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필로우 캠핑장 d4 (전기릴선은 3미터 이상으로)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처님 오신날 연휴에 연천 필로우 캠핑장을 다녀왔다. 캠핑이 비수기인데 이날은 자리가 없어 연천까지 가게 되었고 누나와 매형이 예약과 준비를 도와주었다. 들어가자마자 개수대와 화장실이 신식으로 느껴졌고 냉장고가 있어 좋았다. 개별 샤워장이 아니어서 아이들의 사랑방처럼 쓰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누나 오빠들에게 밟히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이제 아이가 커서 그런 걱정은 많이 옅어졌다. 며칠 전 아이의 무릎이 까지는 바람에 감염 이슈가 있을까봐 수영장은 가지 못한 아쉬움도 남았다.<br><br>우리 텐트는 D4 쪽 중간 자리였고 전기 릴선이 2m라 짧아 누나의 릴선과 바꿔 쓰는 일도 있었다. 어떤 텐트를 가져갈지 고민했는데 저녁에는 기온이 14도, 낮에는 26도까지 올라 여러 생각이 들었다. 오캠의 랜드락이 좋긴 하지만 앞쪽을 업라이트폴로 그늘을 만들고 낮에는 뒤쪽도 올려 개방했더니 살짝 더웠다. 그래도 그늘이 없는 캠핑장이라면 26도가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벌레가 조금 날아들었지만 하루살이류는 랜드락 방충망이 잘 막아주었다.<br><br>누나네 가족과 함께했고 나는 아이를 외동으로 키우며 그동안의 관계와 가족의 리소스 배분에 대해 생각했다. 어릴 때 누나가 그 리소스를 많이 가져갔고 나는 그로 인해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현재까지 관계가 유지되는 건 누나가 내 마음을 잘 헤아려 준 덕분인 것 같다. 우리 집은 아이 하나와 고양이 하나, 즉 딸 하나와 아들 하나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D 사이트는 개수대가 다소 멀어 언덕을 올라가야 하지만 자리를 잡은 것 자체가 다행이었다. 파쇄석 뒤의 시멘트 바닥은 새벽 이동 소음이 적고 좋았다. 다만 저 멀리 펜션 소음이나 옆 텐트의 소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br><br>음식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 것을 야무지게 해먹었고 보쌈, 오징어 무침, 냉우동, 낙지볶음, 빵과 계란, 숯불야키토리 등으로 2일 연속 캠프파이어를 즐겼다. 불멍은 정말 좋았는데 타들어 가는 불꽃을 바라보면 마음의 찌꺼기도 함께 태워지는 느낌이었다. 매주 불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여유로웠다. A 존은 화장실이 가까워 편했고 B, C는 적당했고 D는 풍경이 좋았다. 처음에는 연천까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2시간 정도로 생각보다 가까웠고 생각보다 좋았다. 나오고 나니 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