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든든한 응원단장이지만 감정의 쓰레기통은 아니다 재수 기숙학원 수험생에게 하고 싶은 말
부모도 사람이다. 감정을 가진 존재이고, 상처받고 걱정하고 지치는 사람이다. 여러분이 기숙학원에서 힘들었던 하루를 이야기하면 부모님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통화가 끝난 뒤에도 걱정을 계속한다. "우리 아이가 정말 괜찮은 걸까?" "혹시 너무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내가 뭘 더 해줄 수 있을까?" "혹시 재수를 포기하고 싶어지는 건 아닐까?" 통화를 통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여러분의 걱정을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여러분이 내려놓은 불안을 대신 안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어머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엄마가 아이 감정의 쓰레기통은 아니잖아요." 처음 들으면 조금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자녀의 불안과 고통을 수없이 받아주다가 지쳐버린 솔직한 고백인 것이다.<br><br>생각해 보자. 힘들 때마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불평과 걱정만 쏟아놓는다면 어떤 마음일까? 처음에는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줄 것이다. 두 번째도 마찬가지다. 세 번째도 괜찮다. 하지만 그것이 몇 달 동안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모 역시 감정적으로 소진될 수 있다. 상담사가 아니다. 감정 쓰레기통도 아니다. 여러분의 동반자다.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다. 응원해 주는 사람이다.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여러분의 모든 짐을 대신 짊어질 수는 없다. 수험생활의 어려움은 결국 여러분 스스로 감당하고 성장해야 할 몫이다. 이 말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이야기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여러분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것과 부모와 감정을 나누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br><br>예를 들어 통화할 때 이렇게 말해보자.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래도 계획한 공부는 다 했어요." "성적 때문에 걱정은 되는데 포기하지는 않을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할까 봐 말 안 하려다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런 대화는 불안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도 함께 전달한다. 또 하나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여러분이 재수하는 동안 부모도 함께 재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학원비를 마련하고, 건강을 걱정하고, 성적을 걱정하고, 수능 날짜를 손꼽아 기다린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부모 역시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단지 공부하는 사람이 여러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