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재수 기숙학원은 일반 학교나 학원과 다릅니다. 하루 24시간을 학원 안에서 생활합니다. 공부도 하고, 식사도 하고, 잠도 자고, 친구들과 생활도 합니다. 즉 학습과 생활이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공간입니다. 그래서 기숙학원에서는 학습관리와 생활관리 중 어느 하나만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생활이 무너지면 학습이 흔들리고, 학습이 흔들리면 생활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독 피곤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실에서 자습하다 꾸벅꾸벅 조는 학생들도 눈에 띕니다. 이를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공부는 생각보다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입니다. 아침 기상부터 밤 취침까지 끊임없이 머리를 사용합니다.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고, 오답을 분석하고, 개념을 정리하고, 계획을 수정합니다. 육체노동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정신적인 에너지 소비는 매우 큽니다. 게다가 재수생들은 공부 외에도 수많은 부담을 안고 살아갑니다. 지난해 입시에 대한 아쉬움. 부모님께 대한 미안함.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친구들은 대학 생활을 하는데 나만 다시 공부하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 원하는 대학에 반드시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러한 감정들이 쌓이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게 지치게 됩니다. 바로 이때 담임교사의 역할이 시작됩니다. 좋은 담임은 단순히 몇 시간을 공부했는지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학생의 표정을 봅니다. 식당에서 밥을 얼마나 먹는지 살펴봅니다. 강의실에서 집중도가 떨어지는지 확인합니다. 독서실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 관찰합니다. 숙소 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귀를 기울입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먼저 도움을 요청하지 않습니다. 괜찮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괜찮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담임교사는 말보다 행동을 먼저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예전보다 식사량이 줄었다면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갑자기 자습시간 졸음이 많아졌다면 수면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보다 오히려 지나치게 무기력해진 학생을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공부가 안 돼요.”라고 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대화를 해보면 공부 자체가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잠이 부족한 경우. 친구와 갈등이 있는 경우. 부모님 기대에 대한 부담이 큰 경우. 성적에 대한 불안이 지나치게 커진 경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경우. 겉으로는 모두 공부 문제처럼 보이지만 원인은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담임교사는 성적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삶 전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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