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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전진일 뿐이었다

 그저 전진일 뿐이었다

고통의 수용량이 초과되면 자기방어기제로서 의식을 다른 데에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 순간을 모면한다는 것이 과연 스스로에게 있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대게 짧은 순간의 쾌락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의 반동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다시 보지 않을 이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머릿속에 그를 품는 것은 과연 필요한 일일까.

상처를 주는 수단은 마음이다. 마음은 너무나도 위험한 것이기에 닿는 즉시 상당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그러한 위험한 것을 함부로 뱉어 휘둘렀으니 스스로도 무사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자명하지 않았다.

몰랐다. 누군가의 진심의 깊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알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다행이다.

이딴 가볍고 알량한 생각으로 누군가의 고운 마음을 으깨놓을 뻔했다. 나에게도, 그리고 나를 빨리 피해갈 수 있었던 이에게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이상 미안한 마음을 품는 건 자신의 마음에 최선을 다한 이에게 실례일 뿐이리라. 전진은...

# 주간일기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