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일 맛있는 음식은 남이 해준 요리다>
내가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고 착각했던 시기가 있다. 잘하는 요리라면 당장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뚝딱 만들어내는 것들이다. 거의 매일 반찬이나 술안주를 만들기도 했다. 그 시기가 그랬다. 나는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게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던 일이라는 걸 깨달은 건, 요리를 한참이나 하지 않았던 것이 계기다. 어지간하면 사 먹는 게 저렴한 시대가 왔다. 김치도, 반찬도, 술안주도 사 먹는 게 이득이다. 1인 가구는 그렇다. 직장에서 한 끼를 먹으니 집에서 먹어봤자 하루에 한 끼 정도다. 그럼에도 장을 봐야 할 때면 대파는 한 단, 양파는 한 망을 사야 한다. 당연히 다 썩어서 버리기 일쑤다. 그러니 사먹는 게 낫다는 거다. 밀키트의 시대다. 냉동 도시락마저 생각보다 맛있어서 쟁여놓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