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mg의 등록된 링크

키자드에 등록된 총 175개의 포스트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Naver Blog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세트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4.30. 리뷰보기 한동안 읽겠다고 벼르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이제야 읽었다. 읽어보고 싶단 생각은 정말 한참 전부터 했었는데, 그 어마어마한 유명세나 분량, 또 '러시아 문학'이라는 것에서 느껴지는 압박감들이 나를 가로막았다. 읽기 직전에도 '엄청 오래 애쓰면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라 생각하며 독서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시작만 하고 나니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렸다!1 이유야 간단하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무지막지하게 재밌었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일반적인 독서감상문이라면 이 감상문의 독자들을 '책을 안 읽어본 사람들'이라 가정하고 전반적인 줄거리를 한번 요약하는 차례를 갖는다. 그러나 이 책에 한해서는 이 차례가 완전히 무익하며 해로운 것이라 생각되어 생략할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예비독자들에게는 그 어떤 스포일러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완벽한 책이다.

Naver Blog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을 다시 읽고.

학문의 즐거움 작가 히로나카 헤이스케 출판 김영사 발매 2008.07.28. 리뷰보기 2년 3개월 만에 다시 읽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이다. 내가 이 블로그, 이 독서생활을 시작했던 계기가 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참 애착이 많이 간다. 이미 두어 번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연등시간 1시간 반 정도만에 다 읽어내렸다. 먼젓번 글(https://blog.naver.com/chermg/220959714903) 이야기인데, 이 글은 이 책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닫고 썼던 글이다. 그래서 사실 이 책에 관해 추가로 쓸 내용은 많지 않다. 그저, 2년 전의 나보다 조금 더 성장한 지금의 내가 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하는지가 궁금해서 읽었을 뿐이다. 이 감상문도 그러니 좀 간결하게 써보도록 하겠다. 이제 와서 다시 읽어보니, [학문의 즐거움]은 수학이란 학문의 방법론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었다. 적당히 못 알아들을 수준은 아닌데, 솔직히

Naver Blog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고.

카탈로니아 찬가 작가 조지 오웰 출판 민음사 발매 2014.08.25. 리뷰보기 조지오웰, 고등학생때 재밌게 읽던 작가다. [1984], [동물농장]을 읽고서 조지 오웰이란 작가를 주제로 학교 독서 관련 행사를 나가 상을 받은 기억도 남아있다. 그런데 그때도 조사를 하다가 좀 이색적인 내용이 있었다.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자'라는 것이었다. [동물농장]이나 [1984]란 작품만 보면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는 정체성이다. 오히려 저 두 작품만 읽었던 나에게는 반소문학의 대표주자, 심지어는 자본주의의 앞잡이? 그런 느낌마저도 받았다. 이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고 나서야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에 인민전선 의용군으로 참전하였던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르포르타주'다. 이 스페인 내전이라는 사건을 알기는 안다만, 이게 대체 어떤 성격을 띤 전쟁이었는가 하는 것은 솔직히 잘 몰랐다. 관련 자료들을 스

Naver Blog

로이스 타이슨의 [비평이론의 모든 것]을 읽고.

비평 이론의 모든 것 작가 로이스 타이슨 출판 앨피 발매 2012.04.16. 리뷰보기 이번에 읽은 책은 [비평이론의 모든 것]이다. 그간 정말 끝내주는 문학작품들을 읽고 나서도 '인상 깊었다', '재미있었다' 수준의 감상 밖에 말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쉬워 읽게 된 책이다. 938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군대의 집중력 버프 덕분에 일주일 만에 읽어낼 수 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책 읽기엔 참 좋은 환경이다. [비평이론의 모든 것]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이다만, 솔직히 말해 입문 수준의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영어 원제는 그냥 [Critical Theory Today]이니 번역하며 정말 엄청난 과대포장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썩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는데, 주된 이유는 이 책에서 예시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대체로 내가 읽어보지 않은 미국 소설들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위대한 개츠비]를 최근에 읽어본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되었

Naver Blog

J.E.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고.

분노의 포도 작가 존 스타인벡 출판 홍신문화사 발매 2012.02.01. 리뷰보기 '사회주의 리얼리즘', 말로는 자주 들은 것 같은데 읽어보긴 처음이다. 자본주의와 현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민중의 고통스런 삶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약이다! 물론 이 약엔 '새로운 사회 건설의 가능성'을 약간 첨가되어야겠고! 대강 이런 느낌의 사조다. 이 사조에 속하는 소설, [분노의 포도]는 대공황으로 무너진 1930년대의 미국 농촌 사회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 특성상...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파지는 글이었다. [분노의 포도]의 명성이야 익히 들었으니 어떤 느낌의 책인지 대충 알고 있었고, 그래서 조드 가족이 고향을 떠나 여러 고난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땅'이라 생각하는 캘리포니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곳에도 절망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 것을 알고 있었으니... 정말 읽어나갈 수록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글이었다. 다만 예상과는 달랐던 점 하나는,

Naver Blog

[노르웨이의 숲]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읽고.

[비평이론의 모든것]과 [분노의 포도]를 내리 읽다보니 머리가 지쳐버렸다. 독서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가벼운 책도 섞어줬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집어든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중 가장 좋은 평을 받는 것들이 [노르웨이의 숲]이랑 [상실의 시대]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번역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제목만 달라진 똑같은 책들이더라는.) 노르웨이의 숲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민음사 발매 2017.08.07. 리뷰보기 음, 무슨 말을 써야할지 잘 모르겠는 책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잘 모르겠으며, 왜 이 책이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르는 베스트셀러가 됐는지도 모르겠고, 왜 이 책이 내 마음에 꽂혔는지까지도 잘 모르겠다. 비슷한 느낌의 일본 소설을 참 여럿 접한 것 같다. "우울했다, 섹스했다, 우울했다." 다 간략하게(그리고 폭력적으로) 요약하면 이런 구조를 가지는 이야기들이다. 많이 읽은

Naver Blog

[다시 쓰는 전쟁론], [손자병법] 등 4권을 읽고.

총 4권 읽어왔다. [우리 시대의 영웅],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 [다시 쓰는 전쟁론], [손자병법]. 이렇게 여러 책들의 감상문을 한꺼번에 모아 적는 이유는... 그다지 이 책들에서 큰 감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첫 세 권에 대한 감상문은 그냥 '불평글'이 될 예정이니, 남의 투정을 지켜보는 취미가 없다면 편안하게 지금 바로 '뒤로가기'를 누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다. 우리 시대의 영웅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0.05.17. 리뷰보기 첫 번째,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이다. 제목이 기억에 남는 책이라 읽어봤는데, 역시 책은 이런 식으로 고르면 안 된다. 음악이 그렇듯 소설도 당대에 유행하는 사조라는 것이 있다. 사조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읽히는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도 그런 부류다. 낭만주의 사조 속에 있으면서도 낭만주의적 영웅을 환멸적으로 묘사하는 소설... 간단히 말해 안티낭만주의의 낭만주의 소설이다. 당

Naver Blog

세상은 공평한가?

7월 22-23일, 이틀에 걸쳐 부대에서 '인성교육'을 받았다. 뭐 잘못을 저질러서 듣는 그런 종류의 것은 아니고, 그냥 정기적으로 하는 자살방지교육 비슷한 거다. 하지만 정말 끔찍할 정도로 마음에 안 드는 교육이었고, 이것저것 생각할 기회도 된지라 이렇게 글을 적어본다. 강사는 마흔 후반쯤 되어보이는 남성분이었다. 사법고시에 37살에 합격하고 신림동에서 강사를 하다가, 용인의 어떤 대학에서 잠깐 교수도 하다 이제는 그만두고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정말 끔찍한 강연이었다. 대학에서 하는 강연이라면 그냥 문 열고 나가버리면 끝이겠지만 군대에선 그럴 수도 없어 정말 괴로웠다. 강연 내내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강의 중 나왔던 가장 충격적인 발언은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나는 정말 아주 힘든 인생을 살았어요. 아마 여기 있는 여러분들 어느 누구보다 더 힘든 인생을요. 왜 그런 줄 알아요? 여러분 요즘 취업난이다 취업난이다 하죠? 그런데 저는 언제 취업을

Naver Blog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과 [낙원의 샘]을 읽고.

그간 SF 소설을 좀 뒤적거리다보니 이제 대충 유명 작가들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필립 딕은 글은 못 쓰지만 발상이 미친 마약쟁이, 아이작 아시모프는 장편은 지루하지만 말도 안 되게 훌륭한 단편을 쓰는 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뭘 써도 성공했을 세련된 글재주꾼! 하지만 '아서 클라크'가 아직이었다. 'Big Three' 중 하나라는 SF의 그랜드마스터임에도 불구하고 단편 몇 개를 제외하면 읽어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유년기의 끝]과 [낙원의 샘], 이렇게 두 권을 빌려왔다! 유년기의 끝 작가 아서 C. 클라크 출판 시공사 발매 2002.09.09. 리뷰보기 고전 SF 소설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는, 이 옛날 작품이 현대의 작품에 끼친 영향을 찾아보는 것이다. [유년기의 끝]은 그런 면에선 정말 따라올 소설이 없을 엄청난 작품이다! [스타크래프트], [신세기 에반게리온], [인디펜덴스 데이], [V], [플래닛 위드]... 내가 접해본 것들 중에서만도 이렇게나 많은

Naver Blog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고.

리바이어던 작가 김용환 출판 살림 발매 2005.02.12. 리뷰보기 (이 책은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의 완전판이 아님을 미리 밝혀놓는다. 책의 전반부는 홉스 전공자 김용환 교수의 [리바이어던] 해설로 이뤄져 있고, 후반부는 [리바이어던] 본편의 핵심 발췌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 생각에, 이 책은 이렇게 읽어도 충분할 것 같다.) [리바이어던], 이름 하나는 정말 유명한 책이다. 권장도서 목록에서 빠진 걸 본 적이 없으며, 다른 책 중간중간에 언급되는 일도 부지기수! 그래서 언젠간 읽어야지~ 하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읽어봤다. 하지만... 솔직히 썩 감흥은 없더라. 읽은 게 아까워 요약과 감상 정도는 남겨두겠다. 다른 사람에겐 썩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책이다. [리바이어던]과 홉스의 이름은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사회계약론'은 들어봤으리라고 생각한다. 사회계약론을 근대 철학의 장으로 처음으로 끌고 나온 책이 바로 이 [리바이어던]이다. 그러니 일단 홉스의 사회계약론부터 간

Naver Blog

로버트 서비스의 [코뮤니스트]를 읽고.

코뮤니스트 작가 로버트 서비스 출판 교양인 발매 2012.07.14. 리뷰보기 2년 전에 읽으려 했던 책을 이제야 읽었다. 로버트 서비스(Robert Service)의 [코뮤니스트]다. 전세계의 공산주의 혁명사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분량도 방대하고 쉽게 읽히지도 않는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썩 좋은 책도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한번쯤 읽어보는 것 정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별점은 5점 만점에 2점. 이제부터 이 평가의 이유를 설명하겠다. 로버트 서비스는 대놓고 자본주의 진영에 서있는 영국 옥스퍼드대 역사학 교수다. 이 책도 그래서 중립적으로 공산주의 혁명들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당연히 역사가가 절대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아니며, 또 그럴 수도 없겠지만, 이 책은 좀 많이 심하다. 공산주의 국가들과 지도자들을 아주 적대적으로 서술하고, 중간중간에 (역사책에 굳이 있어야 할지도 의심되는) 의미없는 비꼼들을 가득 채워놓았는데, 말로는 다 표현을

Naver Blog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읽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작가 막스 베버 출판 현대지성 발매 2018.06.01. 리뷰보기 사회학의 고전,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읽었다. 원래는 김덕영의 [막스 베버 - 통합과학적 인식의 패러다임을 찾아서]의 감상문까지 묶어 올리려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게 나올 것 같아 이 책에 대해서만 따로 쓰고 있다. 이 글에서는 되도록이면 내 주관적인 감상은 자제하려 한다. 베버의 저작들을 읽고 든 전체적인 감상, 느낀 점 같은 건 김덕영 교수의 책까지 마저 읽고 쓸 생각. 그러니 이 글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전체적인 요약이 되시겠다. 막스 베버가 이 논문을 통해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 자본주의의 탄생에 있어서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었나? 하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간단히 그냥 '개신교'다. 루터와 칼뱅의 종교개혁에 영향을 받아 로마 가톨릭에 반기를 들

Naver Blog

모바일 오토체스 킹 달성 + 핵심 공략

올해 1월달쯤부터 알게 되어 줄곧 하고 있던 게임, 드로도 사의 오토체스(Auto Chess)다. 시간이 정말 말 그대로 녹아내리는 게임이다. 모바일도 나왔고 해서 군대에서 플레이하기 딱 안성맞춤이다. 우리 부대에서도 꽤 많이들 하는 것 같다. 어제 드디어 목표로 했던 킹1 랭크를 달성했다. 롤로 치면 한 플래 상위권이나 다이아 쯤 될 듯? 어디 가서 오토체스 한다고 말하고 다닐 수준은 된다. 승률도 한 40%를 유지하면서 킹을 찍어서 좀 더 플레이하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게임이라서 말이다. 슬슬 지루하기도 하고. 이제부턴 좀 설렁설렁할 참이다. 킹 찍은 기념으로, 이 글에선 오토체스에서 승리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몇 가지 핵심 사항들을 적어보려 한다. 기본적인 규칙 같은 건 플레이하면서 배우거나 나무위키를 뒤져보는 걸로도 충분할 듯싶으니 패스. 그런 것들은 일단 알고 있다는 전제다. 명심한다면 적어도 킹까지는 올라올 수 있을 '중급자용

Naver Blog

[우리 몸이 세계라면]과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부대 복귀한 지 일주일쯤 됐다. 복귀하자마자 다시 열심히 독서에 매진하는 중! JLPT도 이제 한 세 달밖에 안 남아서 슬슬 일본어 공부도 좀 해야할 텐데... 재미난 책들이 많아서 재미 없는 한자책을 잡고 있기가 너무 힘들다. 보나마나 나중에 또 벼락치기나 하고 있을 듯. 우리 몸이 세계라면 작가 김승섭 출판 동아시아 발매 2018.12.07. 리뷰보기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 김승섭 교수의 신작,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다. 전작은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은 제목이 썩 끌리지 않아 부대 도서관에 있는 걸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책이다. 나중에야 김승섭 교수가 쓴 책이란 걸 알게 되어 잽싸게 빌려왔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라임을 맞추기 위해 이런 제목으로 한 건진 모르겠는데(...) 솔직히 매력적인 제목은 아닌 듯. 아쉽게도 내용 역시 전작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인상 깊은 책은 아니다. 좀 흔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과학의 발전 과정은 중립적, 선형적,

Naver Blog

[정치학의 이해]를 읽고.

정치학의 이해 작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교... 출판 박영사 발매 2019.03.10. 리뷰보기 오랜만의 감상문이다. 이번에 읽어온 책은 [정치학의 이해], 올해 3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정치학 입문용 교과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진이 집필한 책이다. 여태까지의 책들은 내 나름의 얄팍한 지식으로 평가를 내려보곤 했었는데, 이 책은 뭐 완전히 내가 뭐라 뭐라 평할 수 있는 책이 못된다. 정치학 관련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본 적이 없으니... 그래서 이 책의 감상문은 그냥 독서 중에 느꼈던 점들 위주로 적어보려 한다. '재밌는 교과서'다. 써놓고도 굉장히 이상한 단어조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이렇게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내가 정치학에 흥미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 책 자체가 정치학에 입문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정말 완벽하게 충족시켜준다. 어렵지 않게, 너무 깊지도 않게,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게 이 책은 정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

Naver Blog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읽고.

'팩트'. 인터넷에서 하도 오·남용이 되다보니 이젠 보기만 해도 진저리가 나는 단어다. 사실과 해석조차도 구분을 못 하는 머리 빈 친구들이 참 즐겨쓰더라. "내가 가진 이 정보가 팩트니까, 내 해석은 유일무이한 정답이야!" 이런 느낌. 이 친구들이 가진 정보가 사실인지 어쩐지도 의문이지만, 하나의 사실에서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단 걸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사는 사람들이길래... 지금은 이런 분들이랑은 그냥 의사소통을 포기하고 지내고 있다. 그래서 처음엔 읽을 맘이 전혀 없었던 책이다. 제목에서 받는 거부감이 너무 컸다. 이웃들 블로그에 괜찮은 책이라는 평이 하나둘씩 올라오기에 그제서야 관심을 가졌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팩트 팩트 거리는 친구들에게 특히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팩트풀니스 작가 한스 로슬링 출판 김영사 발매 2019.03.10. 리뷰보기 책 소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이 책의 머리말에 나와있는 퀴즈들로 시작해보겠다. 본래는 총 1

Naver Blog

은행앱의 혁신! IBK기업은행 [i-ONE BANK 미니]

이 블로그는 책과 관련된 글들을 주로 올리는 블로그지만, 오늘은 이웃분들께 아주 혁신적인 은행어플 하나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인 'IBK기업은행'의 [i-ONE BANK 미니]다! 이 앱이 어떤 점에서 기존 은행앱들과 완전히 차별화되어있는지, 지금부터 간단히 로그인 과정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로그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우측 상단의 로그인을 누르고, 2. 공인인증서를 선택하고, 3.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아주 간단하다. 로그인이 실패하고, 안내메세지가 나왔다. 필자는 안타깝게도 농협에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쓰고 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관대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넘어가준다. 대신 농협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려면 '타행인증서등록'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단다. 타행인증서 방법은 이렇다. 1. 메인화면에서 인증센터를 클릭한다. 2. 타행/타기관 인증서 등록을 클릭한다. 3. 등록할 공인인증서를 선택하고, 4.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5. 로그인한

Naver Blog

김영민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고.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작가 김영민 출판 어크로스 발매 2018.11.30. 리뷰보기 12월 1일에 치뤄지는 JLPT N1 시험을 신청해놨다. 만만한 시험도 아니니 책은 잠시 미뤄두고 공부에 집중하는 게 마땅한 일이겠으나 차마 그러진 못하겠더라.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책들을 읽기엔 좀 양심이 찔리고. 타협해서 선택한 것이 이 에세이집들이다.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움베르트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원래는 이 세 권을 묶어서 감상문을 올리려 했는데... 책 제목들이 하나 같이 너무 길다. 블로그에 올릴 감상문 제목이 애매해져서, 이렇게 한 권씩 나눠서 쓰는 중이다. 사실 나눠 올릴 분량은 안 될 것 같은 글들이긴 하다. 처음으로 읽은 에세이집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다. 읽게 된 계기가 좀 특이하다.

Naver Blog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읽고.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작가 움베르토 에코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0.30. 리뷰보기 이번엔 움베르트 에코의 에세이집이다. 움베르트 에코, 살면서 참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책으로 만나보는 건 이게 처음이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은 움베르트 에코가 '분노에 가득 차서' 쓴 글들을 모아둔 에세이집이다. 분노의 대상은 정말 다양하다. 택시 운전사, 커피 포트, 이탈리아 공무원,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등등... 화나서 쓴 글이라면 역시 진지한 분위기려나? 하고 읽어보면, 사실 그 정반대다. 정말 웃긴 글들이 가득 모여있다. 에코는 어리석고 비효율적인 사회의 모습들을 위트 넘치는 문체로 꼬집는다. 제목 그대로 '웃으면서 화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읽으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웬만한 개그프로그램들은 이 책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웃음이 빵빵 터진다. 글이란 게 이렇게까지 재밌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밌게 잘 써놨다

Naver Blog

모바일 오토체스 퀸 달성!

9월 한 달 동안 참 바빴다. 부대 일정 때문에 휴가도 못 나갔고, 잡무도 정말 끊임없이 들어왔다. 그렇더라도 당연히 업무시간 뒤엔 평소대로 공부를 했어야 하는 건데... 열심히 일했으니 휴식이 필요하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계속 오토체스만 열라게 했다. -.- 킹1을 찍고 저번에 공략글을 하나 올렸었다. 그 뒤로도 쭉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킹1에서 킹3은 일주일도 안 걸렸다. 그래서 퀸도 금방 찍겠구나 싶어서, 퀸만 딱 달고 나서 공부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이 게임의 본방은 킹3부터였다.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을 만나기 시작하니 정말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는 건 못 찍어서 포기한 것처럼 되니까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들이박았고, 결국 어제 기어코 퀸을 찍었다. 모바일 오토체스의 최고 랭크다! 킹3 찍을 때만 해도 게임수가 112판이었는데, 퀸을 찍을 땐 무려 55판이 늘어서 167판이 되어버렸다. 200포인트대에서 엄청

Naver Blog

리처드 탈러의 [넛지]를 읽고.

넛지 작가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출판 리더스북 발매 2009.04.22. 리뷰보기 한참 전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베스트셀러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리처드 탈러의 [넛지]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보니 인터넷에 좋은 리뷰들이 참 많더라. 그러니 이 감상문은 별로 힘 안 주고 간단히 써보겠다. 스스로를 '자유주의자' 라고 칭한다고 해서 모두 다 똑같은 자유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자유를 최고의 효율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볼 것이며, 어떤 이들은 행위의 결과와 상관없이 자유를 절대적인 목적으로, 즉 '가장 옳은 것'으로 볼 것이다. 세상에는 이 둘을 동시에 주장하는, '자유지상주의자'라고 할 만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반면에, 자유의 한계를 인정하는 자유주의자도 있을 것이다. 자유가 언제나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옳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강압에 의한 것과 비교하자면, 대체로 효율적이며 또 대체로 옳다!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피력하고 있는 입장이 바로

Naver Blog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수레바퀴 아래서 작가 헤르만 헤세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3.02.08. 리뷰보기 [싯다르타]를 통해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곱씹어볼수록 정말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도 좀 읽어볼까 했다. 하지만 조그마한 부대답게 [데미안]마저도 도서관에 없더라... 유일하게 있는 책이 이것뿐이었다.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의 초기작 중 하나로,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는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은 학업에 재능이 있는 소년이다. 하지만 주변의 과중한 기대, 힘든 수험생활, 원치 않은 신학교 진학, 그리고 사춘기의 여러 심리적 방황을 거치며 결국엔 파탄이 나고 만다. 정서불안 증세, 무기력증과 우울증. 딱 번아웃 증후군의 증세들이다. 학업능력이 사실상 사라진 주인공은 학교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자유롭고 느긋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길 꿈꾸지만, 너무 커버린 자신은 이제 그리할 수도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학업을 완전히 포기

Naver Blog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고.

지하로부터의 수기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0.05.30. 리뷰보기 책을 정말 쥐꼬리만큼 가지고 있는 부대지만, 다행히도 읽고 싶은 도서를 신청하면 부대 예산으로 구매해주는 제도가 있다. 그래서 이번엔 '도스토예프스키'씨의 소설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받은 건 '도스또예프스끼'씨의 소설. 페테르부르크는 '뻬쩨르부르그'가 되었고, 아폴론은 '아뽈론'이 되었다. 아무리 이게 원 발음에 가깝다곤 해도, 글자가 목에 걸려 넘어가질 않더라...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인물이 얼마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라 망정이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처음 읽어나갈 때의 인상은 "정말 아주 개같이 못쓴 글"이었다. 번역 문제인줄로만 알았다. 문장 하나하나가 나쁜 문장의 예시로 쓰여도 될 수준이었으니. 그런데 참, 그와 같은 직선적인 인간을, 나는 상냥한 어머니인 자연이 친절하게도 대지 위에 그를 낳았을 때 보기를 원했던 그런 현실적이고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인간을 짜증

Naver Blog

레전드 오브 룬테라 (롤스스톤) 1차 베타테스트 후기

지금까지 여러 게임을 해오며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게임도 음식과 마찬가지로 갓 나와서 뜨끈뜨끈할 때 맛봐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더더욱! 어느 유저도 정답을 모르는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다같이 길을 더듬어가며 플레이해나갈 때의 그 흥미진진함이야말로 온라인 게임의 진정한 묘미라고 생각한다. 라이엇 게임즈가 이번에 창사 10주년을 맞아 이것저것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발표했다. 동기한테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시즌 10 대규모 패치, 모바일 리그오브레전드 이식, 롤 격투게임, 롤 RPG, 롤 슈팅게임, 롤 카드게임까지... 세상에 이 많은 소식들을 한번에 푸는 정신나간 게임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심지어 그 중 한 게임은 즉시 사전체험을 진행하기까지 하였는데, 그게 바로 리그오브레전드 IP의 카드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다. 하스스톤의 이름을 따서 벌써 롤스스톤이라는 별명이 생겼더라. 바로 공식사이트로 들어가 베타테스트를 신청했

Naver Blog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나는 왜 쓰는가 작가 조지 오웰 출판 한겨레출판사 발매 2010.09.15. 리뷰보기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주요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그냥 읽어도 충분히 좋은 글이겠지만, 역사 배경지식 덕에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1차 대전 이후 몰락해가는 대영제국, 자본가들을 공포에 빠뜨린 러시아 혁명,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파시즘... 이 전간기와, 전간기에서 이어지는 2차 대전이라는 시대는 언제나 참 흥미로운 것 같다. 이 당시의 영국은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쇠퇴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패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초강대국. 민주주의를 말하면서도 수많은 민족을 압제하고 있는 식민제국. 눈앞에 닥친 파시즘과 맑시즘이라는 위기 앞에서 갈팡질팡 헤메고 있던 이 영국이란 국가에, 또 복잡한 정체성을 가진 작가가 한 명 살고 있더랬다. 자유를 사랑하고 소련을 미워하는 영국인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이다. 조지 오웰은 두 진영이 정말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던 시대를 살았다. 이

Naver Blog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김덕영의 [막스 베버]를 읽고.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책이지만 시간이 없어 묶어올린다. 이번 글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김덕영의 [막스 베버 - 통합과학적 인식의 패러다임을 찾아서]의 감상문이다. 별로 할 말이 없는 책들이라 분량도 짧을 것 같다. 데미안 작가 헤르만 헤세 출판 민음사 발매 2000.12.20. 리뷰보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그 유명한 경구 정도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연히 나도 이 문장 때문에 알고 있던 책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 자체를 이것 때문에 알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싯다르타]도 읽었고, [수레바퀴 아래서]도 읽었고, 이제는 [데미안]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질색하게 만든 책이다. 이유를 간략히 설명해보겠다

Naver Blog

요 몇 년간 주웠던(?) 사진들.

간만에 스마트폰 갤러리 정리를 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난생 처음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진이 쌓였다 싶으면 네이버 클라우드 같은 데에 통째로 박아놓기를 반복한 끝에, 클라우드의 용량도 한계에 다다르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하려고 보니 별 쓸데없는 파일들이랑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랑 뒤죽박죽 섞여 난장판이 되어있더라. 30GB 파일 속에서 사진들 발굴한다고 고생 좀 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건져올린 사진들 중 나름 괜찮다 싶은 것들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전체적으로 화질이 아쉬운 사진들이 많았다. 스마트폰 크기로 보면 별 문제가 없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보니 확 느껴진다. 노이즈도 군데군데 있고, 그냥 찍은 사진들인데도 꼭 필터 씌운 것처럼 나온 것들이 많다. 카메라를 하나 장만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만.. 어차피 군인이라 쓰지도 못할 거 전역하고 난 다음 싼 거 하나 중고로 사야겠다. 군대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좀 다룰 기회가 있었는데 확실히 휴대폰으로 찍는 거

Naver Blog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등 4권을 읽고.

이번엔 그간 읽었던 SF 소설들의 감상문이다. 중장편에 해당하는 [컴퓨터 커넥션], 단편집인 [종말 문학 걸작선]과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 총 세 권이다. 컴퓨터 커넥션 작가 앨프리드 베스터 출판 폴라북스 발매 2013.05.31. 리뷰보기 지뢰 같은 책을 읽을 때면 매번 "다음엔 꼭 추천받은 책만 읽어야지..." 하고 후회하곤 한다. 그런데 이번엔 이 규칙을 지키고도 후회했다. 이런 책을 추천해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참 세상엔 다양한 취향이 있구나 싶다. 정신이 없다! 경박하다! 번쩍번쩍 빛나는 네온사인을 연상케하는 소설이다. 독자가 따라잡기도 전에 이야기가 혼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며 저멀리 뛰어가버린다. 다른 멀쩡한 SF소설이라면 중장편 한 권으로 다뤄야 할 소재를 [컴퓨터 커넥션]은 매 챕터마다 두두두 난사한다. 그러니 당연히 제대로 끝맺지도 못한다. 소설을 읽다가 '어지러워 토할 것 같다'는 감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알았다. 과장 없이

Naver Blog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읽고.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작가 아즈마 히로키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7.06.29. 리뷰보기 한줄로 압축하자면, '오타쿠 문화에 대한 문화비평책'이다. 언제나 1인칭으로 오타쿠였지, 3인칭으로 오타쿠를 논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정말 신선하고 놀라운 책이었다. 오타쿠 문화가 이렇게 진지하게 분석할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랬다. 진지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솔직히 좀 웃기기도 하더라. 분석이 굉장히 날카롭다. 10년도 더 전에 나온 책이라 다루는 작품들이 옛날 것들일 수밖에 없는데도 그가 분석한 오타쿠 문화의 흐름 자체는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가 말한 방향으로 강화되었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오타쿠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아즈마 히로키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포스트모던의 문화 소비 구조와 연결지어 분석하고 있는데, 이것도 내게는 굉장히 설득력 있게 들렸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그닥 아는 게 없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내리겠다.

Naver Blog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끈이론]을 읽고.

끈이론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출판 알마 발매 2019.11.28. 리뷰보기 이번 글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이하 DFW)의 [끈이론] 감상문이다. 한국에 번역·출간된 DFW의 글로는 이것이 네번째이다.1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한 가지 사실을 밝혀두겠는데, 나는 알마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쓰는 조건으로 이 책을 제공받았다. DFW의 책을 선뜻 주겠다는 연락이 왔는데 고민할 게 뭐 있었겠는가? 바로 수락했다. 사실 이미 출간 소식을 듣고 이 책을 구매하려 하고 있었고, 또 서평도 당연히 작성했으리라는 점에서, 출판사의 인선이 썩 적절치는 못했던 셈이다. 내게는 생각치도 못한 횡재였고. [끈이론]은 DFW의 테니스 관련 에세이들을 묶어놓은 책이다. 테니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읽어봐야 얻을 게 없는 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 역시도 테니스에 딱 대한민국 평균만큼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라켓을 손에 쥐어본 지 몇 년이 지났

Naver Blog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죄와 벌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6.09.15. 리뷰보기 고전 작품들에게 한 가지 수식어를 달아주고자 하는 시도는 대개 상당히 긴 부가 설명을 필요로 하는 듯하다. 뭐 어찌저찌해서 심오하고, 이래저래해서 뛰어나고, 이러쿵저러쿵해서 어떤 경지에 도달했고 등등... 하지만 도스토예프스키에게만큼은, 정말 아무런 설명 없이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은 재밌다. 두 말 할 것 없이, 그냥 재밌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이어 이것으로 세 번째.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보니 이전의 두 작품과는 달리 스포일러를 안 당할 수가 없더라. 한참 전부터 이미 이 작품의 줄거리와 결말을 다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그런데도 엄청나게 재밌었단 것이다! 줄거리를 안다 한들 도스토예프스키 특유의 집요하고 생생한 심리묘사의 매력이 사라질리야 없는 것이고, 사실 이 끝장

Naver Blog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 [잠 못 이루는 제국]을 읽고.

잠 못 이루는 제국 작가 오드 아르네 베스타 출판 까치 발매 2014.11.05. 리뷰보기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 [잠 못 이루는 제국]은 아편전쟁부터 현재까지의 중국 근대사를 다루는 책이다. 중국사를 너무 몰라 의무감에 해나가고 있는 공부인데, 그렇게 읽은 것치고는 엄청나게 재밌는 책이었다. 역사의 역동성이 한국사와는 그냥 클라스가 다르다. 거대한 나라인만큼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 쉴 틈이 없다. [Restless Empire]라는 책 제목이 정말 딱 들어맞더라. [코뮤니스트] 감상문에서도 그랬는데, 역사책에 대해서는 통일성 있는 감상문을 적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한 나라의 역사라는 게 워낙에 방대하다 보니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압축하기가 아주 어렵다. 그냥 이번에도 짤막짤막하게 느꼈던 감상들을 적어보련다. [1] 한국은 덩치가 작다보니 아무래도 국가의 운명이 외부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역사상 가장 번성했다 싶은 지금 21세기에도 실제

Naver Blog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읽고

모비딕 상 작가 허먼 멜빌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3.08.15. 리뷰보기 장대하고 심오한 이야기다. [모비 딕]은 그 끝에 이르러서도 독자에게 간편한 정답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텍스트를 파헤쳐 저마다의 정답을 찾아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찾아낸 정답 한 가지. 그것은 멜빌이 고래에 미친 또라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힘겨운 독서였다. 충만했던 내 독서 에너지를 탈진 상태까지 끌고 간 책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모비 딕]이 고래성애자들을 위해 쓰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고래사냥'이라는 서사가 진행되는 이 작품 중간중간에, 멜빌은 고래에 관한 박물학적 지식들을 계속해서 끼워 넣는다. 적당한 양이라면 당연히 이 정보들은 소설의 생동감을 살리는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멜빌의 방식은 거의 광기다! 소설을 쓰려는 건지 고래위키를 쓰려는 건지 (아니면 내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이 고래는 이렇고 저 고래는 저렇다는

Naver Blog

강정인, 황태연, 김용찬 등의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를 읽고.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 작가 강정인, 김용민|황태연 출판 책세상 발매 2007.11.30. 리뷰보기 정치사상 공부에 삘이 꽂혀 충동대여(?)한 책,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다. 서문에서는 스스로를 '서양 정치사상 입문서를 목표로 쓰인 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저자가 여러 명인 책이 흔히 그렇듯이 목적 달성에는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 여러 학자들의 여러 논문을 짜집기해 만든 덕분에 책 색깔이 아주 중구난방이다. 입문서에 아주 적합해 보이는 논문이 있는가 하면, "좀 딴 데 가서 떠들어라!" 하고 내쫓고 싶은 논문도 있었다. 그래도 나한테는 도움이 꽤 많이 된 책이다. 딱 나 정도 수준, 그러니까 정치사상 분야를 아예 모르지는 않는데 자신 있게 안다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의 독자들이 읽기에 딱 알맞다. 아예 처음 접한다면 당최 뭔 소린지 감도 안 올 이야기들이 빽빽하고, 제대로 배운 사람들에겐 대체로 이미 필요가 없을 내용들이기 때문. 나는 운 좋게도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만났다. 여러

Naver Blog

장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 [사회계약론], [고백록]을 읽고.

간만의 감상문이다. 이번에는 장자크 루소의 작품으로 [인간불평등기원론], [사회계약론], [고백록] 이렇게 총 세 권을 읽어왔다. [인간불평등기원론]과 [사회계약론]은 정치사상 공부의 연장선으로 선택한 책들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루소라는 인물 자체에도 흥미를 느껴 자서전 [고백록]까지 읽게 되었다. 사실 이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고백록]인지라, 앞의 두 권에 대해서는 간략한 요약 정도를 목표로 글을 써보려 한다! 인간불평등기원론/사회계약론 작가 장 자크 루소 출판 동서문화사 발매 2018.02.20. 리뷰보기 사회계약론의 선구자였던 토머스 홉스는 사회가 존재하기 이전의 '자연 상태'를 이렇게 정의한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자연 상태의 사람들은 내 재산과 생명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공포로 항상 긴장과 불안에 휩싸여있고, 당연히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 자연 상태는 지도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사회계약을 통해 극복되어야 한다. 사회

Naver Blog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읽고.

백치 상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1.30. 리뷰보기 백치 하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1.30. 리뷰보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죄와 벌]에 이어 이걸로 네번째다. 믿고 보는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중심축이 '살인'이었다면 [백치]의 중심축은 '남녀관계'다. 음울한 분위기의 작품만 봐왔으니 도스토예프스키가 러브스토리를 쓸 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물론 도스토예프스키다운 러브스토리였지만! 특유의 문체나 주절거림, 깊디 깊은 심리묘사는 변함이 없었고, 이 남녀관계라는 것도 무려 사각관계! 흥미진진한 전개 덕분에 이번에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는 사회비판적인 색채가 상당히 강하다. 솔직히 직접 읽으면서는 그닥 의식하지 못했고, 마지막에 평론을 보고서야 눈치챈 것이다. 지금까지 쌓인 경험 때문인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을 때면 실체적인

Naver Blog

[하이켈하임 로마사]를 읽고.

하이켈하임 로마사 작가 프리츠 하이켈하임 출판 현대지성 발매 2017.04.21. 리뷰보기 드디어 [로마사]를 완독했다. 로마가 멸망한 지 유구한 시간이 흘렀건만 왜 아직도 그렇게나 많은 로마빠들이 남아있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정말이지, 너무나 강렬한 이야기다. 기원전에 어떻게 이런 매력적인 정치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걸까. 로마 제정 말고, 로마 공화정 이야기다. 공화정의 부흥에 따라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지배층은 (별 수 없이) 요구를 수용한다. 계급 간의 이익이 적절히 조화되어 하층민들에게도 국가를 벗어나는 것보다는 국가 내에서 노력하는 쪽이 더 유인이 더 크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상황이다. 결국 로마 공화정은 정치적 성공을 추구한 이들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인간사에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투쟁을 정치체의 룰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정치체의 역량일 테니까. 로마 공화정은 이에 성공했기에 부흥했고, 또 이에 실패했기에 몰락했

Naver Blog

[공리주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고.

이번 글은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이 두 권의 감상문이다. 공리주의 작가 존 스튜어트 밀 출판 책세상 발매 2018.04.05. 리뷰보기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간단히 표현하면 '공리주의 변호서'다. 공리주의에 쏟아지던 여러 비난과 오해에 대해 변론을 펼치는 것이 이 책의 집필 목적. 잡지에 개제된 글 세 편을 묶어 출판한 것이라 체계적인 구성은 기대할 수 없고, 분량도 아주 짧다. 적당한 배경지식은 이 책 바깥에서 가져와야 되겠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선 좀처럼 잘 지적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공리주의라는 사상은 말하자면 자유주의의 '단짝'이다. 공리주의의 기원부터가 영국 자유주의자들이고, 이들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공리주의를 근거로 자유의 확대를 주장했다. 공리주의와 자유주의, 언뜻 보기엔 잘 조화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한쪽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쾌락), 즉 공리(功利)의 극대화를 외치고, 한쪽은 개인의 자유의

Naver Blog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을 읽고.

악령 상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20. 리뷰보기 악령 중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20. 리뷰보기 악령 하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20. 리뷰보기 어게인 도스토예프스키. 이번에는 [악령]이다. 지금까지 읽은 것들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정치적 색채가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는데, 사회주의 혁명가들이 작품의 전면에 등장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듯. 작품 구상 초기 단계에서는 아예 정치적 팜플렛으로 쓸 작정이었다고 한다. 쓰다 보니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주제가 많이 첨가되어서 작품 형태가 바뀐 케이스라고. [죄와 벌], [백치]에서도 사회주의자들이 나오긴 했으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조연. [악령]에서는 아예 주연급으로 격상됐다. 이야기의 주된 축 자체가 사회주의 비밀조직의 음모다. 보수적인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런 혁명운동에 부정적이었던지라 [악령]의 사회주의자들을 전부 성격이나 사고방식

Naver Blog

프란츠 카프카의 [성]을 읽고.

성 작가 프란츠 카프카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5.03.15. 리뷰보기 몇 년 전, 카프카 단편선에 도전해본 적이 있었다. 대작가라고 다들 하도 치켜세우기에 그저 의무감으로 읽었다. 아, 도저히 안 되겠더라. 정신병 걸릴 듯한 두서없는 글에 금세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내 감상은 이런 느낌이었다.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사람이 이런 걸 쓰고, 또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사람이 이런 걸 읽는단 말인가?' 하지만 다들 좋다 좋다 하는 걸 보면 정말 뭔가 있긴 있는 게 분명했다. 다만 내게 그게 보이지 않았을 뿐. 독서경험이 꽤나 쌓인 지금, 이제는 그 가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재도전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성]이다. 특이한 분위기의 소설이다. 하지만 낯설지만은 않았다. 언젠가 이와 꼭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는 것만 같다. 어딘가를 목표로 여행하는 꿈인데, 정작 목적지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주변만 빙글빙글 맴돌다 깨어버리고 마는. 사실 이걸 갖고 소설 같은 꿈이라고 하긴 좀 그

Naver Blog

김영민의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읽고.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작가 김영민 출판 사회평론 발매 2019.11.25. 리뷰보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의 신간 에세이집이다. 전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재밌게 읽어서 신작이 나온다고 할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논어 에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진 않더라. 가볍게 빌려서나 볼까 했는데 서울대 도서관에서 현재 아주 핫한 책이라 대출도 못했고 해서 그냥 결국 구매했다. '논어 에세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은 고루하고 지루한 책이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공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인군자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는 세상사에 초연한 인간도, 종교적 박애주의자도 아니다. 모순적이며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그러나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던 인물로서의 공자를 보여준다. 김영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동양 고전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아먹는 행태들을

Naver Blog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안나 카레니나 작가 레프 톨스토이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1.08. 리뷰보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유명한 고전들은 다 그만한 이름값을 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더라도 결국엔 '아, 이 작품이 이래서 살아남았구나!'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음... 그런데 왜 이번엔 실패한걸까? 읽고도 영 매력을 못 느끼겠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다. 톨스토이 하면 맨날 같이 엮여서 언급되곤 하는 작가가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러시아 작가들이다 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 안그래도 최근 도스토예프스키를 열정적으로 읽고 있어 이 두 작가의 비교를 안할 수가 없더라. 이 감상평에서는 두 작가를 비교해보며 [안나 카레니나]가 대체 왜 나에게 노잼이었는지를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문장이나 글솜씨부터 살펴보자. 솔직히 이건 누가 보나 뻔하다. 톨스토이 쪽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인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톨스토이의 글에서는 사소한 묘사들마저도 아주 디테일하고

Naver Blog

필립스 쉬블리의 [정치학개론]을 읽고.

정치학개론 작가 W. Phillips Shively 출판 명인문화사 발매 2019.08.20. 리뷰보기 쌓인 교과서 읽기 프로젝트, 그 첫 번째. 필립스 쉬블리의 [정치학개론]이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읽었다. 페이스 조절을 위해서 문학과 비문학을 한 권씩 같이 두고 읽는데, 이번에 이 책과 함께 읽은 책은 다름 아닌 [안나 카레니나]... 문학 쪽이 지루하니 이 책은 그냥 술술 읽히더라. 이게 다 재미없는 톨스토이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이 책 외에도 전에 정치학 입문용 교과서를 한 권 읽은 적이 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진의 [정치학의 이해]. 당연하게도 둘이 내용이 많이 겹친다. 시간낭비라고까진 안 하겠지만 조금 아쉽다. 괜히 쫄아서 입문서만 두 권째... 초이스 미스다. 좀 더 어려운 책을 읽었어도 됐을 것 같은데. 읽은 김에 두 책을 비교해보자면, [정치학의 이해]쪽이 가볍게 읽기엔 확실히 더 좋다. 재밌고 분량도 짧다. 정치학을 '구경'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는

Naver Blog

어슐러 르 귄의 [빼앗긴 자들] 등 SF소설 3권을 읽고.

최근에 읽은 SF 소설 세 권의 감상문이다.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 어슐러 르 귄의 [빼앗긴 자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길게 쓸 말은 없어 같은 장르끼리 묶었다. 스포일러가 잔뜩 실려있으니 혹시라도 읽으실 분은 주의하시길 바란다. 신들의 사회 작가 로저 젤라즈니 출판 행복한책읽기 발매 2006.04.27. 리뷰보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의 인상이 워낙 좋아 장편을 읽어보았다.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다. 상상력이 정말 끝내준다. 사전 설명 없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초반에는 이 소설이 SF 소설이란 것을 눈치도 채지 못할 것이다. 인도틱한 배경에 힌두교 신들 이름만 잔뜩 나오고 신들끼리 쌈박질을 하고 있으니, 혹시 내가 판타지를 잘못 집어들었나 의심까지 하게 되더라. 그렇게 2장에 들어서야 전율과 함께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신화적 세계가 매우 정교한 SF 세계 위에 세워져있다는 것을... 힌두교 신앙1과 SF를 이렇게 절묘하게 결합시킬

Naver Blog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

오래전부터 한국책 기피증을 앓고 있다. 책 종류를 막론하고 일단 저자가 한국인이면 손이 가질 않는다. 한국 문학은 특히 그렇다. 아마 한국인들이 특별히 글을 못 쓰는 것은 아니리라. 세상 천지에 쓰레기 글이 난무하는데, 그중에 그나마 멀쩡한 것들만이 걸러져 들어오기에 외국 책이 나아 보이는 것이다.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손이 안 가는 걸 어떡하겠는가. 속은 경험이 한둘이 아닌데... 남한산성 작가 김훈 출판 학고재 발매 2007.04.14. 리뷰보기 그런 와중에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 한국소설. 김훈의 [남한산성]이다. 첫 장을 읽자마자 깜짝 놀랐다. 문장에 꺼끌거림이 전혀 없다. 글이 정말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아주 절제된 문장이 이토록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니! 번역서만 읽느라고 완전히 잊고 살았던 즐거움이다. 아무리 잘 된 번역이라도 문장의 질이 원본을 따라갈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한국소설을 더 많이 읽어봐야지!" 같은 생각은 일절 들지 않았다... 외

Naver Blog

박찬국의 [니체를 읽는다]를 읽고.

니체를 읽는다 작가 박찬국 출판 아카넷 발매 2015.12.07. 리뷰보기 니체를 읽고 해석을 찾아보셨던 분들은 모두 공감하리라고 믿는다. 니체에 대한 해석들은 정말 다양해도 너무 다양하다. 독자끼리도 같은 책을 읽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안 겹친다. 일단 넓고 넓은 니체 사상 중에서 주목하는 분야가 다르고, 설령 분야가 겹치더라도 견해가 어긋난다. 그래서 우리는 정답을 찾기 위해 해설서를 찾아보지만, 이것들도 금방 우리의 기대를 배신한다. 아니, 오히려 더욱 혼란에 빠뜨린다! 내로라하는 철학자들의 이런 저런 해설서들 역시도 (우리 일반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다른 소리를 하고 앉았으니.1 물론 이런 상황은 니체가 품고 있는 풍부한 해석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그런들 어쩌겠는가. 독자들에게 크나큰 절망을 안겨준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를 바가 없는데... 박찬국의 [니체를 읽는다]는 이렇게 난무하는 니체 해석들에 대한 '교통정리 작업'으로 쓰여진 책이다. 후대 사

Naver Blog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그리스인 조르바 작가 카잔차키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20. 리뷰보기 코로나 때문에 부대에 감금당한 지 어느새 한 달이 되었다. 외출도 휴가도 다 제한되어 주구장창 책만 읽고 있다. 이전부터 부대가 온통 쓰레기 같은 책들로 가득하다고 종종 불평하곤 했었는데, 찾아보니 어디 구석진 데 괜찮은 책이 몇 권 숨어있긴 하더라. 그 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뒤흔든 책이 바로 이 책.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보통 성장소설이라 하면 소년이 청년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쉬운데, 본작의 주인공들은 무려 30대와 60대. 평생 책만 읽고 살던 지식인 '나'가 온몸으로 생을 살아가는 그리스인 인부 '조르바'를 만나며 정신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이야기다. '나'는 조르바와의 만남을 통해 육체와 정신, 이성과 감정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눠져있는 세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과 진정한 삶을 향해 조금씩 더 다가간다. 여러모로 헤르만

Naver Blog

[메이블 이야기], [애호가들], [존재와 무(요약본!!)]를 읽고.

모아서 올리는 세 권의 감상문이다.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 정영수의 [애호가들], 변광배의 사르트르 [존재와 무] 요약본. 감명 깊게 읽었다고는 못 하겠으나 아예 한 마디도 안 적고 넘어가기엔 아쉬운 책들이다. 메이블 이야기 작가 헬렌 맥도널드 출판 판미동 발매 2015.08.24. 리뷰보기 우선,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 본격 매 키우는 에세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겨난 잠시 동안의 삶의 공백기에 헬렌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참매 키우기에 도전한다. 매와 함께 하며 헬렌도 매처럼 되고자 한다. 상처 입지 않고, 망설임도 없이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매. 말도 통하지 않는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며 상실의 아픔을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이야기. 헬렌은 본인의 행동이 일종의 도피임을 알고 있다. 인간들로부터 도망 나와 자연으로 숨어버린 것. 언젠가는 밖으로 나와야 하겠지만, 그저 다시 뛰쳐나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자연적인 삶과 사회적인 삶을 조화

Naver Blog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고.

장미의 이름 세트 작가 움베르토 에코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04. 리뷰보기 이번에 읽은 책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다. 어떤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고 그냥 유명하니까 읽어본 책인데, 알고 보니 의외로 '추리소설'이었다. 중세의 어느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소설. 추리소설이니 줄거리를 자세하게 읊었다간 예비 독자들에게 재 뿌리는 일이 될 게 뻔하다. 그냥 내 감상만 간단히 이야기하겠다. 추리소설을 중세 이탈리아에 꽂아넣는다는 이 어마무시한 기행이 너무나도 놀랍다.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이나 가톨릭 교회의 교리 논쟁, 그리고 당대의 여러 실존인물들을 끌어다가 소설 속 세계를 정말 디테일하게 구성해놓았다. 따라가기 쉬운 직관적인 줄거리와는 달리 쏟아지는 무수한 역사적 정보들이 독자의 피로도를 끌어올리긴 하지만1, [장미의 이름]을 명서로 만든 것도 바로 이런 면일 테다. 대체 어느 추리소설 작가가 미쳤다고 이런 짓거리를 시도하겠는가?

Naver Blog

존 베일리스의 [세계정치론]을 읽고.

세계정치론 작가 존 베일리스, 스티브 스미스|퍼트리샤 오언스 출판 을유문화사 발매 2015.02.10. 리뷰보기 교과서 읽기 프로젝트 두 번째, 존 베일리스의 [세계정치론]이다. 이번에는 국제정치학 교과서! 강의 때문에 산 책들이 흔히 그렇듯이 구매 직후부터 줄곧 책장에 처박혀있었다. 수업에 쓰지도 않을 교과서를 꼭 구매하라고 닦달1하셨던 교수님... 당연히 한 번이라도 읽어보라고 그리하셨던 것이겠지만, 이 수강생은 무려 1년 반이 넘게 지나서야 이 책을 꺼내들었다. 국제정치학 교과서라고 설명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세계정치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영어로는 [The Globalization of World Politics]로, 우리가 흔히 아는 국제정치학은 영어로 International Politics다. '국제정치'를 내치고서 무려 '세계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차이가 있길래 이러는 걸까? 국제적, International은 더 쉬운 말로 하면 '국가 간의'

Naver Blog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명상록 작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출판 숲 발매 2005.11.20. 리뷰보기 이번에 읽은 책은 [명상록]. 로마 제국의 오현제 중 한 명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사적인 노트(?)다. 남들에게 내보이려고 쓴 책이 아닌데 나중에 후대 사람들이 주워다가 출판해버렸다. 황제 노릇하느라 살아서도 죽어서도 참 고생이 많다. 불행 중 다행으로 쪽팔릴만한 내용은 실려있지 않았고, 마르쿠스가 스스로의 삶의 자세를 성찰하며 작성한 글귀들이 이렇게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읽히고 있다. 딥따 오래된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스토아 학파의 인생관이 잘 담겨있는 책이다.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아주 잠깐 동안만 세상에 머무를 수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 생의 앞으로도, 뒤로도, 무한한 시간이 펼쳐져 있다. 인생이란 덧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명상록]은 세상이 허무하다는 결론으로 치닫지 않는다. 스토아 학파는 이 세계에 자연의 섭리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Naver Blog

롤토체스 (전략적 팀 전투) 다이아 달성 + 팁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 각지의 부대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모든 장병들이 휴가·외출을 못 나간지도 어연 두 달째. 장병 스트레스 해소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금, 장병 위로를 위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라이엇 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 모바일 버전이다. 듣기로는 육해공 가릴 것 없이 온 부대 병사들이 다 이 게임만 잡고 있더란다. 당연히 우리 부대도 마찬가지고. 나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 장병의 일원으로서, 또 경력 긴 게임 마니아로서 빠질 수 없었다. 요 근래 내 모든 휴식시간은 책 읽거나 롤토체스 하거나, 둘 중 하나에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는 기어코 이번 일요일에 다이아까지 달아버렸다. 우리 부대 내 최고 랭킹. 자랑하려고 쓴 글 맞다. 최종 전적은 다이아4로, 딱 60판 만에 달았다. 승률과 TOP 4 전적도 상당히 준수하다. 롤토체스를 오픈 초창기때 해본 뒤로는 한 번도 잡아본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나 쓸만한 실력

Naver Blog

레전드 오브 룬테라 마스터 달성 + 팁

롤토체스에 이어 두 번째 게임 감상문, 이번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신작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다. 롤 IP를 활용한 카드게임이라 롤스스톤으로도 흔히 불린다. 아니... 불리나? 다시 생각해보니 인기가 없어 언급 자체가 안 되는 것 같다. 부대에 갇혀 너무 지루한 나머지 이런 게임까지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는 무려 최고 랭크인 마스터까지 달성했다. 우측 상단의 숫자 178은 서버에서 178등이라는 뜻이다. 사실 마스터 랭크를 달성한 지는 이미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데 책 읽는다고 글을 못 썼더랬다. 롤토체스 글에서 했던 것처럼, 이 게임에 대해서도 팁을 몇 자 정도 적어보도록 하겠다. 내가 줄 수 있는 팁은, 이딴 게임은 손도 대지 말라는 것이다. 1차 베타테스트 직후에는 이 게임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가 있다. 이제 와서 보면 되게 쪽팔린 글이다. 내가 게임 보는 눈이 이렇게 없었다니. 하지만 오픈 직후에는 어느 게임이나 상당한 재미

Naver Blog

김훈의 [흑산]을 읽고.

흑산 작가 김훈 출판 학고재 발매 2011.10.20. 리뷰보기 이번 글은 김훈 [흑산]의 짤막한 감상문이다. [남한산성]과 마찬가지로 역사소설이고, 중심인물은 황사영이다. 이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긴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책을 절반 넘게 읽고서야 짐작 가는 인물이 생겼고 그 추측이 들어맞았다. 무장한 서양 배를 보내어 조선의 천주교 박해를 막아달라는 서신을 보내려다 붙잡혀 처형당한 대역죄인, 바로 그 황사영이었다. 교과서를 통해 얄팍하게 봤을 때는 "와~ 암만 그래도 그건 좀~" 하고 그냥 넘어갔더랬다. 우리는 그 서양 배가 실제로 들어온 뒤의 역사를 알고 있으니까. 당시 박해받았던 기독교인의 시각에서 보자면야 그런 것까지 알 순 없었을 테고, 심지어 알고 있었다 한들 충분히 그럴만한 정당성이 있지 않았나 싶다. 무슨 일이든지 다양한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걸 매번 깨우치면서 산다. 사실 지금까지 말한 내용은 전부 곁다리다. 김훈 소설의 유별난 매력 포인트를 이제는

Naver Blog

케네스 월츠의 [국제정치이론]을 읽고.

국제정치이론 작가 케네스월츠 출판 사회평론 발매 2013.10.07. 리뷰보기 이번에 읽은 책은 국제정치학의 고전, 케네스 월츠의 [국제정치이론]이다. 정치외교학 전공하는 후임이 빌려줬다. 원제는 Kenneth Waltz의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이제 보니 월츠, 왈츠, 왈처 중에 어느게 맞는 표기법인지를 모르겠다. 책마다 사이트마다 부르는 방법이 전부 가지각색이던데, 나는 그냥 출판사 따라서 월츠로 적도록 하겠다. 월츠가 [국제정치이론]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국제정치학에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이론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환원주의적 접근(Reductionist Approach) 때문이라는 것이다. 환원주의적 접근은 시스템 내의 가장 작은 단위를 분석하여 전체를 설명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화학이나 생물학을 떠올려보면 되겠다. 국제정치학에서 가장 작은 단위는 대체로 국가가 되는데, 따라서 국제정치학의 환원주의 이론은 국가 간

Naver Blog

퀜틴 스키너의 [역사를 읽는 방법]을 읽고.

역사를 읽는 방법 작가 ?틴 스키너 출판 돌베개 발매 2012.12.03. 리뷰보기 [역사를 읽는 방법]. 제목에 낚여서 구매한 분들의 리뷰를 몇 건 보았다. 아마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비슷한 책이겠거니 하셨던 듯. 제목만 봐서는 영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책이다. [고전 텍스트를 읽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더 정확해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같은 서구 정치사상의 고전들을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읽어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다루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내가 아직 이 책을 읽을 깜냥은 못 되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배경지식이 너무 후달렸다. 비트겐슈타인이야 유명하니 약간이나마 알겠다. 그런데 딜타이나 데이비드슨, 이름만 들어본 이런 철학자들을 "당연히 알지?"하고 들이대니... 모르는데요. 흑흑. 모른다고 전체적인 논지를 이해를 못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만, 읽기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거기다 번역도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리

Naver Blog

신세기 에반게리온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리뷰

( 주의사항 : 이 글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스포일러를 잔뜩 포함하고 있음!! ) 얼마 전에 넷플릭스를 질렀더랬다. 많고 많은 작품 중에 대체 뭘 봐야 할지 고민하던 중 문득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눈에 들어왔다. 오타쿠들의 바이블 격인 애니메이션이지만 여러 이유로 그간 시청을 미루고 있었는데... 어차피 할 일도 없겠다, 이번 기회에 끝내버릴 작정으로 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름만 들어본 고전소설을 읽는 이유와 비슷하게 반쯤은 의무감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여태 본 모든 애니메이션들 중에 단연 최고.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를 깨닫고야 말았다. 와, 이런 명작을 여태 안 보고 있었다니. 오타쿠 인생 절반 손해 본 기분이다. 과거의 나를 위해 조금만 변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여태 에반게리온을 보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 물론 무려 25년 전의 애니메이션이니 지루할 게 뻔하다는 편견도 한몫했으나, 그보다도 에반게리

Naver Blog

손호철의 [현대 한국정치]를 읽고.

현대 한국정치 작가 손호철 출판 이매진 발매 2011.08.19. 리뷰보기 이번에 읽은 책은 [현대 한국정치]. 자칭 타칭 '진보적 정치학자' 손호철이 저술한 현대 한국정치 연구서이다. 여기서 진보라 함은 더불어민주당쯤의 스탠스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도의 인물들은 이 책에선 그저 '자유민주주의 세력(자유주의적 보수)'으로 칭해질 뿐이다. 한나라당의 계보로부터 이어지는 미래통합당 라인은 '수구 세력(반동적 보수)'으로 칭해지고...1 저자 손호철 교수는 최소 정의당의 입장, 혹은 그보다도 좀 더 왼쪽에 서있는 정치학자다. 이러한 시각에서 한국 정치를 평가하는 책이기에 거의 진보의 성역이다시피한 김대중과 노무현까지도 가차 없이 비판해낸다. 보수정당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것도 없겠고. 솔직히 말해 이런 책을 기대하고 읽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정치학을 어느 정도 맛봤으니 정치학의 프레임에서 바라본 한국사를 한 번 읽어보고 싶어 추천받아 산 책인데...

Naver Blog

J. M. 쿳시의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를 읽고.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작가 존 맥스웰 쿠체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3.22. 리뷰보기 존 맥스웰 쿳시(John Maxwell Coetzee). 처음 읽어보는 작가다. 남아공 출신으로, [야만인을 기다리며], [추락], [철의 시대] 같은 작품이 유명하고 노벨문학상 수상 이력도 있다. 대표작들은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비교적 덜 유명한 작품인) [페테르부르크의 대가]가 도스토예프스키 [악령]의 팬픽이란 이야기를 듣고는 호기심이 동했다. 그렇게 읽게 된 책이다. 한마디로 소감을 압축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완벽한 도스토예프스키 팬픽." 형태화시키고 싶지 않았던 마음속 깊은 곳까지 파내어버린다는 느낌이 도스토예프스키적이고, 또 그런 글을 써낸다는 것이 어떤 행위인지, 그런 작가는 어떤 인간일 수밖에 없는지 묻는다는 점에서 도스토예프스키 팬픽으로써 백 점 만점에 천만 점이다. 간만에 정말 끝내주게 재밌는 독서였다. 어느 작품이나 작품의 소재는 작가의 삶으로부

Naver Blog

레마르크의 [개선문], 카프카의 [소송] 등 5권을 읽고.

부대에 갇혀있을 때 읽었던 책 다섯 권의 감상문이다. 길게 할 말은 없지만 흔적이라도 남겨놔야 나중에 덜 까먹을 것 같아서. [개선문]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하자르 사전] - 밀로라드 파비치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 - 플라톤 [소송] - 프란츠 카프카 개선문 작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출판 문예출판사 발매 2014.07.30. 리뷰보기 내게 문학의 힘을 처음으로 깨우치게 해준 작품이 레마르크씨의 [서부전선 이상없다]였다. 反戰으로나 反轉으로나 훌륭한 반전소설. 언젠가 레마르크 작품을 하나쯤 더 읽어봐야지~ 하다가 결국 이번에 이 작품을 손에 들었다. 음... 솔직히 기대한 만큼 재밌진 않았다. 레마르크의 [개선문]은 2차 대전 발발 직전의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소설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대부분 국가권력에 내몰려 도망쳐 온 난민들. 주인공 라비크는 독일인 난민 의사고, 여주인공 조앙 마두는 이태리

Naver Blog

요한네스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를 읽고.

서양 철학사 상 작가 요한네스 힐쉬베르거 출판 이문출판사 발매 2015.08.10. 리뷰보기 서양철학사 하 작가 요한네스 힐쉬베르거 출판 이문출판사 발매 2015.08.10. 리뷰보기 드디어 다 읽었다. 요한네스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다. 저번에 [소크라테스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라는 책으로 서양철학사를 한 차례 읽어본 바 있는데, 사실 시기가 군입대 직전이었다보니 그리 충실한 독서는 하지 못하였다. 줄곧 마음에 두고 있다 새로운 책으로 재도전, 이번에는 책 내용을 조금이나마 오래 기억에 남겨두고자 노트에 간략히 정리를 해나가며 읽었다. 진짜 러프하게만 써놨는데 이것만으로도 얇은 노트 한 권이 꽉 채워지고야 말았다. 이것이 1700페이지짜리 철학사의 위엄인가... 서양철학을 공부해보려고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는 철학 공부를 완전히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준다. 솔직히 말하여 내가 기존에 읽어왔던 서양

Naver Blog

J. M. 쿳시의 [철의 시대]를 읽고.

철의 시대 작가 J.M. 쿳시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9.06.14. 리뷰보기 휴가 동안 읽은 책, J. M. 쿳시의 [철의 시대]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작가다. 쿳시의 소설은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볼 수 없는 자의식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리 말하면 도덕적 민감성이 과하게(?) 높은 인물들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들은 양심에 일치되는 일을, 소위 말하는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들은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모순을 인식한다.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충분히 올바르게 살고 있을까? 우리들 인간이란 존재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못하기에 대개의 경우 답은 '아니오'일 수밖에 없으며, 때문에 이들은 또다시 후회와 죄책감 속으로 빠져든다. 쿳시는 이러한 딜레마를 굉장히 잘 그려내고 있다. 그들을 마냥 긍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게, 딱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도록 말이다. [철의 시대]의 배경은 80년대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의

Naver Blog

테드 창의 [숨], 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 등 SF 소설 4권을 읽고.

그간 SF 소설 네 권을 더 읽었다. 테드 창의 [숨], 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 로저 젤라즈니의 [내 이름은 콘래드], 새뮤얼 딜레이니의 [바벨-17]. 무거운 책들을 읽는 중간중간에 피로회복제로 아주 제격이다. 숨 작가 테드 창 출판 엘리 발매 2019.05.20. 리뷰보기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 [숨]이다. 아홉 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숨], [우리가 해야 할 일], [옴팔로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이렇게 다섯 편이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우리가 해야 할 일]. 고작 다섯 페이지 짜리 단편인데 분량 대비 효과가 끝내준다. 이 단편의 주인공은 아주 단순한 구조의 장난감이다. 외견상으론 버튼 하나, LED 등 하나가 달려있을 뿐인 '예측기'다. 신호기가 내장되어 있어 버튼을 누르면 과거로 신호가 가서 내가 누르기 1초 전에 불빛이 반짝인다. 장난감 이용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누르지 않

Naver Blog

[죽음의 집의 기록], [백년의 고독], [최후의 유혹]을 읽고.

이번 감상문은 다음 세 권의 책을 다룬다. 도스토예프스키 [죽음의 집의 기록],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 라인업만 따지자면 이렇게 묶어서 짬처리할 책들은 절대 아닌데, 글이 안 써지니 별 수가 없다. 병장병에 제대로 걸리고야 만 듯. 블로그에 적어둔 날짜를 보자니 휴가 갔다온 지 아직 2주 밖에 안 됐다는데, 체감상으론 벌써 한 달은 지난 것만 같다. 죽음의 집의 기록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0.03.30. 리뷰보기 도스토예프스키의 본격 시베리아 유형지 체험기, [죽음의 집의 기록]이다. 여타 도스토예프스키 소설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소설보다도 수필에 더 가깝달까? 어디까지가 체험담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확실한 건 경험을 섞지 않고서는 창작할 수 없을 정도의 사소한 디테일들이 돋보이는 소설이라는 것. 자연스럽게 주인공에 도스토예프스키를 대입해서 읽게 되더라. 힘든 환경에서 비참하

Naver Blog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를 읽고.

로마사 논고 작가 마키아벨리 출판 한길사 발매 2018.02.22. 리뷰보기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한참을 미뤘던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사]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마키아벨리가 정치적 조언을 던져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는데, 물론 로마사를 모르면 알아먹기가 영 힘들다. 얼마 전에 [하인켈하임 로마사]를 읽었으니 드디어 큰맘 먹고 도전했다. 아시다시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군주국'의 취득과 유지의 노하우들을 설파하며 이탈리아에 강력한 군주국의 등장을 요청하는 책이다. 반면에 그보다 뒤에 나온 이 [로마사 논고]는 '공화국'을 분명하게 옹호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이 기막힌 변절(?)을 두고 온갖 말들이 오갔다는 것을 들은 바 있으나, 사실 내게는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가 그렇게까지 상호 모순된 텍스트로는 보이지 않았다. [군주론]은 군주국이라는 정치체제를 옹호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군주국을 유지하며 부강하게 할 수

Naver Blog

J. 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등 3권을 읽고.

어둠의 왼손 작가 어슐러 르 귄 출판 시공사 발매 2014.09.05. 리뷰보기 [빼앗긴 자들]도 그랬지만 어슐러 르 귄의 SF는 과학적이라기보다는 문화인류학적이다. 아주 문과틱한 SF. 탁월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찬찬히 그려나가며,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정말 어디서나 언제나 당연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빼앗긴 자들]은 소유와 체제를 다뤘다면 [어둠의 왼손]은 성을 다룬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게센 행성은 고정된 성이 없는 세계로, 생리 시기가 오면 그때의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성별이 변화한다. [빼앗긴 자들]과 [어둠의 왼손]은 '헤인 연대기'라는 동일한 세계관에 속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 두 작품에는 헤인인들이 주도하는 '에큐멘'이라는 단체가 공통적으로 등장하는데1, 온 우주에 흩어져 있는 인류들이 모이는 이상주의적 협의기구라는 면에서 UN과 비슷하다. [빼앗긴 자들]에서는 이들에 대한 설명이 거의 나오질 않아 후반부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Naver Blog

kyooo - 3つかぞえて

https://soundcloud.com/kyoooooyk/my-song-2 kyooo - 3つかぞえて (count 1,2,3) せき止めるものは外れて流れ出した川 세키토메루모노와하즈레테나가레다시타카와 가로막는 것들은 피해서 흘러왔던 강 跳ね上がる足をいつまでも待って日が暮れる 하네아가루아시오이츠마데모맛테히가쿠레루 뛰어올라오는 발걸음을 언제까지나 기다리다 날이 저물어 未だ未だ呆れられるような事, 三つ数えて 마다마다아키레라레루요우나코토, 밋츠카조에테 아직 놀라버릴 것 같은 것들, 세 가지 세고서 くるくる君が来るまでここに居られるかも 쿠루쿠루키미가쿠루마데코코니이라레루카모 빙글빙글 당신이 올 때까지 여기에 있을 수 있을지도 まだまだ楽しい事があるって秘密にしよ 마다마다타노시이코토가아룻테히미츠니시요 아직 즐거운 일들이 있단 건 비밀로 해두자 くるくる明日が来るまでここにはいないかも 쿠루쿠루아스가쿠루마데코코니와이나이카모 빙글빙글 내일이 올 때까지 여기에는 없을지도 北向きの部屋で膝に乗せた機械の熱に 키타무키노헤야

Naver Blog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를 읽고.

공부란 무엇인가 작가 김영민 출판 어크로스 발매 2020.08.26. 리뷰보기 믿고 보는 김영민 교수의 칼럼집1. 김영민 블로그의 '잉여력 넘치는' 정기구독자 중 한 명으로서,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예약구매 질렀다. 26일 발행하는 책을 22일에 수령한 건 왜일까?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을 가볍고 재미난 문체로 써내린 덕에 금방 읽고 감상을 끄적이고 있다. [공부란 무엇인가]는 김영민 교수가 동명의 기획으로 연재했던 일련의 칼럼들을 모아둔 책이다. 대부분은 이미 웹사이트를 통해 읽은 글이었는데, 그래도 김영민 교수의 칼럼은 2회차 달릴 가치가 충분하다. 이번 글은 굉장히 실용적인 주제를 다룬다 공부란 무엇인가?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가? 공부를 해서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똑같은 주제로 떠들어대는 자기계발서들이 산더미처럼 있다지만, 김영민 교수의 글은 클라스가 다르다. 재치 넘치는 문장들과 그 문장 사이사이 속속들이 배여있는 영양가 넘치는 조언들. 한 중년 교수에

Naver Blog

마광수 교수의 도스토옙스키 평가를 읽고서 끄적임.

故 마광수 교수가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평가한 칼럼을 이제서야 보았다. 칼럼의 요지는 간단하다. 마광수 교수는 도스토옙스키를 전혀 좋아하지 않으며 별 볼 일 없는 작가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문학의 가치가 창조적 반항에 있다고 하는 마광수 교수의 문학관으로 볼 때, 보수적인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은 당대 지배권력에 대한 복종만을 설파하였으므로 작가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마광수 교수는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한국문학계의 보수화를 한탄하며 글을 끝맺고 있다. 뭐... 처음엔 읽고 나서 많이 벙찐 글인데, 그냥 넘어가긴 아쉬웠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글은 역으로 내 핵심적인 가치관을 구체화시켜주기도 하는 법. 마광수 교수의 칼럼도 그렇게 이용해보기로 했다. 이 글에서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나의 애정을 변호하며, 나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당히 끄적여보도록 하겠다. 마광수 교수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들이 보수적 가치들을 담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모든 문학작품들은 제각기 어떠한 가치를 대변하

Naver Blog

kyooo - 夏が来れば

kyooo - 夏が来れば (여름이 오면) お酒を飲めないから 오사케오노메나이카라 술을 마시지 못하니까 河原で石を投げて 카와라데이시오나게테 강변에서 돌을 던져서 誕生日を祝う 타은죠우비오이와우 생일을 축하해 東京の西の方は 토우쿄우노니시노호우와 도쿄의 서쪽은 もう雨は降らないの 모우아메와후라나이노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아 東に咲く紫陽花は 히가시니사쿠아지사이와 동쪽에 피는 수국은 もう枯れてしまったよ 모우카레테시맛타요 이미 시들어버렸어 夏が来れば虫が泣いて 나츠가쿠레바무시가나이테 여름이 오면 벌레가 울고 夏が来れば三つは跳ねる 나츠가쿠레바미츠와하네루 여름이 오면 클로버가 피어나 夏が来れば雲は流れ 나츠가쿠레바쿠모와나가레 여름이 오면 구름은 흘러가고 夏が来れば君を呼んで... 나츠가쿠레바키미오요은데... 여름이 오면 너를 불러서... 직접 해본 번역 두 번째. 물론 네이버 어학사전과 파파고의 힘을 잔뜩 빌렸다. 아직 한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분 트위터를 좀 뒤적여봤더니 현재는 육아휴직 중이시란다.

Naver Blog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을 읽고.

미성년 상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0.04.25. 평점 리뷰보기 미성년 하 작가 도스토옙스키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0.04.25. 평점 리뷰보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시작했던 군바리의 도스토예프스키 탐방기가 [지하로부터의 수기], [죄와 벌], [백치], [악령], [죽음의 집의 기록]을 거쳐 어느덧 마지막 작품 [미성년]에 이르렀다. 음, 사실 [미성년]은 뒷말이 많아 가장 뒤로 미룬 책이다. 5대 장편 중에 제일 재미없고, 제일 안 읽히고, 제일 수준 낮다는 평을 여럿 보았다. 직접 읽어보니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더라. 그간 읽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과 비교하자면, 찌질한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가장 비슷하다. 그 말은 즉슨, 읽기 더럽게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뻘짓한 뒤 반성을 해놓고도 몇 페이지 지났다고 또다시 뻘짓을 반복하는 우리의 주인공 아르까지를 따라가다 보면 비명이 절로 튀어나

Naver Blog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세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14.11.15. 리뷰보기 이름이 친숙한 책들은 뭔가 좀 만만해 보인다. [모비 딕], 그거 뭐 흰수염고래 나오는 이야기 아니야? [돈키호테], 그거 뭐 미친 기사 나오는 이야기 아니야? 대충 핵심 줄거리는 알고 있으니 읽기 그리 어렵지도 않겠지. 이번에도 그렇게 샀다가 큰 코 다칠 뻔했다. 아니, [돈키호테]가 1800페이지짜리 소설이었다고? 이 책 두께 실물로 보면 정말 숨이 턱 막힌다. 두 권짜리 분권인데 한 권 한 권이 웬만한 전공서적보다 더 두껍다. 덕분에 사자마자 관물함에서 반년간 갇혀있는 신세로 전락. 얼마 전에 읽을 책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드디어 꺼내들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진짜 말도 안 되게 재밌더라.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 몇 백 페이지씩 읽어제끼니 며칠 걸리지도 않아서, 좀 더 두꺼워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줄거리를 간단 요약하면, 우리가 대강 알고 있는 그 돈키호테가 맞

Naver Blog

브리짓 슐트의 [타임 푸어]를 읽고.

타임 푸어 작가 브리짓 슐트 출판 더퀘스트 발매 2015.06.19. 리뷰보기 워싱턴포스트의 기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브리짓 슐트 씨는 언제나 시간에 쫓기며 산다. 맞벌이 부부인데도 육아 책임은 대부분 슐트 씨가 떠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은 뒤로 자기만의 여가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그녀는, 자신의 시간이 온통 산산조각 나버렸다고 느낀다. 결국 그녀는 수십 년간 시간만 연구해온 시간전문가 로빈슨 씨를 찾아간다. 로빈슨 씨는 말한다. "당신의 시간관리 능력이 문제입니다. 당신에겐 사실 매주 30시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슐트 씨가 자투리 시간을 찾아 잘 활용하면 되는데, 의지가 부족해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슐트 씨는 이런 개소리를 도저히 참지 못하고 뛰쳐나오고 만다. 이 책, [타임 푸어]는 그렇게 시작된다. 예상한 것과는 영 딴판의 책이었다. 일단 표지부터가 오해하기 딱 좋다. [타임 푸어]는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항상 시간에

Naver Blog

생각보다 괜찮은데?

뭔 글을 쓰든 항상 느끼는 사실인데, 나는 참 글재주가 없다. 어휘력 부족하지, 문장은 부자연스럽지, 위트도 없지, 거기에 생각마저도 짧다. 내 글에 스스로 만족하는 상태에서 작성완료 버튼을 눌러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쓴 직후에는 특히나 혐오감이 강렬해져서, 애써 쓴 글을 모조리 다 지워버리고 싶을 때도 많다. 그래도 꾹 참고 올린다. 쓰지 않으면 더 나아질 수 없단 걸 잘 알고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반쯤 포기하고 투기한 글로 가득 찬 곳이니, 아마도 내 블로그는 재미없는 똥글로 가득 찬 공간이리라고 가끔씩 추측해보곤 한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그렇게 올린 글을 한동안 묵혀놓고 몇 달 혹은 몇 년 뒤에 다시 돌아와 읽어보면, 그때의 인상과는 달리 썩 읽을 만한 글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이때 정말 이런 생각을 했다고? 내가 어떻게 이런 글을 쓴 거지? 분명 내게는 나 자신이 만족할 만한 글을 써본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이 괴이한

Naver Blog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등 2권을 읽고.

요즘 글을 안 올리다보니 감상문이 좀 밀려버렸다. 이대로 블로그를 방치하다간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되...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