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재택근무를 하며
창밖에 비가 내린다. 빗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소리다. 비를 보면서 소파에 앉아 있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했다. 집에서 일하니 출퇴근 시간은 절약되지만, 일과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일을 끝냈는데도 계속 일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노트북을 닫는다. 이제 진짜 끝이다. 몸을 늘린다. 하루 종일 앉아 있었더니 몸이 뻐근하다. 부엌으로 간다. 저녁을 먹어야 한다. 냉장고를 열어본다. 오늘은 장을 봐서 재료가 있다. 간단하게 파스타를 만들어야겠다. 물을 끓이고 면을 넣는다. 소스를 준비한다. 요리를 하면서 비 소리를 듣는다. 평화롭다. 이런 순간이 좋다.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접시에 담고 식탁에 앉는다. 촛불이라도 켤까 싶지만 그냥 먹는다. 혼자 먹는 저녁이지만 오늘은 왠지 괜찮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서 입에 넣는다. 맛있다. 내가 만든 음식이라 더 맛있는 것 같다. 창밖의 비를 본다. 비는 계속 내린다.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걷는다. 차들이 지나간다.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