비해 숨통이 트이는 곳이어야 했다. 지상과 멀어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해방을 의미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상에 간을 두고 온 토끼처럼, 나는 하늘에 가까워져가는 것이 불안해진다. 객실 침대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지 오래다. 젖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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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방식

이젠 당신이 절 당신의 방식대로 사랑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받는 사람이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다른 방식이 아니라 잘못된 방식이에요. - 네이버웹툰 이번 생에도 잘 부탁해 중에서 웬만해선 웹툰이나 웹소설의 대사는 그리 깊게 의미를 두지 않는데 저 말만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동생을 대하던 내 태도가 기억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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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무게

저울이 아직 이쪽으로 기울어있다면, 어떤 것이 올라가있던 결과적으로 이쪽이 더 무겁다는 것. 객관적인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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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대했지만

결국 나는 꽃을 피워낼 수 없는 사람. 싹은 틔웠지만 물을 줘도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아직 자라는 중인지, 애초부터 꽃이 아니었는지. 꽃인척 스스로를 속여봐도 알록달록 물들여봐도 결국 비가 오면 다 드러나는걸. 이 꽃밭 속에서 나 혼자 독초였다면 어떡하지. 새싹인 채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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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양귀비꽃

꽃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자주 물을 주게 되었다. 곧 이파리가 자라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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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을 드리겠습니다

잠결을 고이 접어 네게로 날려본다 분침은 하염없이 네게 가까워가고 너의 색으로 흠뻑 젖은 나의 밤은 무겁게 내일로 가라앉는다 너의 체온을 잃은 내게로 새벽이 서늘하게 내려앉고 오늘도 나의 밤은 달빛에 스미어 네가 있는 곳에 쏟아져내린다 나의 밤은 온전히 너의 것 자그마한 꿈결 한 조각까지 전부 너의 시간 속에 녹아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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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에 대한 고찰

본격적으로 궁금한 것들이 호기심의 대상에서 사색의 대상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던 중학생때부터 지금까지, 즉 지금까지 살면서 삶의 본질은 쾌락이라고 생각했다. 쾌락주의라고 하면 상당히 불건전한 어감이지만 도덕과 윤리는 정신적 쾌락으로 이어진다. 쾌락은 효용, 정신적 가치, 이익 등 다양한 단어로 대체될 수 있다. 쾌락주의의 대표 사상가 에피쿠로스는 성욕을 혐오했다고 전해진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먹고 자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욕구의 최소화를 수양했다. 임태수 사상에서 쾌락은 정신적 만족감을 의미한다. 본능적인 식욕, 수면욕, 성욕뿐만 아니라 도덕적 가치를 지킨 후 얻는 성취감, 편안함, 사랑 등을 포함한 다양한 양의 감정을 말한다. 나는 인생의 목적은 쾌락이라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가정을 만들고 지키는 것도, 누군가를 목숨보다 소중히 사랑하는 것조차 전부 자신이 행복하기 때문에 행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자신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사랑이라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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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적 관계

첫 반응은 즉발적이면서도 강렬했고, 당신은 막대한 양의 분자들의 구조를 바꾸었다. 우리는 많은 유기적 관계를 맺어가며 호흡을 맞추어 행복을 생산해냈지만, 관계의 이화작용 과정에서 행복을 분해하며 분해산물로 추억을 남겼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고통이 발생했다. 내 몸의 거의 모든 세포는 작년 전의 것과 같지 않다. 당신이라는 존재는 이제 내 안에 남아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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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에 자기인지가 미치는 영향

나는 어릴 때부터 여자 아이돌 곡을 안 좋아했다. 싫어했느냐하면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아이돌곡에 대해 배타적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지금에 와서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아이돌 노래 중에서 좋은 노래가 많다는 것을 알고 예전에 비하면 꽤 많이 듣는 편이지만 다른 장르에 비하면 극소수의 곡들만 듣는다. 사실 한국 아이돌곡은 KPOP이라는 초대규모 사업의 산물이기 때문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 노력의 투자가 녹아있는 결과물이다. 적어도 평균 이상의 품질은 보장되어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릴 때부터 여자 아이돌을 보며 좋아하는 스스로가 싫다고 느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아이돌곡은 듣지 않았고 그건 한국의 가장 대중적인 여자 가수 중 하나인 아이유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들었던 너의 의미에 빠져 아이유 노래를 듣기 시작했지만 정작 아이유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에 다다라서였다. (이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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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시험기간, 과외 잠에 취한 아침과 싸늘한 겨울 가로등은 꺼졌지만 일출까지는 조금 남은 시간들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던 어린 시절과 공부하기 싫어서 꿈틀거렸던 고3 때 그리고 웃긴 실수가 한가득 들어차있는 스무살 커트 직후부터 적당한 길이로 머리가 자랄 때까지의 시간 은수가 수능을 보기까지 남은 나날들 꿈결에 걸쳐 등교하는 지하철 쓴웃음과 짠 눈물, 약간의 달콤함을 남긴 채 기억 속으로 잠겨버린 stupid lovers 방황하고 있는 하루하루의 시간들 또 거울, 그리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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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초코

쌀쌀해진 새벽거리에 너와 나의 숨결이 섞여든다. 거리에 드리워진 노란 가로등불을 밟자 긴 그림자가 소리 없이 거리를 덮는다. 우리는 말 대신 맞잡은 손을 통해 전해지는 체온으로 대화를 나눈다. 새벽공기가 차지만 네 손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열기가 따스하다. 문득 충동적으로 너의 숨결을 가로채어 물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리에 희미한 소리만이 새어나올 듯, 그러나 새어나오지 않는다. 가슴 한가득 네 호흡이 불어넣어지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싸늘했던 공기가 거짓말처럼 따스해진다. "...추워" 잃어버렸던 시간감각은 호흡이 한가득 섞인 너의 한 마디로 인해 돌아온다. "아구, 많이 추워? 어디 가게라도 들어갈까?" "응, 그러자." 밤거리가 전부 담긴 너의 눈동자에 내가 비친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지만 문을 연 곳은 거의 없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음..." 너는 무심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무언가가 먹고 싶다기보단 그냥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가보다. 공기가 찬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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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고자

파멸을 향해 치닫는 별빛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방안에 켜진 어둑한 불빛을 하염없이 바라만본다 당신이 뿌려놓은 그림자 속에서 헤엄치는 내모습이 꽤나 흐릿해 그 어느 시골마을의 옛날 이야기처럼 다리에 휘감기는 손은 우주의 빈공간을 닮았다 나는 아틀라스의 어깨에 기생하기 위해 쏟아지는 별빛 사이에 어둑어둑한 발자국을 찍는다 이윽고 제논의 화살이 나의 심장을 꿰뚫을 때에 나의 마지막 숨결은 온전히 별빛으로서 타오르리라 최후의 눈물 한 방울까지 태워 먼지가 되고파 나는 오늘도 새벽을 걷는다 아득한 별빛이 눈부셔 별이 되고자 새벽을 들이쉰다 마침내 찬란히 부서져내릴 별이 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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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죽은 밤

나는 너로 말미암아 바다를 가르고자 고행을 계속했던 순례자 태양을 등지고 그림자를 바라보던 당신의 옆얼굴에서는 쇠 냄새가 풍겼다 태양의 숨통이 끊어지면 그림자는 묻혔다 나는 너로 말미암아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려 석양을 당기는 궁병 적궁백시로 태양을 겨누고 끝내 항아와 함께 인간이 된 당신을 동경한다 아늑한 밤에 잠겨 돌아본 거리에 당신의 그림자는 이미 잠긴지 오래 밤의 한가운데에서 그림자를 캐낼 수는 없다 밤하늘에 스치는 한 줄기의 웃음 두 줄기의 울음 세 줄기의 행복 네 줄기의 고통 그리고 미친듯이 쏟아져내리는 당신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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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성 객관화

일종의 도피성 자기합리화일지 모르나, 문제가 생겼을 때는 초거시적인 시각에서 스스로를 객관화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즉, 나를 60억 인류 중 1명으로 두고 범세계적인 시각에서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이다. 어제는 무수히 많은 연인들이 이별한 날이며 동시에 무수히 많은 연인들이 탄생한 날이고 또한 무수히 많은 연인들이 백년가약을 맺은 날이며 동시에 무수히 많은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죽어간 날이다. 그러니 나같은 사람은 매일 하루 한 순간에도 수도 없이 많다. 나만 스스로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나는 그저 60억 인류 중 하나일 뿐이며, 흔해빠진 별 것 아닌 일을 겪고 아무것도 아닌 같잖은 감정에 짧은 순간 흔들리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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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엔 담기지 않던

독야청청 맑게 빛나던 달과, 숨죽이고 잔잔한 파도를 일렁이던 새벽의 바다 그 위에 옅게 뿌려진 달빛이 아름답던 싸늘한 새벽공기가 체온을 앗아가지만 밀려드는 파도 소리가 생각을 부드럽게 녹이고 바다에 비친 달빛이 달까지 이르는 한 줄기의 길을 만들어주어 손이 뻗으면 닿을 것만 같던 선명한 달 오리온 자리가 유난히 밝게 빛나던 별이 많던 밤 일출이 시작되면서 하늘은 지평선부터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바다는 지평선부터 검붉게 물들어갔다 공항 활주로의 일렬로 늘어선 노란 불빛이 붉은 일출과 섞여 검붉은 바다에 반사되던 어둑어둑한 꼭두새벽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이 아름다운 광경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사진에는 이 감각이 온전히 담기지 않으므로 저장매체로서의 전달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해 배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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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는 이유

독서를 하며 텍스트 사이를 거닐다보면 가끔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에 순간적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그 전후 맥락과 불연속적인 문장도 아닌데 그냥 그 한 문장에 이성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문장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준은 극단적으로 주관적이지만 이것이 내가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이자 독서를 사랑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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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부들부들한 감촉을 좋아하는 이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자연선택설만을 신봉하던 중고등학생 때의 나와는 달리 이제는 생물 진화의 기작이 자연선택설 하나로 설명되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장 저명한 동시에 설명이 용이한 이론이다보니 특정 생물의 특성에 대해 사고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연선택설일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글을 본 적이 있다. 곤충의 식감이 궁금해서 찾아보던 와중 곤충은 겉이 바삭하고 속이 촉촉한데, 인간이 튀김과 같은 식감을 선호하는 이유는 진화적으로 오랜 기간 곤충을 섭취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이 부들부들한 감촉을 좋아하는 이유도 자연선택적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부들부들한 감촉이 자연에 존재한다면 필연적으로 동물의 털가죽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개체로서의 전투력이 처절하게 낮는 초기 인류가 살아있는 짐승을 일상에서 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할 리가 없다. 따라서 아마 초기 인류는 죽은 짐승의 털가죽을 입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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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

흔히 대중매체에서는 스스로 옳다고 믿고 확신을 가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긍정적이라는 표현으로는 조금 모자랄지 모른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스스로가 옳다고 믿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것이 자존감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그것이 스스로의 합리적인 사고체계를 무너뜨릴지 모른다. 사실 이 주제는 처음부터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떠올리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샤워하면서 내가 가장 기피하는 생각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떠오른 주제이다. 개인적으로 떠올리기 가장 싫어하는 생각이 "내가 옳다"이다. 기본적으로 임태수 사상의 기본 전제 중 하나가 "그 무엇도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이며 그에 반하는 생각이기 때문도 물론 있다. 다만 그에 앞서 내가 옳다는 생각은 사고를 멈추게 한다. 끊임없이 본인의 사고체계와 논리구조를 의심하고 수정해나가야만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스스로가 옳다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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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립

피할 수 있는 파멸임에도 불구하고 부나방처럼 빛을 향해 치닫는 것은 확립되지 못한 사고체계로부터 말미암는다. 확고한 사고체계를 갖추었는지의 기준은 가정된 특정 상황에서의 스스로의 사고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가이다. 불안정은 불완전성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에게 있어 필연적으로 갖출 수 밖에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오차함수의 최솟값을 찾아내듯, 스스로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이성을 기반으로 확고한 사상을 확립해야 한다. 역사가 되풀이됨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역사를 피하지 못하는 것은 개개인의 불완전성을 적분하였을 때 그 흐름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글에서 전술한 바 있듯, 욕망은 인간의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이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고차원적인 욕구 해소를 위해, 거대한 물결 속에서 이성에 근거한 합리적 사고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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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밤

어둑어둑 내려앉은 땅거미는 성탄의 밤의 마지막 장 붉은 밤이 비친 한강은 불빛 하나에 저마다의 시를 읊는다 멀리서 들려오는 캐롤은 시린 밤에 묻혀 바스라졌다 정적은 누군가의 이름을 읇조린다 그 어느 종교의 신의 이름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당신의 이름이 들린다 스친 바람은 어두웠다 성탄의 전야는 눈이 오지 않는 검푸른 새벽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에 장식할 별이 뜨지 않았다 어둑어둑 내려앉은 땅거미는 성탄의 밤의 마지막 장 수많은 시가 비친 한강은 시 하나에 저마다의 사랑을 읊는다 당신이 믿는 신은 따뜻한 눈꽃되어 온 세상에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이 시린 밤이 작은 빛을 탐할 수 없게 하소서 그리하여 당신의 빛이 없어도 흔들리지 않는 불빛 되게 하소서 검게 내려앉은 땅거미는 성탄의 밤의 마지막 장 수많은 사랑이 비친 한강에 사랑하는 당신을 띄워본다 정적이 얼어붙은 성탄의 밤에도 불안정하고 따스한 당신의 불빛은 기도가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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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전진일 뿐이었다

고통의 수용량이 초과되면 자기방어기제로서 의식을 다른 데에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 순간을 모면한다는 것이 과연 스스로에게 있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대게 짧은 순간의 쾌락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의 반동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다시 보지 않을 이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머릿속에 그를 품는 것은 과연 필요한 일일까. 상처를 주는 수단은 마음이다. 마음은 너무나도 위험한 것이기에 닿는 즉시 상당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그러한 위험한 것을 함부로 뱉어 휘둘렀으니 스스로도 무사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자명하지 않았다. 몰랐다. 누군가의 진심의 깊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알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다행이다. 이딴 가볍고 알량한 생각으로 누군가의 고운 마음을 으깨놓을 뻔했다. 나에게도, 그리고 나를 빨리 피해갈 수 있었던 이에게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이상 미안한 마음을 품는 건 자신의 마음에 최선을 다한 이에게 실례일 뿐이리라. 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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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무언가를 많이 남기며 살고 싶다. 흔적, 자취, 기억 어떤 표현을 사용하던 그 모든 잔여물의 적분값에 적분상수로서의 유전적 구성요소를 더한 것이 존재의 구성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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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후쿠오카 여행 1일차

2021년에 첫 여행기록을 작성해놓고 2023년에 두 번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누군진 몰라도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만든 선조님께 존경을 표한다. 이번 여행은 2018년 12월에 다녀왔던 여행이다. 시간이 너무 지나서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전부 잊어버릴 것 같아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써보겠다. 다시 읽어볼 때 잊었을지 몰라 재언급하지만 이 글은 떠오르는 자잘한 기억들을 최대한 많이 쑤셔박는 저장고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보다는 기억나는 걸 모조리 텍스트로서 저장해놓는 용도임을 인지하기 바란다. 고1의 1년 간은 내게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중2 때 알파벳을 겨우 배운 내가 어떠한 과목도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채로 세화고에 진학해 의대를 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 중학교 때 하루에 12시간 씩 자고 학교가 끝나면 피시방과 코노를 갔다가 집에 와서 티비로 애니를 보다가 잠들던 생활에서 벗어나 고등학교 생활에 바로 적응하는 것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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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2일차

자기 전까지 용비불패 만화를 보다가 늦게 자서 겨우 7시간을 잤는데 친구는 게임하느라 3시간인가 잤다고 했다. 잠이 부족하면 살아갈 수 없는 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날은 기대했던 유후인 온천마을에 가는 날이었다. 온천마을에 가면 온천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그건 아니었다. 두 번째 날은 일어나자마자 버스를 타고 무슨 거리를 왔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검색어로 쓸 만한 게 없어서 어딘지 못 찾겠다. 솔직히 좀 귀찮기도 하고... 전날 저녁에 갔던 곳보다 훨씬 일본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이었다. 목조건물들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계속 구경했다. 이튿날도 여전히 거리에는 사람이 코빼기도 안 비쳤다. 사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여행사 여행객 분들이다. 하늘 또한 여전히 새파랗게 아름다웠다. 당연할지 모르지만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다. 정말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없었다. 가게들도 거의 다 닫았으니 아마 휴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디선가 졸졸졸하는 소리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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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2년간 매일매일 초록색 드림렌즈는 오른쪽, 보라색 드림렌즈는 왼쪽에 끼고 잠들었는데 방금 렌즈를 착용하니 너무 심하게 초점이 안 맞았다. 근데 그때 정신차리고 다시 돌이켜봐도 초록색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가물가물했다. 결국 보관통에 써있는 R L 표시를 확인하고 바꿔 끼웠다. 가끔 순간적으로 집 비밀번호가 가물가물한 그런 경우겠지? 근데 제목을 하도 생각없이 붙이다보니까 이제 별 거 아닌 것 같은 제목에 깊은 얘기를 써놓고 뭔가 있어보이는 제목에 별 거 아닌 얘기를 써놓고 하게 되는 것 같다. 별 거 아닌 얘기에는 제목에 식별 태그를 붙여둘까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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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3일차

3번째 날은 캐널시티를 가는 날이었다. 사실 이번 투어에서 기대했던 3가지가 첫날의 온천호텔과 유후인, 그리고 캐널시티였는데 셋 다 만족스러웠다. 버스를 타자 가이드님이 아침인사를 건네셨다.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어제 온천을 들어가보셨나요?" 그러자 할머니 분들께서 어떻게 그딴 동네 목욕탕만도 못한 걸 온천이라고 부르냐고 호텔이 후져서 실망스럽다고 화를 내셨다.. 여행가이드도 참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로 가마도지옥이라는 곳을 갔다. 사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하늘색 탁한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들어가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살벌한 이름에 비해 꽤나 정갈하고 귀여운 입구다. 들어가도 지옥같은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때 꽂혔던 비투비 아름답고도 아프구나를 흥얼거리며 산책했다.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되어있지 않은 게 너무 웃겼다. 사람이 굉장히 많이 오는 관광지일텐데 그냥 번역기를 돌려버리고 검수도 안했나보다. 그래도 온천이,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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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시험이 끝났다. 사실상 수능이 본 시험인 우리에게 그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수시까지 챙겨야하는 내게 이번 중간고사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시험의 마지막 날이 끝나면 반응은 제각기 나뉘기 마련이다. 어차피 수시는 버렸으니 여느 때와 같이 정시 공부를 하러 가는 친구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중간고사가 끝났으니 하루 정도는 놀자며 피시방으로 가는 친구들. 놀고 싶어도 바로 뒤에 학원이 있어서 못 노는 친구들. 그리고 가채점 결과에 절망해 멍하니 있는 친구들까지. 조금 재수없게도 나는 성적에 자신이 있는 동시에 공부도 하기 싫었기 때문에 굳이 이런 날까지 공부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야, 어땠냐." 가방을 싸고 있으면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가 시험결과를 물어보기 마련이었다. "음.. 몰라? 답지 나오면 맞춰봐야지 뭐. 시험도 끝났는데 뭘 신경쓰냐." 시험이 끝나면 그건 이미 지난 일에 속한다. 지나간 일에는 원래 무관심한 편이며 그게 흥미 없는 분야라면 더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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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1일차

고1 때 갔던 후쿠오카 여행 이후로 수능 전까지는 쭉 공부하느라 바빴고, 수능 이후로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 갔다. 2022년 가을에 일본 무비자입국이 풀리자마자 동기들과 도쿄여행을 가기로 했다. 매우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계획도 제대로 안 짰는데, 사실 이 때는 ㅅㅎ이때문에 반 쯤 멘탈이 박살나있었기 때문에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다. 정말 어디로든.. 아무래도 제제가 풀리자마자이다보니 비행기 표 값이 무시무시했다. 도쿄 비행기 왕복이 60만원이었다. 호텔도 나는 싼 곳으로 잡는 게 좋았는데 다른 친구들이 싫다고 해서 비싼 곳에 묵게 되었다.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여행을 추구하는 나로선 그닥 달갑진 않았다. 이번 여행 도쿄여행은 도쿄가 너무 가고싶어서라기보다는 코로나로 인한 입국금지조치가 풀렸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기였기도 하며 같이 가는 친구들이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이어서 간 여행이었다. 진짜 이 멤버에 린이만 껴있었으면 비행기 타다가 행복사했을지도...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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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완결성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그 자체로 완결되어 있는 존재에 대한 동경은 모순적이게도 존재의 완결성으로 인한 독립성으로 인해 충족되지 못한다. 완결성에 대한 갈망은 완결된 존재의 일부에 포함되고 싶은 욕망이다. 그러나 완결된 존재는 의존적이지 않다. 만일 완결된 존재가 누군가를 존재에 포함시킴으로써 그 완결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그 즉시 완결성은 깨지며 동경 또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포함시켰던 존재가 분리되면 완결된 존재였던 것은 무너져내리게 된다.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한 인간은 완결될 수 없으며 이는 모순적이게도 완결되지 않은 인간이어야 사회성을 수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태초부터 완결된 인간일 수는 없다. 누구나 아기 때부터 부모 또는 그에 준하는 자의 도움을 받고 자라며 하나의 존재로서 완결되어있는 인간은 탄생할 수 없다. 또한 한 번 그 완결성이 깨어지면 이는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의존과 독립의 개념보다 훨씬 더 상의개념인 완결성은 아와 비아의 구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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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욕구의 근원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기록에 대한 집착이 비교적 강한 편이다. 이러한 욕구는 현재는 블로그에 게시하는 형태로 발현되지만 기록의 형태와 나이에 관계 없이 메모장, 스케치북, 심지어는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암기의 형태로까지 사고의 결과물을 기록하곤 했다. 긴 시간 자기관찰을 해본 결과 기록 욕구는 두 가지 요소로부터 말미암는다. 하나는 스스로의 사고에 대한 애착이다. 사고 능력과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의 기원은 유년기로 거슬러올라간다. 순발력이 필요한 단발적 창의력은 각별히 뛰어나지 않았으나 옛날부터 관심분야에 대한 집착이 강했기에 항상 특정 분야에 대한 성취욕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축적된 사고들의 집합체로부터 고차원적인 사고의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생 시기 정도까지는 이러한 사고가 지금에 비해 얄팍했고 충분히 기억으로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확장된 사고는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가지 사고를 산개하여 늘어놓거나 한 가지를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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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sns는 인스타밖에 안해서 몰랐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 페북이나 트위터를 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 같다. 대체로 사고의 흐름을 기록한다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을 가진다. 굳이 비공개로 글을 올리지 않는 것은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었는데, 절대 안 생길 줄 알았던 블로그 이웃이 4명이나 생기게 되어 최근에 글을 작성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어느 정도 내용상의 검수를 거치게 된다. 미래의 내가 잊었던 기억을 부분적으로나마 회복하게 하는 것이 이 블로그의 목적이므로 내 사상을 최대한 고스란히 드러내어야하는데, 무의식적으로 검토를 거치게 되는 것은 그리 좋은 흐름은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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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기

어렸을 때 나는 어렸다. 나는 목이 마를 때 손아귀에 물컵을 쥐었고, 배고플 때마다 악착같이 밥을 먹으며 살아왔다. 힘겨운 일이 생기면 나는 부모님의 사진을 찾았다. 정겹게 웃고 있는 가족사진 속 부모님의 얼굴은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표정의 부모님이 힘든 일도 알아서 해결해주셨다. 내가 걸어온 길에는 발자국이 하나둘 찍혀있다. 길을 걸을 때마다 흰 신발은 점점 누렇게 변해갔고, 흰 신발이 완전히 누렇게 변할 때 부모님은 새 신발을 사주셨다. 내가 열심히 땅을 파도 10원 한 푼 안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은 지폐가 나왔다. 나의 유년기는 참으로 고되지 않을 수 없을 수 없었다. 마트에서 식품코너를 걷고 있으면 먹고 싶은 것이 어찌나 그리 많았던지... 먹고 싶은 과자를 잔뜩 카트에 실으면 어머니께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주위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사탕을 물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는 침울한 표정으로 따라다녔다. 저녁을 다 먹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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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하는 머리,묻은 명상 아파 아극아극한 하나의 32 움직인 움직인 움직인 움직인 상징 액체

오 주여, 라며 한 통의 샴푸를 다 쓰자마자 덮고 고른 것은 흰 색 때가 묻은 흰 색(결코 움직이지 않는 하나의 액체)와이셔츠다. 심리적으로 극단적인 고양감과 미소짓는 것은 꽉 들어차 아무래도 정리되지가 잘 않았다. 한 가지 변한 것! 변한 것은 사실 없다는 정의, 개념을 통해 차갑게 아파하는 종교인은 기도를 둥긱둥긱하며 머릿속으로 스스로 머리를 깎는 시늉을 하기 위해 지구, 아파트, 파리 애벌레, 무엇을 묻는 것인가!를 생각하자 엄습해오는 추위가 두려워 세 가지의 통점이 스긱스긱하여 신경, 그 신경이라는 것에 한 없이 아름다운 그대의 나무를 한깍두깍인 깍깍깎깍깎!최근의 아이들은 하나의 관념 형성 문제로 키와 몸무게를 대조함으로써 성장에 나이, 그러한 대흉곽의 한 가운데에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호흡과 말은 기억해야할 놓인 지우개의 끄트머리를 청소하는 것은 왼쪽과 보릿고개를 읊는 것은 하나의 전통이자 시였던 것이다!동남쪽을 가고자한다. 동쪽(전적으로 비뚤어진 산발적인 도서)를 사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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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하는...이하생략을 주변인들에게 보여준 후기

[연출하는 머리,묻은 명상 아파 아극아극한 하나의 32 움직인 움직인 움직인 움직인 상징 액체]는 사실 1시간 넘게 노력과 정성을 들여 작성한 글이다. 뿌듯한 마음에 이 글을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준 결과 있지도 않은 문장 내의 의미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컸다. 글을 보자마자 아무 의도도 존재하지 않는 문장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은 모든 이해하기 힘든 글에 의미가 숨겨졌을 거라 믿게 학습시킨 한국식 문학교육의 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를 포기한 사람이 대다수였으며 현재까지 해석을 시도한 사람은 단 한 명 있다. 아래는 그의 해석이다. "내가 한글을 익히고 읽은 지금까지의 모든 글 중에 제일 난해한 것 같은데 일단 이미지즘 계열의 수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인간의 뇌로부터 상념을 1차적인 가공조차 하지 않고 최대한 날것 그대로 표현해내려는 노력이 보여 새롭게 다가왔다. 정해진 하나의 주제가 있다기보다는 2020년대 현대사회에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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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와 결과가 상충할 때

어느 쪽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의도는 불순했으나 결과가 좋은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따돌림을 당하는 누군가가 꺼림찍하지만 그저 불쌍해서 잘 대해"주는" 것은 객관적으로 우정으로 불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따돌림을 당하는 당사자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특히 학교에서의 왕따와 같이 지속적이고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도움의 손길은 그야말로 인생의 구원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속으로는 꺼려하고 찝찝해하면서 불쌍해서 겉으로만 잘 대해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은가? 또는 더 나아가 속으로는 혐오하지만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잘 대해주는 것은 옳은가? 임태수 사상에 따르면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가치판단에 의한 결과일 뿐이며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는 것은 판단자에게 있어 그 외의 가치보다 선택된 가치가 상대적으로 우월한 가치를 지님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는 옳고그름보다는 효용의 크고작음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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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향하거나 시간을 때워야할 때 중간중간 글을 쓴다. 생각을 끄적일 때는 10분 내로, 시나 수필은 1시간 내로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글이 논리정연하지 않으며 두서가 없고 심지어는 글을 작성하다가 딴 길로 새서 제목을 바꾸는 괴이한 일도 벌어진다. 질 좋은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집중해서 시간을 제대로 투자하여 글을 쓰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나는 작문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기억을 남기는 것이 주 목적이기에 이러한 방식이 더 주 목적에 충실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힘들 때는 시간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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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은 인생작

먼 훗날 블로그 글을 한 번 쭉 읽어보는 그 때가 오면, 우선 원신 스토리가 켄리아까지 나왔는지 확인부터 하고 복귀 보상부터 받고 캐릭터 어떤 거 나왔는지 확인하고 며칠 날 잡아서 천천히 워프 포인트 뚫어가면서 월드탐색하며 다시 한 번 감탄하고 그 뒤에 스토리 쭉 밀길 바람! 인생을 살면서 유일하게 반 년 이상 해본 게임이자 3년 째 함께하고 있는 작품이며 2020년 2021년 2022년 크리스마스를 통째로 갈아넣은 나의 인생작. 혹시 나아아중에 잊어버리고 안 하게 될까봐 걱정돼서 글로 남겨놓는다. 일단 현재까지 타르탈리아랑 도토레가 제일 마음에 든다. 그 담으로는 응광, 리사, 야에미코. 타탈 > 리사 > 야에미코>응광>도토레 순이긴 한데 아직 도토레는 등장 직후라서 본 게 별로 없어서 그렇긴 해. 남캐는 둘 다 성우가 미친 듯... 도토레는 첨에 관심 없었는데 목소리 듣고 바로 빠져버림... 혹시 도토레가 플레이어블로 출시되었다면 바로 뽑을 것! 미호요 사랑해요!! 제게 신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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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감상

홋카이도 여행을 가기 전에 홋카이도를 먼저 갔다온 동기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영화를 추천받았다. [윤희에게]라는 영화였는데, 중년 여성의 첫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드러나기보단 잔잔한 분위기였다. 눈 덮인 오타루의 풍경은 지금이라도 오타루를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추천해준 동기의 느낌이 많이 묻어났다. 추천해준 친구가 그 친구가 아니었더라도 영화를 보면 떠올랐을 것 같다. 그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 중에서 계속 반복하여 나온 대사가 있다. "눈은 언제 그치는걸까..." 오타루에 사는 고모와 쥰은 눈이 쉽사리 그치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대사를 입에 담는다. 고모는 사랑했던 남자가 좋아하던 영화를 좋아하지 못해 헤어졌지만 평생 그를 추억하고 있다. 쥰 또한 이십대 때 만났던 윤희를 평생 추억하고 있다. 그치지 않는 눈은 추억이자 사랑으로 해석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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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능력

그동안 항상 어렴풋이 생각해왔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여자아이돌을 도무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진심으로 누가 누군지 모르겠을 정도로 다 똑같아보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여자아이돌에 관심이 없어왔고, 그렇기 때문에 얼굴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 코로나가 되어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자 친한 친구들도 잘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몇 달 지나자 구별이 익숙해졌고, 목소리나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길 가면서 친구들을 마주쳤을 때 평생 단 한 번도 확신해본 적이 없다. 맞나? 아닌가?하다가 지나치면 상대가 알아서 판단해준다. 심지어 11년 지기 친구조차 길에서 만나면 어렴풋이 느낌은 오지만 긴가민기하다. 성인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로소 나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에 같이 술도 마셨던 사람인데 전혀 모르겠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흔한 외모를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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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버킷리스트 중에서 난이도가 높은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예를 들면 예과가 끝나기 전엔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혼자 해외여행. 하지만 비록 가까운 일본이긴 하지만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한파라서 영하 18도지만 날씨 하나는 벌써 끝내준다. 여행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여행길을 나서는 순간부터가 시작 아닐까. 눈이 쌓인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보러, 지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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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오사카 여행 계획

가기전 - 러브레터, 윤희에게 보기 맛집 알아보기 교통수단이랑 동선 미리 봐놓기 준비물 - 여권, 입국어플, 유심, 환전 충전기, 보조배터리, 삼각대 충전해놓기 방한부츠, 막 입어도 되는 회색 코트, 목도리, 스키장갑, 핫팩, 방수스프레이(신발, 코트, 가방), 깔창핫팩, 선글라스, 면도기 선크림, 로션, 가글, 양치도구 (+평소에 챙기던 여행물품 목록과의 교집합) 먹을거 - 스프카레, 유제품, 미소라면, 징기즈칸 컵라면, 타코야끼, 스시, 푸딩, 곤약젤리, 이로하스 복숭아 할 거 - 사진 많이 찍기 대충 분위기 보고 괜찮으면 재밌어보이는 사람한테 말 걸어보기 (일본 직장인 아저씨랑 한 번 쯤 대화해보고 싶음!) 25일 - 공항도착 후 JR로 오타루 운하 도착 짐 놓고 데누키코지, 사카이마치 도오리 등 근처 구경 와라쿠 (회전초밥) 운하 야경 구경 오르골당 구경 스미스그릴 등 근처 이자까야 구경하다 취침 26일 - 기상 사와사키수산 (우니동) 롯카테이 오타루 서양과자점 르타오본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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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가는 게

본과 가기 너무 싫어서 죽을 것 같을 줄 알았는데 또 막상 2주 남으니까 그렇게 싫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드네. 코 앞에 닥치면 또 느낌이 다르려나. 일단 가기 전에 목표는 1. 원신 스토리 밀어놓고 호두 육성하기 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부분과 전체 2권은 다 읽기. 3. 최소한 도쿄여행이랑 홋카이도,오사카 여행글은 다 정리해두기 4. 쓰고 있는 소설 최대한 써두고 공모전에 내기. (눈이 내리는 새하얀 눈밭 위에 선 별하린이 가식을 버리고 설하와 서로의 광기에 사로잡히는 부분까지는 써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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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의 겨울

흰 눈은 홋카이도의 겨울 설원에 오도카니 찍힌 발자국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린다 그리움 위에 소복소복 쌓이는 하이얀 고독은 차고 깊다 눈은 잔인한 순수의 표상 원형을 잃은 감정의 싹은 천천히 묻혀간다 겨울의 홋카이도는 흰 눈이 내린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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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을 꿨다!

아까 점심 먹고 낮잠을 자다가 자각몽을 꿨다. 일어난지 조금 돼서 꿈이 가물가물하다. 아무래도 자각몽에 익숙하지 않아 기억에 잘 남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은 선명한 몇 가지가 있다. 앞뒤 맥락이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엔 꿈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어떠한 확실한 증거를 통해 알아차린 것이 아니라 그냥 찝찝하고 왠지 모르게 괴리감이 들어 손을 꺾어보았다. 루시드 드림 체크법 중에 손가락을 꺾었을 때 손등에 닿으면 꿈임을 알아차리게 되는 유명한 체크법이 있는데, 나는 이 때까지도 현실임을 믿으면서 스스로 바보같다고 웃으며 손을 꺾어보았다. 그런데 가운데 손가락이 손등에 닿아버렸다! 손가락을 평소에 꺾을 수 있는 한계점에 다다랐는데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고무가 된 것처럼 계속 꺾여서 손등까지 완전히 접혔다. 고통은커녕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다.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 이게 꿈이라고?!?!?! 이런 느낌으로 멍하니 있다가 꿈을 컨트롤하려 노력해보았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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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여행 2일차

전날 락이랑 4시반까지 떠들다가 잠들었는데, 원래 우리가 잠들기 전에 짠 계획은 꽤나 알찼다. 9시반에 일어나 아키하바라의 메이드카페를 갔다가 점심 먹을 때 도란변랑(도형 라니 변돌 사랑이라는 뜻)과 합류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근데 일어나보니 12시였다. 사실 난 절대 스스로 못 일어날 걸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갓생을 사는 락이를 믿고 있었는데, 락이마저 수면욕에 패했다. 그래서 다음날을 기약하기로 했는데 다음날도 늦잠잤다... 2박3일 중 2박을 모두 12시에 일어난 멋진 여행이었다. 그 와중에 갓생녀 4명은 아침에 일어나 쇼핑을 하러갔다가 늦게 일어난 우리와 합류했다. 우리는 규카츠 모토무라 시부야 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도란변랑은 규카츠 모토무라 웨이팅 줄을 미리 서고 있었다. 우리는 뒤늦게 섰는데 꽤 앞 쪽에 서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웨이팅 시간 야무지게 쓰겠다고 목욕탕 타일 감성 건물에서 사진 찍었다. 광각러버 변돌이 찍어준 상남자 둘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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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본과에 올라가기까지 2주 정도 남은 지금 시점에서 주위 동기들을 보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특히 새해 목표와 더불어 이른바 '갓생 살기'를 목표로 잡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여행을 많이 간다거나 미리 예습을 한다거나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변돌이가 목표로 잡고 올렸던 2023 갓생살기 목표에는 나조차도 부분적으로 감화되어 여행글을 하나둘씩 정리하기 시작하는 등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본과 가기 전 마지막 시간이라고 해서 '갓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슬슬 쓰기 귀찮아진 여행글을 정리하다가 최근에는 한 일주일을 미루다가 겨우 다 작성한 후 회의감이 들었다. 물론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친구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나 또한 스스로를 가꾸기 위해서 노력해야 함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마지막 예과의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억지로 '질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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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능동적 관리

원만한 인간관계는 최소한의 사회성과 일정 수준 이상의 갈등해결능력을 보장한다. 인간관계는 사회성과 성격이 표출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인간관계는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불필요한 영역 너머까지 억지로 노력해봤자 무의미하다.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개입되는 것이며 그것은 이미 성격의 표현물의 범위를 벗어난다. 그 어떤 인간도 평생에 걸쳐 완벽하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기에 관리된 인간관계는 가식이 벗겨지게 되어있다. 굳이 관리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신이 원만한 성격을 갖고 있다면 충분히 좋은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며 그 이상을 바라도 가능불가능의 여부를 떠나 큰 가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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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3일차

이 날도 어김 없이 하루의 시작은 점심이었다. 다만 전날과는 달리 체크아웃 시간이 있어서 12시까지는 안 갔고 11시에 숙소를 나왔다. 가방을 카운터에 맡겨두고 이미 사라져버린 갓생녀 4명과 합류하기 전에 우린 아키하바라를 갔다. 당연히 메이드카페를 가기 위해서였다. 사실 먼저 가자했던건 변돌이였는데 막상 간다하니까 항마력 딸린다고 뺐다. 라니도 전날까지는 가보고 싶다고 하더니 도망가버렸다. 결국 나는 소울메이트 락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메이드 카페에서 이 사진을 찍는 거였다. 진짜 감이 다 살아있는 사진 아키하바라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건물 요도바시 아키바?가 뭔지는 안 들어가봐서 몰?루 역에서 내려서 주변을 보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아키하바라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매우 평범한 거리가 나온다. 덕후들의 성지로 유면한 아키바는 거리가 전부 애니 캐릭터로 도배돼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보면 평범한 인도만이 펼쳐져 있다. 평범하다고 생각하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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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대단한 건 아니고 방금 생각났는데 중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모르는 친구들도 그냥 대충 다 서로 말 걸고 그랬다. 급식 줄 설 때 뒤에 있는 친구가 말 걸어서 친해지고 그랬는데 어느 날 이유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건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거의 또라이에 가까운 4차원이었어서 지금도 이유가 추측이 안된다. 아무튼 모르는 사람한테 어깨동무를 척 하고는 물었다. "야 몇 반이야." 그러자 그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바짝 쫄아서 대답했다. "예! 2학년 5반입니다!" 사실 몇 반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저랬다. 그 순간 아 망했네, 싶었다. "그래? 5반... 음 알았어 잘가라." 하고 얘기했더니 그 선배가 또 대답했다. "넵!" 그리고 엄청 쫄아서 얼른 반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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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여름

나뭇잎 끝에 열두 번째 여름이 내려앉을 무렵, 우리는 함께 청록빛 그늘을 베고 누워 나뭇가지 새로 떨어지는 햇살의 개수를 헤곤 했어. 우린 싱그러운 과실의 감촉을 사랑했어. 바람이 이야기의 씨앗을 싣고 오면 그늘이 푸르던 나무는 붉은 열매를 맺었고, 너는 열매에서 즐거운 맛이 난다며 웃었지. 열매의 맛은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너의 미소가 새콤했어. 우린 진흙 냄새와 젖은 풀내음을 사랑했어. 구름이 땅에 입 맞추러 내려오는 날이면 장화를 신고 거리를 걸었지. 쏟아지는 비의 끝자락이 눈을 덮어도 상관 없었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붙잡은 네 손가락이 따뜻했으니. 우린 흰 구름이 떨어뜨린 무지개의 파편을 사랑했어. 우리가 소리높여 노래한 여름은 종종 무지개의 건너편에 닿곤 했었지. 태양은 지평선에 닿아 잘게 바스라졌고 대신 초여름달이 노을과 밤하늘의 경계에서 희미하게 빛났어. 나는 너를 사랑했어. 그리고 스물 두 번째 여름엔 너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아. 무지개가 뒤따르지 않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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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여름 변돌이 반응

본과 가서 안경 쓰면 머리 저렇게 된다고 그려줬는데 열두번째 여름을 읽은 변돌이가 아래 꺼를 그려줬다. 근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다. 이 정도면 팬픽으로 인정해줘야 하는거 아닐까. 정말이지 내 덕질을 이리도 열심히한다니, 쑥쓰러울 따름이다. 는 개뿔 '넴새'가 진짜 개킹받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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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본과 가는 게

얼마 전에 본과 가는 게 별로 싫지않고 와닿지 않는다고 했던 거 같은데 취소. 진짜 미친듯이 도망가고 싶다... 난 정말 공부가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 게임할 때나 영화 볼 때도 한 자리에 못 앉아있어서 넷플릭스를 15분 단위로 끊어보는 사람인데 아침9시부터 밤까지 앉아서 공부를 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나는 머리 쓰는 걸 정말 싫어하는 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군들 안그러겠냐마는 다른 사람에 비해 무의식 중에 머리를 최대한 덜 쓰고자 노력하는 느낌이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의미 없는 노력을 극단적으로 혐오했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노력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습관이 생겨버린 것 같다. 머리를 쓴다는 것은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머리가 좋다는 것은 뇌의 효율보다는 성능 한계치가 높다에 가까운 표현인 것 같다. 물론 효율 또한 증대될 수 있겠지만 그건 뇌의 성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고안해냄으로서 사고 과정을 축소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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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들어온지 1시간

사실 처음은 아니고 2번 와서 청소하고 이틀 전에 짐 옮기러와서 술 먹고 하룻밤 자고 가긴 했었다. 근데 그땐 정말 아무것도 없는 방에 바닥에 이불 깔고 잠만 자고 간 거라 자취방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 일단 아직 침대가 없어서 바닥에 카페트를 두 겹, 얇은 이불을 깔고 그 위에 눕는데, 생각보다 허리가 아파서 위층 사는 애한테 이불을 받아서 밑에 깔았다. 아직 의자도 없어서 일단 서서 돌아다니고 있다. 본가 내 방에서는 하루종일 침대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자취방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침대는 높아서 손만 닿으면 바로 누워버릴 수 있는데 이불이 바닥에 있으면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굽힌 뒤 숙여서 땅에 손을 대고 누워야한다. 정말 별 거 아닌데 이 사소한 차이때문에 안 눕게 된다.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청소를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안 먹게 된다. 위층 사는 애가 준 초코땅콩과자는 고민하다가 싱크대 앞에 서서 먹었다. 글로 써놓고 보니 조금 불쌍해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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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짓기

계속 생각해왔던 건데 나는 제목을 잘 못 짓는 것 같다. 제목을 짓는 능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제목을 짓는데에 조금의 노력도 들이지 않는다. 보통 글 쓰기 전에 떠오른 첫 마디를 제목에 적어두고 본문에 이어서 적다가 따로 생각나면 제목을 수정하고 아니면 그냥 올린다. 보통 이런 맥락이면 앞으로는 잘 지어야겠다와 같은 다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기록자도, 독자도 모두 나이기 때문에 제목을 보면 내용이 기억이 나서 괜찮다. 앞으로도 제목은 이런 느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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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으로 글을 작성하는 건

노트북으로 글을 작성하는 건 처음인데 좋고 나쁘고를 떠나 새로운 느낌이다. 핸드폰으로 쓰다보면 타자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보니 무의식적으로 말을 줄이거나 생략하게 되는데 노트북으로 타자를 치다보면 생각하는 속도와 비슷하게 글을 써내려갈 수 있으니 글을 더 많이 쓰게 된다. 기억을 최대한 밀도 높게 저장하고자하는 이 블로그의 취지에는 더 적합한 기록수단이라고 할 수 있으나 대신 글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핸드폰으로 작성할 때도 전혀 글을 다듬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바로 써내려갔기에 글의 질이 좋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트북으로 작성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골학을 하기 전에는 골학과 개강 사이에 주어진 5일 간 얕게 공부를 조금 해둘까 생각했었다. 공부의 효율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기간일수록 높아지고 공부를 해야하는 시기에 가까워질 수록 높아진다. 개강 전에 의학용어를 조금이라도 정리해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골학을 하면서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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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 여행

눈이 내리는 홋카이도의 설경과 노란 등불이 달빛과 뒤섞여 수면 위를 흐르고 수증기가 겨울공기를 덥히는 눈 덮인 노천온천 내가 그린 홋카이도는 이런 느낌이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꿈꾸던 여행장소는 아니었다. 조준형이 군대 가기 전에 눈 내리는 홋카이도를 언급했던, 그러니까 1년 정도 전이 첫 시작이었다. 사실 홋카이도보다는 스위스나 호주, 이탈리아 등이 가보고 싶었는데 홋카이도 여행 비행기를 예약하자마자 다음날 집안 문제가 생겨 12시간 만에 전부 취소했었다. 2022년 12월은 악재가 서너 개가 잇따라 덮치는 바람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고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게 되었다. 살면서 지금까지 본 아버지의 모습 중에서 가장 힘겨워보이셨고 이러한 시기에 내가 고작 예과가 막바지라는 이유로 여행을 다닐 수는 없었다. 그 동안은 와닿지 않았지만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부모님께 큰 힘이 되어드릴 수 있는 집안의 정신적 지주였다. 그렇게 두 달 정도를 거의 놀러나가지 않고 집에 있자 처음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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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여행

오타루역에서 삿포로역으로 오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또 열차가 연착되어 오지 않았고 옆에 있는 남자 분께 여쭤봤더니 열차가 15분 뒤에 온다고 알려주었다. 그 남자는 내게 한국인이냐고 물어봤고 맞다고 했더니 좋아하며 자기도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안다며 한국어로 말을 했다. 한국인이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다들 어떻게 안 건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더니 남자가 사실 한국인은 그냥 딱 외모만 봐도 한국인 느낌이 나지만 굳이 생각해보면 한국인의 일본어 억양은 조금 높고 또박또박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몇 살이냐고 물어보길래 일본 나이로는 19살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17살이라고 했다. 전혀 예상 못했는데 고등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유지 라는 이름이었고 유지 군과 삿포로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정도를 떠들면서 왔다. 누군가와 대화를 해보는 게 이틀 만에 처음이라서 나도 신이 났었다. 삿포로 역에 도착해서도 스스키노로 향하는 지하철 환승이나 길 등 이것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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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 여행

셋째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에이 투어 버스를 탔다. 사실 비에이 투어는 사진이 굉장히 아름답게 나오고 실제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앞선 두 곳처럼 이야기가 많지 않다.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버스로 이동 후 15분 내에 전부 돌아보고 사진을 찍은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과 재미를 느끼는 것은 방향성 면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스스키노에서 버스를 타고 첫 번째로 쉰 곳이다. 50명을 싣고 와서 편의점에서 10분을 줬으니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치열한 경쟁에 참여하기보다는 차라리 주위 풍경을 둘러보고 싶었다. 완전히 새하얀 눈밭에 새로운 발자국을 새기는 것은 상당한 쾌감을 동반한다. 다시 이동하는 동안 멍하니 창 밖만 계속 바라봤다. 창 밖은 항상 눈이 쌓여있어 아름다웠다. 적설량은 오타루보다 많았던 것 같다. 눈이 쌓인 나무가 예뻤다. 무슨 저수지라고 했는데 기억은 안 난다. 아무튼 아름다웠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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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사카를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티켓에 피카츄가 그려져 있어서 귀여웠다. 비행기를 탑승했다. 바로 뒷 자리에서 중국인들이 호탕하게 웃고 떠들었다. 뒷자리의 아버지가 안고 있는 아기가 의자를 발로 차고 내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노는데 뒤를 돌아보자 아버지 분은 그냥 하하하!하고 웃었다. 나는 그냥 재밌어서 놔두고 있었는데 승무원 분이 조용히 오셔서 다른 자리로 옮겨주셨다. 승무원 분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생각해보면서 나였어도 난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꽤나 현명한 대처였다. 몇 분은 재밌었지만 2시간 동안 그랬다면 어떨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싫어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만난 중국인은 다 이런 느낌이었다. 조금 더 근거가 쌓이게 되면 편견이 아닌 귀납추리로서 수용하는 것이 논리적일 것이다. 오사카에 도착한 후 사카이스지혼마치 역까지 어떻게 가는지 몰라서 직원 분께 여쭤봤다. 이번에도 직원분이 한국인이냐고 물어보시더니 한국어를 더듬더듬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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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 이별여행

너무 사랑했던 예과와 이별하기로 했다. 우리는 3일 뒤에 헤어지기로 이야기했고 마지막 여행을 함께 했다. 사실 나는 아직 많이 사랑하는데... 현실이 우릴 갈라놓으려 하지만 내겐 이겨낼 힘이 없었다.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나보다 젊고 어린 애들이 좋다고 했다. 딱 스무살에서 스물한 살 정도 되는 애들이 좋다고, 2년 이상 한 사람만 만나면 질린다고 차갑게 잘라말했다. 그녀에게 되돌아가는 것은 달콤하지만 나락으로 빠져드는 길이다. 나는 너무나도 아프지만 네게 되돌아갈 수 없었다. 이제는, 앞을 보고 나아가야할 때다. 사랑했던 예과는 소주 한 잔으로 털어냈다. 널 지우진 않겠다. 너를 영원히 간직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길 테고, 그것은 후회가 아니라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상대만을 바라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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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험 피드백

본과 첫 시험이 어제 끝났다. 사실 예과를 망나니처럼 놀아재끼다 갑자기 본과로 넘어오니 적응하는 데에만 시간을 꽤 많이 쏟아야 했다. 첫 주에는 하루에 평균 4시간 정도를 공부했고 7시간 정도를 잤다. 그리고 둘째주에는 하루 평균 6시간 정도를 공부했고 5시간반 정도를 잤다. 셋째주에는 정신없이 공부하고 제대로 잠을 못 자서 생각도 안 난다. 첫 주에 비교적 설렁설렁 했던 것은 생각보다 공부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4시간 정도만 해도 주어진 암기량은 다 외울 수 있었고 필기의 필요성도 못 느껴서 딱히 필기정리본도 만들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남아서 강의록에 첨부된 사진들의 범위 밖 신경이나 동맥까지 암기했다.그러나 점점 강의록의 양이 점점 늘면서 여유롭게 공부하기는 힘들어졌다. 2주차 쯤에 하루 정도를 공부 안 하고 논 날이 있었는데, 그 하루 안한 날때문에 페이스가 무너져 3주차까지 힘들었고, 결과적으로도 결국 수습이 안 된 것 같다. 쓸 말은 많으나 본과생활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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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야 vs 흑화 미도리야

독서실에서 깨작대면서 그려봤다. 솔직히 한 번이라도 따라 그려봐야 캐릭터 특징을 잡을 수 있을텐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그냥 마음대로 그렸다. 해부만 끝나면 흑화 미도리야 만화를 그려볼 예정 근육을 암기했다고 그림도 잘 그려지는 건 아닌 것 같다. biceps brachii에서부터 brachioradialis 위쪽까지 선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림은 공부를 좀 해봐야할 것 같다. 명암을 어떻게 넣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얘는 미도리야 느낌이 많이 나긴 하는데 몸선이 너무 더럽다. 암튼 최근 히로아카에서 젠틀에 꽂혀서 최애가 바뀌어버렸다. 젠틀 너무 멋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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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하고 싶다

임상 강의하시는 동안 필기펜과 형광펜으로 그린 귀공자 타르탈리아 진짜 원신하고 싶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하루종일 퀘도 미뤄두고 탐험하던 때가 그립다. 뭔가 어좁잼민이처럼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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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멋있는 단어

해부학 기말 하루 전날을 맞아 지금 보던 거에서 어감이 멋있는 것들을 추려봤다. 딱히 이유는 없다. 중요한 단어들도 아니지만 그 점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든다. mesencephalic aqueduct ventral amygdalofugal pathway indusium griseum diencephalon medulla oblongata fasciculus gracillis vallecular corpus callosum septum pellucidum cerebellomedullary cistern chiasmatic cistern cerebellar tentorium 소리내서 외울 때 묘한 쾌감이 느껴지는 좋은 단어들이다. 공간기억과 관련된 dentate gyrus 등을 통해 기억을 형성하는 hippocampus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는 나의 기억을 형성하는 hippocampus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는 나의 기억을 형성하는 hippocampus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는 나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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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계수를 낮추고 적분 구간을 늘렸다. 부디 이게 최댓값에 더 가깝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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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기본적으로 동경이랑 현 시점에서 자신에게 결핍된 요소를 지닌 대상이 아닌, 영구적으로 도달불가능한 위치에 선 대상에게 품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완결성에 대한 동경은 인간은 완전해질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범용적인 당위성을 지닌다. 인간의 완결성에 대한 재정의는 차치하고,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신보다 완전한 존재에 감화되려는 원시적 본능을 지닌다. 그리고 이는 현대사회에서 부모에 대한 존경이나 애인에 대한 사랑, 집단의 수장에 대한 경외감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그러나 동경이 동경의 대상과의 압도적인 능력차이를 전제한다해서 실제로 객관적 지표에 의한 능력 차이가 그러할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어린 아이들은 어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지만 그 당시엔 절대 되지 못할 것 같던 어른이 시간이 흐르면 쉽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경우에서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부터 품던 어른에 대한 동경은 사라진다. 피터팬 컴플렉스 등의 일반적이지 못한 경우도 어린 시절의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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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감상

의료인문학 수업으로 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왔다. 오늘 감상한 영화는 다음 소희 였다. 사실 흥행에 성공해 유명해진 영화는 아니었기도 했고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선택권 없이 보게 된 영화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인상적이었다. 우선 대중성을 위한 카타르시스적 요소는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관객의 즐거움보다는 현실고발에 주력하는 영화이며 처음부터 흥행성공을 노리고 제작된 영화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재미를 찾을 만한 대중적인 요소를 넣었으면 흥행에 비례하여 영화 제작 본연의 현실고발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대중성과 타협하여 메시지를 조금 왜곡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을 고발하기보다는 메시지의 온전을 위해 상업성과 타협하지 않은 제작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우선 뛰어난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중간중간 기억에 남는 장면 연출들이 있었는데 콜센터의 풍경이 교육청에서 그대로 재현됨으로써 업무장소에서 시작해 학교,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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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부분으로부터 전체를 추론하는 것과 결과로부터 개요를 추론하는 것은 결이 다르다. 발자국으로 그 개체의 크기, 형태, 생태, 나아가 식습관을 포함한 여러가지 요인을 알아낼 수는 있어도 발자국을 남기는 동안 그 개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나는 꾸준히 스스로의 사고를 분석하며 나에 대한 완전하고 궁극적인 자기파악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 불가능한 목표일지 모른다. 시험 이틀 전이라 너무 급하게 남겼다. 기회가 된다면 더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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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회에 소주 땡긴다... 진짜 너무 회가 먹고 싶어 그리고 피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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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아

날이 갈수록 와타시, 카나시 가오니 낫테루요... 하와와 잠자고 싶은 것이에요 근데 옷 안 갈아입은지 개오래됨 시험 끝나자마자 빨아야지 아니 근데 시험 개망한거같은데 4시간 남음 어카지 뭘 어떡해 업보지 근데 솔직히 이번 기의총이 진짜 너무 행복하긴 했어 강글리온이 강글강글강글강글~ 발생학이 발생발생발시발생~ 으아 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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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영어영어영어에머멍어명머

강의록 하나를 어제부터 12시간째 보고있다가 급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뛰쳐나왔다. 아이패드를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폭발적으로 일었다. 도저히 해석이 안돼서 굿노트 번역기능을 쓰고있었는데 렉먹었는지 번역도 안된다. 단어 하나하나 파파고를 돌리면서 12시간째 똑같은 강의록을 읽다가 다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에 새벽을 찢고 밖으로 나왔다. 이 정도의 짜증은 2023년도가 시작된 이래로 처음인 것 같다. 도대체 왜 의학을 영어로 배우는 걸까. 부정적인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내게서 이 정도의 분노를 이끌어내다니, 교수님과 이 엿같은 강의록과 경악스러운 스스로의 영어실력에 욕설이 잔뜩 섞인 기립박수를 선사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의 비이성적인 감정상태로는 제대로된 글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미뤄두겠다. 이번주 목금 수업이 골학부터 지금까지 수업 중에 제일 영어가 빼곡하게 들어찬 강의록이며 동시에 지금까지 수업을 통틀어 제일 힘든 강의록이다. 그러나 다른 동기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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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시험이라 낮잠을 짤막하게 자고 라스트 스퍼트를 올리려다가 지금 일어나버렸다. 사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니까 차치하고, 꿈을 꾸던 중간에 깨서 그런지 선명한 기억이 남아있다. 꿈의 내용과 별개로 떠오를 리 없는 아주 어릴 적의 사소한 것들이 갑자기 떠오른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 어느 도서관 행사를 통해 어린이 여행계획 짜기 프로그램으로 계곡을 갔을 때 같이 갔던 아이와 인솔자 선생님이 생각났다. 쌍커풀이 진하고 매우 이국적으로 생겼던 아이는 부모님과 베트남 여행을 갔다가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커서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활발하지만 여린 아이였고 그 당시 짖궂었던 나와 내 동생과 셋이 여행을 가기엔 힘들었을 텐데 놀림받으면서도 잘 놀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인솔자 선생님은 강바름 이라는 선생님이었다. 이름이 워낙 특이하셔서 기억난다. 그 당시의 내가 작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마어마하게 키가 큰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대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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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 감상평

"영화는 꿈이란다, 파벨만. 네게 꿈을 보여줄 거야." 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꾸었던 60년이 넘는 기나긴 꿈을 담은 영화였다. 영화 주인공의 성 fable man은 이야기꾼을 의미한다. 파벨만은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퍼뜨리는 이야기꾼인 동시에 관객들에게 스필버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었던 셈이다. 2시간 반 가량의 시간 동안 꽃 피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많은 생각의 씨앗을 얻었다. 작년까지 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매체를 즐기지 않았다. 문학의 수사적 장치에 비해 영상매체에 담긴 은유는 너무나도 직관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학의 포괄적인 영역에는 영화도 포함될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구분의 편의를 위해 일반적으로 문학의 영역으로 구분 지어지는 소설, 시, 희곡, 수필 등을 문학으로 정의하겠다.) 나는 텍스트 사이를 거닐다 갑작스레 문장 사이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뚝 떨어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전후 맥락과 불연속적인 문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딱 한 문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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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머리를 짓이기고 있다. 독감, 약 부작용, 시간 배분 등등 사실 어렵고 힘든 점을 나열하려면 꽤나 긴 글을 적어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험은 특히나 힘겹다거나 내일이 시험인데 한번도 안 읽어본 강의록이 쌓여있다는 등의 기나긴 글을. 그러나 일축하면, 그런 진부하고 지루한 문장들은 임태수와 거리가 멀다. 살아오면서 많든 적든 언제나 내 어깨는 보이는 것 이상의 하중이 짓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단 한 번도 그 무게에 꺾여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정신만 차린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마지막에 원하는 것은 내 손아귀에 거머쥐어 왔다. 나는 언제나 그런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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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군대 동기 이야기

드디어 친구가 전역했다. 친구의 전역을 기리는 의미에서 들었던 군대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걸 가져왔다. 진짜 이게 되네.. 솔직히 전역 기념하려고 쓴 글은 아니고 옛날에 썰 듣자마자 웃겨서 적다가 임시저장해뒀던 게 문득 떠올라서 마저 적기 시작했다. 사실 내 블로그는 나 또는 내 주위의 일들에 대한 내 생각을 적는 곳인데, 이건 듣자마자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알겠지만 군입대 전 신체검사를 받을 때, 정신검사 항목에는 웃긴 항목들이 꽤 여럿 있다. 잘은 기억 안 나지만 "나는 도마뱀의 종류를 100가지 이상 알고있다"라거나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서 기분이 좋다"라거나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서 너무 무섭다"라는 항목들이 있었다. 나도 신검을 2년 전에 받아서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얼추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친구 훈련소 동기 중에 누가 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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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사랑

얕은 네 숨결이 어깨를 간질인다. 귀를 귀울여야 겨우 들릴 법한 얕은 숨결에는 향긋한 포도주 향이 미약하게 섞여있다.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는 밖에서 타닥타닥 타고 있다. 참으로 따스한 새벽이다. 네가 깨지 않게 조심하며 주섬주섬 이불을 나왔다. 너와 웃으며 들이켰던 와인을 꺼내 혼자 조용히 목을 축였다. 쓴 맛이 느껴질 법도 한데, 당도가 너무 높아서 혀가 아리다. 단 걸 좋아하는 내겐 딱 좋은 수준이다. 와인향이 조금 무뎌질 때 쯤 뒤척이는 너의 이불을 끌어올려주었다. 세균맨인지 메타몽인지 비몽사몽 잠꼬대를 늘어놓던 너는 양치하고 싶다고 중얼거리더니 먼저 잠들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곤히 잠들었다. 제정신이 아닐 때조차 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가득인 사람. 정말 한없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금새 잠들어버린 네 머리칼에 손을 대어본다. 삐끗하면 깨지는 얇은 유리공예품을 다루듯,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잠결에 네가 웃는다. 정말 한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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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연극

단 한 번도 눈에 담아본 적 없는 은하수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있다 꿈처럼 일렁이는 별구름, 유유히 흘러 회전하는 막대나선형의 별가루는 눈을 감아도 선명히 그려진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약 6000k 그리고 우리은하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의 별 그 수많은 별먼지 가운데 하나라도 손이 닿는다면 나의 세상에 더 이상 별이 비치지 않을 것이 자명했다 그럼에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겹겹이 품고 수없이 먼 곳에서 흩날려온 별의 씨앗조차 이 푸른 별을 딛고 바라보기엔 그저 실낱같은 먼지일 뿐 가까스로 여기까지 날려온 흐릿한 별빛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어 보았다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다 손을 털어내기엔 자그마한 불빛이 조금 아름답다 그럼에도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은 언제나 그랬듯 황홀한 무대장치로 넋을 앗아간다 Close Up 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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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을 하지 않는 이유

언젠가 누가 내게 물었다. 너는 그닥 공중도덕을 잘 지킬 것 같은 사람은 아닌데 무단횡단을 안하는 이유가 뭐냐고.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정하자면 나는 무단횡단을 안 할 뿐 아니라 그 외의 모든 공중도덕을 준수하는 편이다. 물론 그 이유가 그저 그게 도덕적이기 때문은 아니지만 말이다. 나는 반대로 묻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도덕규범을 가르칠 때 그에 대해 진지하게 의구심을 품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무 생각없이 그것이 그저 "도덕적이기" 때문에 따른다면 그 사람은 전체주의나 신분제, 공산주의 등의 사회제도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 그 지역의 일반인들 또한 지금의 일반 사람들과 똑같이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임산부석을 한번 살펴보자. 임산부석은 지하철 한 칸에 2개씩 설치되어 있으며 10량 열차 기준 한 열차에 20개의 좌석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임산부석에 임산부가 앉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임산부석에 가임기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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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좀 이상하다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라 진지하게 ADHD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 설마 이 나이에 뇌질환은 아니겠고... 요즘 들어 좀 정도가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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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상담 권유를 받았던 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부모님께서 학교로 불려가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해야했던 적이 있었다. 담임선생님은 조심스레 아이가 정신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병원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크레파스로 그림 그리는 시간에 아이가 너무 기괴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그 당시에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은 다 비슷비슷했다. 여자아이들은 눈에 별이 들어간 공주가 핑크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림, 남자아이들은 공룡이나 자동차, 그리고 그 외에는 대체로 가족들과 웃고 있는 그림이 전부였다. 그 가운데에 걸려있는 내 그림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담임선생님께서는 내 그림을 가져다가 부모님께 설명해주셨다. 하늘은 검은 크레파스로 덕지덕지 칠해져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검은 태양이 죽어 있었으며 밑에는 죽은 나무들이 깔려있고 돈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서 사람들이 웃고 있는 그림인데, 무슨 생각으로 그린 건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핑크공주와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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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물질이 아닌 현상

어릴 때부터 궁금해했던 것들 중 하나가 원자로 이루어지지 않는 물질도 있는가였다. 중학교 때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뤄진다고 배우긴 했으나 직관적으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공기와 같은 것들도 알갱이들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 내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은 열이 가해진 물질이 연소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어린 내가 생각하기에 열이 가해졌지만 불꽃이 일지 않은 물질과 열을 가해 불꽃이 일어난 물질을 비교했을 때 그 곳에는 명백히 불꽃이라고 불리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 무지개도 마찬가지였다. 햇빛이 물방울에 난반사되어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햇빛이 비추어졌지만 무지개로는 보이지 않는 물방울들과 무지개로 보이는 물방울들을 비교했을 때, 후자의 경우 무지개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햇빛 그 자체도 내겐 하나의 물질처럼 느껴졌다. 직진하는 햇빛의 경로가 보이면 내겐 그게 물질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 당시 내가 떠올리며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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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

내게 있어서 집중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어릴 때부터 나는 흥미가 없는 곳에는 전혀 관심을 쏟지 않았다. 내게 있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동기는 딱 2가지, 필요성과 흥미이다. 필요는 없지만 흥미 있는 일이라면 의욕이 넘치지만 그 의욕의 기복에 따라 결과물의 질은 달라진다.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고 사두용미가 될 수 도 있으며 인두인미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제로 흥미만으로 시작했다가 질려서 중간에 그만둔 결과물들은 수도 없이 많으며 오늘 폭발적으로 업로드하는 많은 수의 게시글들도 쓰다만 임시저장글들을 날 잡아 완성시키는 것이다. 내 메모장에는 흥미가 생겨 언젠가 시작하겠다고 적어놓은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잃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이 블로그이다. 그러므로 애정만으로 시작한 일의 결과물은 완성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모든 결과물들을 사랑하며 각각의 모든 결과물들을 내 능력이 닿는 한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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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깨워주는 느낌

잠이 매우 부족할 시기에는 가끔 중요할 때 누군가가 가볍게 툭툭 쳐서 깨워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분명 어깨나 허벅지에 옷감 너머의 촉감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런 식으로 깨면 깨자마자 정신이 매우 맑아지곤 한다. 초자연적인 존재를 믿는 사람이었다면 분명 조상신이나 수호령과 같은 것을 떠올렸을 법하다. 내 생각엔 만성적 수면부족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와중에 반수면 상태에 빠진 몸 상태를 의식이 인지하고 동시에 깨야하는 중요한 때임을 인지하여 자발적으로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던 이야기도 있었다. 고3 때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 아파트 독서실에는 그 넓은 곳에 언제나 나 혼자 있었는데, 수능 직전에는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나 혼자 그곳을 지켰다. 한번은 꾸벅꾸벅 조는데 고개가 뒤로 넘어가 계속 뒤로 확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다시 확 넘어갔다가 돌아오고를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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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급행 상관 없이 먼저 오는 열차를 타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

다른 호선은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9호선은 급행열차가 일반 열차를 따라잡으면 일반열차는 정차하여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고 뒤따라 출발한다. 일반열차와 급행열차가 기다리고 있는 역에 도착하는 시간대가 비슷하면 당연히 급행열차가 먼저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열차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차를 두고 급행열차보다 먼저 승강장에 도착한다면 급행열차보다 먼저 도착지에 도착한다. 따라서 일반열차가 왔을 때 이 열차가 내가 가려는 목적지에 급행보다 먼저 도착하는지는 안내방송을 들어야 알 수 있다. 즉, 급행열차가 무조건적으로 더 빠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일반열차가 도착하면 급행열차를 탑승하려는 사람들은 탑승하지 않고 다음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고속터미널과 같은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지하철역에 일반열차가 도착하면 길게 서 있던 줄에서 몇 명만이 빠져나와 탑승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열차가 먼저 오든 급행열차가 먼저 오든 무조건 먼저 오는 열차를 타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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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건조증

"네, 현재 시력 검사를 해 본 결과 양안 모두 1.0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지금 시술하신 지 한 달 되신 거죠?" 의사가 아무 데나 던진 사무적인 어조의 말은 벽에 몇 번인가 튕기고는 조희에게 다다랐다. 타닥타닥,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이 방을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이 의사가 아직 대답도 하지 않은 그녀에 관해 무엇을 알아서 그 모니터 속에 글자를 잔뜩 적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 한 달 지났네요." "뭐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가요? 눈이 건조하실 때는 인공 눈물을 수시로 넣으시고, 그 외에 불편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인공눈물이라는 단어를 듣자 조희는 의사에게 물어보려 준비해 왔던 질문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에게 이 진료실은 침묵의 공장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나가면 의사는 같은 말을 찍어내듯 반복할 것이고 질문이 없다고 답한 손님은 상품으로 포장되어 즉각 방 밖으로 나가게 될 테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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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발췌

(최대한 본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고자 노력하였으나 수월한 발췌를 위해 문장배치를 바꾼 부분이 존재함.) 15p 어떠한 결단이 올바른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것을 이전의 삶과 비교할 수도 없거니와 이후의 삶에서 교정할 수도 없다. 삶을 위한 최초의 시연이 이미 삶 자체라면 삶은 어떤 가치가 있을 수 있는가? 18p 은유의 놀이를 해서는 안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 탄생될 수 있다. 23p 사랑은 성교 행위의 욕구로 표명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수면의 욕구로 표명된다. 30p 동정이라는 말은 불신을 야기한다. 그것은 사랑과는 그다지 많은 관련이 없는 부차적으로 느껴지는 부차적인 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compassio라는 "함께 하는 감정"이라는 어원은 감정적 표상력의 극치를 표현한다. 즉 감정 체계의 가장 높은 위치를 부여한다. 46p 베토벤의 주인공은 형이상학적 중량을 들어올리는 역도선수이다. 64p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 예측할 수 있는 것,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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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의대 입학을 인생 최대 업적으로 두고 끝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다. 나는 의사라는 타이틀에 정체성을 잡아먹히지 않고 직업과는 비교도 안되는 많은 업적을 쌓고 싶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내 창작물 중 21세기의 걸작을 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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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한다. 사랑이란게 이런 감정일 줄 몰랐으며 사랑이 처음이되 이것이 사랑임을 인지하더라 사랑이되 사랑임을 의심하며 결국 사랑임을 인지하며 사랑한다, __, 사랑해. 진심으로 사랑하여 모든 것을 바쳐 내 생에 첫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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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나는 보통 정을 주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라 상당히 들쭉날쭉하게 제멋대로 정을 주는 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특정 사람들에게 꽂히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 특정 사람들은 성별도 나이도 성격도 모두 다르며 심지어 말조차 몇 번 섞어보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왜 그리 강하게 집착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하고 천편일률적인 보편성에 저항하며 남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지만 사회성은 있는, 예술가 기질이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예민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그럴수있지"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잘 맞는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등 자신만의 세계를 담은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에게 끌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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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는 글

오늘 홍대 책방에서 에세이를 읽었는데 임태수 색깔이 너무 강해서 내가 쓴 글인지 긴가민가할 정도의 책을 발견했다. 책방을 가본 것도 처음이고 문학이나 시집은 봤어도 에세이를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기에 놀랐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 나도 20대가 가기 전에 얇은 책을 내볼까하다가 몇 가지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내 글은 대부분의 경우 독자를 전제하지 않는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미래의 나를 독자로서 전제하여 글을 쓴다. 따라서 기억에 의한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으며 내 사상에 관련된 내용은 다소 생략하더라도 글을 읽는데에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수의 독자를 전제하고 글을 쓰게 되면 그 내용에도 최소한의 검열이 필요하며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제외하는 편집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하다못해 내용을 유지하더라도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하면 문장 구조에 변화가 생기며 문단을 자주 나누게 되는데, 그러한 구조 변화조차도 내 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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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완성도를 저해하는 원인

기록해두고 싶은 것이 있어 글을 쓸 때 보통 생각의 80퍼센트 정도를 글로 저장해둘 수 있는 것 같다. 발상이란 문자화되어 머릿속에 타자로 쳐지는 것이 아니기에 촉각도, 시각도, 실제 감각인지조차 모르겠는 어떤 생각의 "느낌"이 머릿속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면 그것을 최대한 문자로 변환해 이곳에 저장해두는 것에 가까운 듯 하다. 그 느낌은 참으로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기에 느낌을 내가 인지하는 순간부터 빠르게 문자화되어 머릿속에 배열되며 정리되지만 가장자리는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가장자리가 흐릿하게 느낌으로서 남아있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은 문자로 정리해서 기록해두기가 조금 번거롭다. 마땅한 표현을 떠올리는데에 시간을 소모한다면 분명 찾아낼 수 있겠지만 그 정도까지 시간을 쏟기에 저장 작업은 양이 너무 많아 귀찮다. 그 귀찮음이 바로 내 글의 완성도를 가장 저해하는 원인이다. 생각을 문자로 변환하는 작업도 귀찮지만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귀찮은 것이 가장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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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사랑시라는 것은 본래 짙은 바다의 가장 밑바닥 그 가장 뜨거운 격동을 읊는 것임을 들숨에 연이은 들숨처럼 한 줄기 흘러내리는 따뜻한 맥으로 하얀 입술에 머금다 해수면을 머금고 깨진 달의 조각이 폐를 찔러대면 누군가가 칠해놓은 일출 속에 숨죽여 뱉다 호흡을 부정하며 단지 그 이질적인 곧음만을 한껏 들이켜 얼룩진 밤은 숨이 부족하다 검은 물을 게워내어 짙은 바다의 가장 밑바닥 깨끗한 밤으로 가라앉다 날숨은 버리고 밤과 바다가 파도에 섞여드는 표면에서 숨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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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사회성의 증가 속도가 매우 더뎠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학습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기에 내게 있어서 사회성은 내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함이지 단 한 번도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나는 사회성의 개발 과정에서 나의 개성이 깎이고 잘려나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당연히 사회성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필연적으로 개성의 부분적 제거를 동반한다. 스무 살 쯔음 언젠가 조준형이 사회성을 길러야한다는 내 말에 어른이 되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감을 어느 정도 죽이고 감정을 죽일 줄 알아야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고 했었다. 그는 어른이 되는 것은 분명 언젠가 일어날 일이니 아직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 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지금의 내 목표는 내 인생에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만 보장된 사회성과 그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확보된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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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탐구하는 동기

스스로를 탐구하는 동기가 반성과 배움을 위한 노력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모르는 스스로의 부분들이 두려운 것이냐는 질문 또한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왜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분석해왔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는데 앞선 두 질문은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를 탐구하는 가장 큰 동기는 호기심이다. 언젠가 기록해둔 적이 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스로를 탐구하는 과정은 물리학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거의 알지 못한다. 화가 치밀어오르면 분노를 인지하고 그 분노의 원인을 기억으로부터 꺼내어 예상되는 원인을 찾아내곤 한다. 즉, 일어난 사건으로부터 화를 내야겠다는 사고를 거쳐 분노를 자발적으로 유발시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 관찰, 후 분석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 양상의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잘못 파악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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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는 요소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보면 보통 고요한 호수의 풍경이나 시원한 바다의 풍경, 또는 화사한 시냇물의 풍경 등을 떠올리곤 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면 우리는 이 풍경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하고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으며 풍경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순간 아름다움을 직관적으로 느낀다. 그렇다면 그 기준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보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물이 포함된 경치인 경우가 많았다. 물이 있는 장소는 아름답게 느껴지며 이는 도심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대체로 아름다워보이기 마련이다. 물의 존재에서 아름다움을 본능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보았다. 아주 긴 세월 진화의 과정 속에서 물을 필요로 해왔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을 가까이하려는 습성을 지니게 되고 그게 미의식의 형태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마찬가지의 경우로 야경의 불빛 등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빛이나 불과 연관된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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