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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놉: 이번엔 정말로, "돈룩업"

나쁜 기적이라는 것도 있을까? What's a bad miracle? 글을 시작하는 문장을 정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민이 되는 일이다. 그건 아마 영화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항상 오프닝 시퀀스를 주의깊게 보게 된다. #1. 놉의 성경구절: 나훔 3장 영화 '놉'은 성경의 한 구절로 시작한다. "And I will cast abominable filth upon thee, and make thee vile, and will set thee as a spectacle" (내가 또 가증하고 더러운 것을 네 위에 던져 능욕하여 너로 구경거리가 되게 하리니) 구절에서 대사에도 나왔던 단어 하나가 보인다. Spectacle. 스티븐 연은 하늘 위의 생명체를 관객들에게 구경거리로 소개한다. ("You are gonna witness an absolute spectacle.") 성경에 대해 무지한 관계로 짧게 찾아본 나훔 3장은 니느웨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경고를 하는 구절이라고 한다. 즉 하나님은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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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홈리스: 숨구멍을 찾는 젊은 가난들

"지하에는 죽은 사람들이나 사는 거야" 빈 집이 절실히 필요한 어느 젊은 부부. 배달일을 하다 만난 어느 노인의 집에 대신 살게되는데,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그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영화의 주인공 '한결'과 '고운'은 결코 도덕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두 명이 대단히 나쁜 사람들인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가 아주 나쁜 일이더라도. #1. MZ 세대 '기생충' 네이버 영화, 스틸컷 홈리스가 MZ 세대의 기생충이라는 비유를 봤었다. 본인들이 장만할 수 없는 타인의 집에 기생해 산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줄기가 비슷하다. 한결이 학생들에게 당해 오토바이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지점에서는 언뜻 '조커'의 초반부가 떠오르기도 한다. 구조화된 오랜 가난과 젊은이들의 가난은 어떻게 다른가. 이 영화가 앞서 말한 두 영화와 다른 지점은 명확하다. 차곡차곡 쌓여왔던 분노와 답답함을 분출하지 않는다는 것. 한결과 고운은 누군가를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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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밀수: 생각보다 뻔하지 않은 해녀액션

너 나 모르냐? 진숙에게, 춘자가 전복 대신 밀수품을 낚는 해녀들. 선장 아버지를 잃은 해녀들의 리더 '진숙'은 생계를 위해 '춘자'가 권유하는 대형 밀수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한다. #1 익숙한 장르 속 새로운 몇 가지 밀수는 액션물이다. 여름 극장가의 액션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들이 몇 가지 있다. 베테랑(2015.08), 청년경찰(2017.08) 같은 류의, 때마침 베테랑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름 액션물에 기대하는 것은 호쾌한 액션과 답답함 없는 스토리 전개이지 상상도 못한 치밀한 짜임새는 아닐 것이다. 아, 이정도 쯤에서 반전이 있겠군. 이제 슬슬 액션이 나올 때가 됐는데.. 같은 어느 정도의 정형화된 장르이니까. '밀수'도 이 익숙한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의 현란한 액션과 나올 때 찜찜함이 없는 권선징악식 결말. 하지만 새로웠던 점은 액션이 칼과 총이 아닌 해녀들의 액션이었다는 점..! 물 속에서 밀수품을 낚아올리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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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 디스인챈트 시즌 1 정리/리뷰

시리즈물을 즐겨보지 않는 필자가 넷플릭스에서 정말 사랑하는 시리즈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디스인챈트입니다. <심슨 가족>의 제작자가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특유의 유머코드가 피식거리며 이야기를 계속 보게 합니다. 디스인챈트 대망의 마지막 시즌 공개가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리뷰 겸 스토리 정리를 좀 해볼까해요. 원래 다 끝나고 리뷰를 하려 했는데 이제 슬슬 스토리라인이 기억이 안나는 지라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Disenchantment Season 1 Let's go 1. 메인 캐릭터 3인방의 만남 시즌 1은 남은 시즌에 비하면 아주 밝고 즐거운 분위기입니다. (결말 제외) 백발의 공주님 '빈'과 초록색 엘프 '엘포', 그리고 아무리 봐도 고양이인 악마 '루시'가 만나고 친해지는 과정과 함께 어딘가 비틀어진 판타지 세계인 작중 배경을 설명합니다. 빈은 조그 왕과 사망한 대그마 왕비의 소생으로 주근깨 가득한 캐릭터 디자인만 봐도 범상치 않은 공주님입니다. 술을 좋아하고, 입이 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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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민음북클럽 웰컴기프트 후기 및 선정도서

영상매체에 빠져있느라 한동안 독서를 게을리 한 것 같아 올해는 북클럽에 가입해보았다. 요즈음 흥미롭게 보고 있는 "민음사" 유튜브 채널에 낚여버린,,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에 대한 열정이 이 정도였던가? 오픈날 서버가 터지고 조마조마하며 겨우 1차 배송에 탑승할 수 있었다. 1) 귀여운 포장지 & 키링 저 애벌레의 이름은 복희라고 해 귀여운 복희와 함께 등장한 박스. 박스의 가장 위쪽에는 올해 추가된 nfc 키링이 있었다. 4종 중 하나인데 파란색이 와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휴대폰에 NFC 키링을 접촉하면 이벤트가 보이는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다. 2) 알찬 구성: 책 6권, 잡동산이 4권, 노트, 스티커 알차다 알차 본격적인 구성품을 살펴보자. 민음북클럽 웰컴도서 573권 중 3권을 고를 수 있고, 웰컴도서에는 [쏜살 문고], [오늘의 젊은 작가], [세계시인선], [세계문학전집]이 포함된다. (작성자는 이 중 소장하고 싶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소개를 보고 끌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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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이 아름다운 보라빛 구덩이

"행복해질 준비됐나요?"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포스터의 모든 것은 거대한 낚시다. 화창한 색감하며 희망적인 문구들.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의 디즈니월드 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 (두번째 낚시: 영화 소개글) 포스터와 위의 영화 소개만 보고 귀여운 꼬맹이들이 신나게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에 미소 지을 생각을 했다면, 이 이상 읽지 말고 영화를 보고 올 것을 추천한다. 차츰 무게가 더해가는 현실이 이 영화의 주매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니와 친구들은 그들의 아이다움을 마음껏 뽐낸다.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때로는 수습할 수 없는 큰 사고를 치고 도망오기도 한다. 영화의 중반부 즈음, 어쩌면 정말 영화의 소개글마냥 이 척박한 곳에서도 빛나는 천진난만한 모험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때 현실은 아이들에게로도 그 회색 손을 뻗쳐온다. 갑자기 어느 순간 가슴이 탁 막혀오면서 쿵쿵하고 마음이 아프다. 무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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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플레이스] 시즌 4 최종화(13화); 사후세계 설계의 끝

끝났습니다. 시즌 1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먼 길을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굿 플레이스. 정말 가벼운 무드로 인간, 사후세계, 그리고 도덕에 대해 세밀하게 다룬 드라마였습니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시즌 1의 그 답답한 주인공들이 결국 세상을 구하게 될 줄이야. 마법 다람쥐가 먹을까 봐요. 그래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죠. 드라마 내내 정말 좋아했던 커플. 제이슨, 그리고 재닛. 로봇과 사람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참 많지만(물론 재닛은 non-robot, non-human이다) 이 커플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적은 없었습니다. 재닛이 사람이 아님에 슬퍼하지도 않았고, 그 종(?)차이가 그 둘 사이에 대단한 장애물도 아니었습니다. 마지막화의 시작에서 제이슨이 결국 굿 플레이스를 떠날 때 이번화는 참 슬프겠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맞았습니다. 치디가 떠날 때 결국 찔끔 울었으니까. 제이슨이 목걸이를 주러 재등장했을 때 혹여나 굿플레이스에 다시 남는걸까 기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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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주인공만 모른다: 영화 클리셰 총집합!

여자 주인공만 모른다 저자 듀나 출판 제우미디어 발매 2019.12.05. "디즈니 영화니까요. 주인공의 부모님들은 곧 죽을 거에요." -제니퍼 리 감독 간략 책 소개 듀나 작가의 가벼운 문체로 나열되는 영화의 각종 클리셰들이 주 내용이다. 각 챕터마다 클리셰 하나가 소개되고, 이 클리셰를 사용했던 영화들 이야기부터 작가의 각종 사견들이 뒤를 잇는다. 원래 블로그에 연재되던 글이었던만큼 유쾌한 드립들이 난무한다. 책의 초반 클리셰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며 논리적으로 설득하던 작가가 멀리 가지 않아 대차게 클리셰들을 까대는 모습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 맞아맞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지 리딩 북이다. 추천 -영화를 즐겨보는 독자 -가볍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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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후기] 사랑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His love is real. But he is not. 영화는 두 번의 분위기 반전을 거친다. 첫번째 터닝포인트는 데이비드가 모니카에게서 버림받았을 때. 이 때를 기점으로 영화는 A.I.에 대한 도덕적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동화 속으로 들어간다. 그 다음 장면에서 남창 로봇, 지골로 조의 등장으로 이 영화가 옴니버스 식인가 헷갈리기도 했다. 섹스 로봇과 피노키오, 화형식과 파란 요정이 공존하는 동화가 한창 펼쳐지고, 지골로 조와 데이비드, 조는 영화 전반에서 데이비드의 보호자 역을 맡는다. 바닷속에서 데이비드가 파란 요정을 보며 기능이 정지했을 때 두번째 전환이 시작된다. 사실 이 때는 이대로 영화가 끝나는 줄 알았다. 나레이션을 들으며 슬프지만 그런대로 현실적인 영화의 마무리를 하고 있을 때 다음 장면으로 나온건 외계인(인지 로봇인지 모르겠지만)들이었다. 말 그대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 모니카를 되살리고 데이비드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사해준다. 쓸쓸한 푸른빛 새드엔딩에서 노란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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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후기] 공포와 불쾌를 혼동하지 말 것

"제가 찍어드릴까요?" 영화는 페이크 다큐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 말인즉 누군가는 흔들리는 화면에 멀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다른 누군가는 작위적인 카메라의 앵글에 때때로 영화의 몰입이 깨진다는 뜻이다. 이 형식을 택했다면 페이크 다큐가 갖고 있는 단점들을 최소화시키거나 단점을 덮을만큼의 강한 몰입감이나 사실감을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랑종의 초반부는 페이크 다큐의 사실성을 쌓아올리기 위한 훌륭한 작업이었다. '님'은 정말 어딘가 실존하는 이국적인 샤머니즘의 대리자 같았다. 그녀를 연기한 '싸와니 우툼마'가 평범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배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큐에 몰입되게 만들었던 이 배우 다큐의 몰입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소위 그 "공포"가 시작되고 난 이후부터였다. 현저히 줄어든 촬영팀의 개입, 제 3자가 찍고 있는 것 같은 구도와 작위성은 영화의 후반부에 갈 수록 심해졌고,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영화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영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관람 내내 찝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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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제로 투 원 저자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출판 한국경제신문 발매 2014.11.20. "창조적 독점이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은 지속 가능한 이윤을 얻는 것이다. 경쟁이란, 아무도 이윤을 얻지 못하고 의미 있게 차병화 되는 부분도 없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경쟁이 건강하다고 믿는 걸까?" -Chapter 4. 경쟁 이데올로기 간략 책 소개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주 내용인데, 기술적인 내용은 아니다. 그보다는 창업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기업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일곱가지 질문(기술, 시기, 독점, 사람, 유통, 존속성, 숨겨진 비밀)이나 동업자의 선정 기준과 같이 실리적인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본인의 경험담과 여러 기업들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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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끝내 인간에 속하지 못한 누군가의 생

인간 실격 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 민음사 발매 2004.05.15.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언뜻 그 생각이 머리 한쪽 구석을 스치자 흠칫했습니다. 만일 저 도스토 씨가 죄와 벌을 유의어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반의어로 병렬한 것이었다면? 죄와 벌. 절대 서로 통할 수 없는 것. 얼음과 숯처럼 융화되지 않는 것. 죄와 벌을 반의어로 생각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바닷말, 썩은 연못, 난마의 그 밑바닥...... 아아. 알것 같다. 아냐, 아직....." -인간실격, 115p 간략 책 소개 책의 서술자가 '요조'라는 인물의 사진과 수기를 입수해 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액자식 구성의 책이다. 요조라는 인물이 쓴 제 1 수기, 제 2수기, 제 3수기가 주된 내용이다. 수기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느껴 어려서부터 익살을 익혔던 인물의 삶을 그린다. 요조는 사랑일 수도 있었던 감정을 느끼고, 그 상대와 동반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며, 끝내 아주 오랜 시간 지속된 우울에 집어삼켜지기도 한다. 책 속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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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서로로부터 독립하기 전, 엄마의 인생 이야기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개정증보판) 저자 한성희 출판 메이븐 발매 2020.01.28. "딸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더 특별하다. 엄마는 딸이 어린 소녀에서 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모든 시기에 최우선적인 역할 모델이 된다. (중략) 딸들은 '레테의 강'을 건너 저편으로 가야 한다. 이제 성인이 된 딸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내면의 엄마는 지워야 할 과거다." -Chapter 4. 딸아, 무엇을 하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간략 책 소개 먼저 가장 중요한 것. 이 책은 대책없이 삶을 즐기라던가 너는 무조건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말랑말랑한 소위 '자기계발서' 류의 책이 아니다. 물론 어머니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보내는 편지인만큼 애정과 응원이 듬뿍 담겨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20만명의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7만 시간의 경험들이 책 속에 더 많이 녹아 있다. 여러 환자들의 이야기와 작가 본인의 직업적, 개인적 이야기가 합쳐져 큰 깨달음까지는 아니더라도 (특히 여성이라면)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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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of Gucci 후기] 그 이름이 뭐라고

Father, son, and house of Gucci 성부, 성자, 구찌 가문의 이름으로 영화의 내용에서 어딘가 묘하게 익숙한 향기가 난다. 유서깊은 부잣집 아들이 가난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부모님은 "이 결혼 반댈세"를 외친다. 남자 주인공은 "널 위해서라면 가문도 버릴 수 있어"라며 여자 주인공과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택하지만 사실 여자 주인공에게는 숨겨진 야망이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배신, 불륜(애매하긴 하지만,,), 뒤통수,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살인까지! 우리네 막장드라마가 떠오르는 전개이다.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가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현실은 때로 각본보다 더 스펙타클하다. (실제로) 피가 튀기는 전개와 화려한 명품을 두른 배우들로도 스크린은 격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화면은 차분한 시선을 유지한다. 영화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시야를 모두 보여주기는 하지만, 전체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은 여자 주인공인 파트리치아의 욕망이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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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배트맨] 물에 잠기고 불은 오른다

"If you are justice, please do not lie. What is the price for your blind eye?" 리들러의 N번째 수수께끼 화면이 참 어둡다. 고담시야 항상 그랬지만, 이번 배트맨 영화의 고담시는 특히나 더 어둡고 축축했다. 이 어두컴컴함은 후에 나올 두 대비되는 색상을 더욱 대비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로 그와 별개로.. 전날 잠을 못 자서인지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의 규칙적인 숨소리 ASMR에 살짝 졸 뻔했다. 이번 배트맨은 여러방면에서 참 미숙하다. 우당탕탕 넘어지고, 빌런에게 쫄고, 알프리드에게는 아빠행세하지 말라며 성질을 낸다. 이 미숙함은 히어로물이라기보다는 추리물에 가까운 영화의 장르와 기나긴 러닝타임과 맞물려 다소 늘어지는 장면들을 만든다. 특히 장례식 폭파를 기점으로 리들러와의 문답은 긴장감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문제를 내는 사람도, 맞추는 사람도 별로 열의가 없어보인다. 그럼에도 정말 기억에 남는 씬이 있는데,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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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후기] 왕실 밖에서야 내뱉는 첫 숨

왕실에는 시제가 하나 뿐이야. 미래는 없고, 현재는 곧 과거이니까. “Well here, there's only one tense. There is no future. The past and the present are the same thing. 이제는 저 포스터만 봐도 숨이 막힌다. 마지막의 대탈출 전까지 영화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불안정하고 절망적인 상태를 그대로 담는다. 얼마나 끈질기고 자세하게 담느냐면, 보는 내가 다 갑갑해서 숨이 잘 안쉬어진다. 극장을 나오면서 해방감을 느낀 관객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영화가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 물론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올해 나왔던 다른 실화 기반의 피튀기는 막장영화인 "House of Gucci"에 비교하면 오락성은 많이 떨어진다. 비록 현실의 영국 왕실은 막장이었어도, 영화에서는 아주 우아하고 우회적으로 그 속사정이 드러난다. 사망한 구찌 가문 선조와 현존하는 영국 왕실의 치부의 무게가 다르기도 하다. 스펜서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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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리뷰] 폭력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가

그 애들은 저를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제는 저도 제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극 중, 김건우의 유서 이 영화를 본 것은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를 잇는 도발적인 패드립의 영화라니. 그리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생각은, 그렇게 잔인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었을까. 1) 학교 폭력의 컨텐츠화 영화를 보다보면 특히나 머리를 꾹꾹 누르게 되는 구간이 두 군데 있다. 노래방 씬, 그리고 개목줄 씬(보다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끓어오르는 울화통을 한숨으로 내쉬면서 시즌 2가 나오면 언젠가 쓰려고 미루어두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이 생각났다. 어? 이거 지우학 볼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청소년에게서 청소년에게로 가해지는 적나라한 폭력, 그러니까 학교폭력의 이야기이다. 아직도 왜 필요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는 지우학에 비해 그래도 니부모, 영화 니부모는 관객을 분노하게 하려는 목적이 보이기는 한다. 지우학은 아니다. 아무것도 해소 되지 않고 그저 자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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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 룩 업] 멸망 앞에서도 코앞만 보는 사람들

"우리는 당신들한테 지구가 곧 박살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거라고!"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왜 그런적 있지 않나. 미리미리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점점 미루고 미뤄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질 때. 해야 할 일이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어차피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눈을 감아버린다. 눈을 뜨고 나면 기적이 일어나있기를 소망하면서. Don't look up에서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지구로 부숴버리려 다가오고 있는 혜성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이 지점에서 두 그룹으로 나뉜다. 문제(혜성)을 마주하지 않고 코 앞의 이득만을 좇는 사람들과 그들의 고개를 어떻게든 들어올려 문제를 직면하게 하려는 사람들. Don't look up과 Look up을 외치는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전자가 영향력도 수도 많았기 때문에 영화의 사람들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 네이버 영화, 스틸컷 애초에 영화에 나오는 정치인과 기업인에 큰 기대를 갖지 않아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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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브로커: 신파보다 휴머니즘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죄가 가벼워?" 워낙 혹평이 많았던 터라 영화를 보기 전에 조금의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주영 배우와 배두나 배우가 나온데다 아이유의 첫 스크린 데뷔? 송강호 수상? 어차피 볼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가지는 높은 기대 때문에 지나치게 저평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파의 느낌이 들 수는 있을지언정 중간에 나오고 싶거나 잠이 들정도로 지루한 영화는 아니었다. 물론 배우진 때문에 고평가되었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배두나 배우와 송강호 배우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이 영화 곳곳의 붕뜨는 부분들을 눌러준다. 이 둘이 없었다면 지나치게 판타지 같았을지도. -- 아래부터는 결말까지의 스포 함유 -- 네이버 영화, "브로커" #1. "태어나줘서 고마워" 문제의.. "태어나줘서 고마워" 씬. (어떤이에게는 가장 좋은 장면이었을 수도 있겠다.)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직접적이어도 너무 직접적이다. 마지막으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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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앤디를 찾아서 (2021.10.01-2022.02.06)

이 사람에게서 무엇이 보이는가. 여성성? 남성성? 사진 속의 인물 위에는 왜 여기저기 덧칠이 되어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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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어디로 가야하죠.

0. 택시 택시 타는 것에 맛이 들렸다. 소비는 습관이라고, 한 번 택시를 타기 시작하니 별별 이유를 들어 택시를 끊기가 어려워졌다. 어느 날은 날이 너무 더워서, 어느 날은 약속시간이 촉박해서, 또 어느 날은 버스가 안 와서. 막차가 끊겼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전에는 너무 늦었나 싶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이제는 택시를 탈 핑계가 하나 늘어나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1. 또 한 가지 이유 그리고 무엇보다 큰 이유 하나. 목적지에 가는 동안 기사님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꽤나 소중해졌다. 내가 탄 곳, 그리고 내가 내릴 곳. 이 두가지 정보 이외에는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그렇게 흔할까.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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