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레 칸사넨 개인전, 뉴먼(Numen) - 닻미술관 프레임
나는 올해 첫 번째 프레임 전시로 <NUMEN 뉴먼>을 선보인다. NUMEN은 대상이나 장소에 존재하는 정신성을 가리키는 말로, 이 전시의 제목이자 내 대지예술 시리즈의 핵심이다. 현대사회의 빠른 흐름에 의문을 품고, 자연과 인간의 변치 않는 근원을 추적하는 것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다. 작업 배경으로 사막을 택하는 이유는 이 공간을 태고적부터 이어져온 물리적·정신적 근원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인류세 이전의 시공간으로 사막을 두고, 자연 현상을 극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설치를 통해 인류가 품었던 본래적 경외를 소환하고자 한다. 나는 수천 년 전부터 반복 사용해 온 거석의 기념비적 형태에 주목하고, 돌과 나무, 밧줄 같은 소재를 통해 그 기념비적 형식을 재생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낮과 밤 사이에 일어나는 자연 현상의 절대적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최종적으로 사진으로 남긴다. 사진은 대상과 장소에서 발생한 실제적 자연 현상을 수용하는 증거이자, 동시에 내가 드러내려는 정신성을 드러내는 명확한 근거로 작용한다. 그래서 사진은 다른 매체로 대체될 수 없는 작품의 핵심 도구이자 나의 일부이다. <NUMEN 뉴먼>을 통해 나는 오류와 피상이 난무하는 현시대를 넘어, 간단하고 반복적이지만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자연의 힘과 마주한다. 그것은 과학과 비과학을 넘어선 경외에 이르는 순간이며, 놓쳐버린 자연과 인류의 근원이 다시 연결되는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