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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간밤에는 새벽까지도 빗줄기가 거세더니, 아침이 되니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이번 태풍 힌남노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2012년 볼라벤을 넘어서 1958년 사라를 소환했다. 우려와는 다르게, 서울은 다소 평온하게 태풍을 보낸 듯하다. 물론 한반도 남부와 태풍 진로 주변의 해안가는 물폭탄과 푹풍해일로 물난리가 났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의 비극을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의 무사를 죄스러워할 순 없는 노릇이다. ㅣ 안전에 관한 것이라면 호들갑스러워도 괜찮다. 이번 태풍이 역대급 태풍일 것이라며, 순간최대풍속 85m/s로 한반도를 초토화했던 1958년의 '사라'를 입에 올렸다. 순간최대풍속 60m/s였던 '매미'에도 비교했다. 지난 중부지방 폭우 대응에서 한심한 모습을 보였던 대통령도 이번엔 정신을 차렸느지 밤샘 대기했다. 국민이 바라는 건 중앙재해대책본부 상석에 앉아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대통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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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났지만 여름이 끝나진 않았다.

처서가 됐을 즈음엔 여름이 끝난 줄 알았지만, 백로와 추석이 되자 다시 여름이 돌아왔다. '예년보다 7~8도 낮은 기온'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들더니, 금새 또 사라진 줄 알았던 매미소리로 시끄러웠던 추석연휴를 보냈다. 그나마 계절감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밤에는 바통을 이어쥔 귀뚜리라미 소리 때문이었을 테다. 올해는 절기가 바뀔 때마다 날씨가 이상하단 이야기만 하게 된다. 4월부터 시작된 터무니없이 빨리 온 더위하며, 8월의 정체전선에 9월의 초대형태풍까지 '지구 온난화'를 떠올릴만한 이상 고온을 거듭해서 경험하고 있다. 이거 위험하다. 2022년 9월 8일 문래동3가 대선제분 공장 위로 노을이 지고 있다. 추석 연휴 동안 대항해시대 오리진에 빠져 있다가, 책을 네 권이나 읽을 수 있었다. 헛웃음이 좀 나오는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망작이라 비난했던 게임을 다시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99년 행정반 486컴퓨터로 밤새 플레이했던 대항해시대2에 대한 향수는 이미 대항해시대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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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100년 스토리클럽 2기 6번째 모임을 다녀오다.

나의 도시, 나의 서울을 발견하는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 , 100년의 이야기 돈의문박물관마을 https://dmvillage.info/project 서울100년 스토리클럽은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진행하는 모임이다. 근대사를 아우르는 '서울의 100년"에 관한 수다를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냉큼 신청했던 모임이지만, 방점은 지금을 살아가는 소시민에 찍혀 있었다. 애초에 목적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나에게 서울은 어떤 의미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그래서 첫 모임은 강원도 동해시를 다녀오느라 참석할 수 없었지만, 두번째 모임부터는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변머리가 더 없어진 나는 외려 똥고집이 더 늘었다. 모임 멤버 중에는 4년전 서점에 관한 책을 출간한 작가가 있다. 아예 알지 못했다면 모를까, 말을 전해 들었는데도 모른 척 넘길 순 없었다. 부랴부랴 책을 검색해 보고, 늦지 않고 읽어 본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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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 생각했다면 하려고 노력해 보기로 했다.

피곤하기 그지 없는 월요일 오전이다. 지난 금요일엔 거의 다섯 시간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스토리클럽에 제출해야 할 글을 쓰기 위해 다시금 신문로2가에 현장 취재를 나갔었다. 그 고단한 답사 끝에 저녁식사로 곁들인 막걸리 한 병이 문제였다. '2022 정동야행" 행사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광화문광장까지 내쳐 다녀온 것이었다. 토요일 아침에는 몸이 부서질 것처럼 힘들었지만, 또 외출 채비를 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우연하게 듣게 된 오르간 연주때문이었다. 정동야행 행사의 일환으로 오르간 연주회가 있었다는데, 파하고 나서야 도착한 터였다. 밤의 성당 바실리카 안을 둘러 보고 있었더니, 오르가니스트가 연주를 시작했다. 순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높은 천장의 회당 안을 울려대는 파이프오르간의 소리가 너무 압도적이라서 말이다. 성당 입구 2층에 마련된 파이프오르간을 한 오르가니스트가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케이드가 없이 네이브 위로 높이 올라간 천정 덕에 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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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 듯, 가을 아닌, 가을 같은.

지난 주 초에는 속초엘 다녀왔다. 동해안 소도시의 낮기온이 22도였고, 바닷바람이 꽤나 시원했다. 가을인 듯싶었다. 서울에 올라오자 후텁했다. 저녁 기온은 여전히 26~7도까지 올라갔고, 새벽녘에야 18도까지 떨어졌다. 속초에선 낮에도 걸치고 다니던 얇은 재킷을 계속 입고 다니기 힘들 수준이었다. 이쯤되니 모기도 기승이다. 30년전 강원도에서 살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자꾸만 일상으로 나타난다. 그래도 하늘은 가을 같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란 말이 왜 생겼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구름때문인 듯하다. 여름은 저층운인 적운이나 적란운의 계절이지만, 가을이 되면 고층운인 권운(새털구름)이 발달한다. 요즘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제멋대로 하늘하늘 날리는 권운은 진짜 새털처럼 보인다. 1. 가짜노동에 대한 고민의 계기를 만들어주다. 가짜 노동 저자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출판 자음과모음 발매 2022.08.08.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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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리뷰 조작단

한겨레가 작정하고 플랫폼 기업들의 리뷰 조작에 대한 기획기사를 쓰고 있다. 눈여겨 볼 만하다. 리뷰 조작 기승부리는 재능 거래 플랫폼 [단독] 리뷰 조작이 재능 거래?…네이버 ‘맛집’도 못 믿겠네 크몽·숨고, ‘기업형 리뷰 조작’ 사실상 방치 상담 의뢰한 업체 5곳 모두 “리뷰 조작 가능” 불법 마케팅 사실상 방치…소비자 피해 우려 www.hani.co.kr 2. 쿠팡은 알바 놀이터…최상위 구매평 다섯 중 넷은 ‘조작’ [단독] 쿠팡은 알바 놀이터…최상위 구매평 다섯 중 넷은 ‘조작’ [플랫폼 리뷰 조작단] 기획광고실행사 ‘작업 리뷰’ 분석해보니문건 속 190개 리뷰 최상단 노출리뷰만 800개 ‘파워리뷰어’도 www.hani.co.kr 3. ‘내돈안산’ 리뷰 조작단…“보름이면 상품랭킹 상위권” [단독] ‘내돈안산’ 리뷰 조작단…“보름이면 상품랭킹 상위권” [플랫폼 리뷰 조작단] 기획‘리뷰 건당 3500원’ 기업형 광고실행사 기승업체 엑셀 파일엔 쿠팡 리뷰 조작 현황 담겨 ww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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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에 차렵이불을 꺼내다.

이슬이 맺기 시작한다는 백로(白露)가 한 달 전이었는데, 이제 그 이슬이 차가워진다는 한로(寒露)가 됐다. 한로 당일이었던 8일에도 해가 진 뒤엔 꽤나 쌀쌀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러 가면서 조금 두꺼운 후드집업을 입고 나갔는데, 지퍼를 채워 올리고도 제법 쌀쌀했었다. 여전히 여름 홑이불을 덮고 자는데, 새벽에는 한기에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어제, 드디어 차렵이불을 꺼냈다. 심지어 가을비에 낮기온도 한참은 떨어져서 제법 쌀쌀해지기까지 했다. 20도를 넘던 낮기온은 15도 밑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전혀 쾌적하지 않은 가을날씨가 된다. 주간일기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서울의 낮기온은 9도다. 결국 '차렵이불밖은 위험'한 온도가 됐다. 지난 한 주는 꽤나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수요일에는 신문로2가와 사직동을 쏘다녔고, 목요일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다녀왔고, 금요일엔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다녀왔고, 토요일엔 이촌동 노들섬으로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러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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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가을이 됐다.

날씨가 참 요상하다 싶기만 했다. 이제 벌써 10월이고, 이쯤이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는 걸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어제에서야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느티나무의 단풍을 보고서야 그런 계절이 되었구나 싶었다. 어제와 달리, 기온이 뚝 떨어진 오늘은 하늘마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했다. 관악산은 정상과 산등성이부터 단풍이 타고 내려오고 있다. 주말쯤엔 관악산이나 올라볼까 싶어지다가도, 피곤하겠다 싶은 마음에 고개를 젓게 된다. 대충 삼성산이나 오르는 것으로 대신해야 할 듯싶다. 지난 주에는 두 권의 얇은 책을 읽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에 대한 책으로 기대하고 읽었으나, 그 기대가 충분히 충족되지는 못했다. 1. 재미는 있지만 아쉬움이 크다.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저자 숀 비텔 출판 책세상 발매 2022.09.05. 번역 제목에 질겁했다가 원제에 흥미를 느꼈다가, 살펴 본 목차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가 작가인 숀 비텔이란 개인에 매력을 느꼈다. 이 책을 읽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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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霜降)에도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다.

지난 주초에는 한파주의보를 경험하게 하더니, 주말로 갈수록 또 20도에 가까운 날씨가 됐다. 좀처럼 종잡기 어려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상강이었던 어제는 재킷을 계속 입고 있기 어려울 정도로 낮기온이 따뜻했다. 엊그제야 산행으로 몸이 더워져서 반팔로 돌아다녔다고는 하지만, 이런 변덕스런 날씨 상황이 당최 곤란하기만 하다. 2022년 10월 21일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만난 대왕참나무의 단풍 2022년 10월 22일 호압사에서 만난 느티나무의 단풍과 호암산 정상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내일까지인데, 개막작이자 국제경쟁작인 <꼬마 니콜라>를 보고 왔다. 이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알라딘중고매장에서 시리즈의 첫 권을 하나 들고 왔다. 삽화가 장 자크 상페가 두어 달 전쯤에 타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터라 더욱 각별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저런 글을 쓰고 정리하면서 지난 한 주는 꽤나 정신없이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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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송현동

법정동 송현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안국역에서 동십자각으로 넘어가는 길이 약간 언덕졌는데, 그곳을 송현이라고 불렀다. 송현동의 대부분은 벽동(壁洞)이라고 불렸다. 2013년 송현동의 모습. 미대사관숙소로 사용되던 땅이 삼성물산으로 매각됐었다. 삼성에서는 신라호텔계열의 한옥호텔을 짓겠다고 설레발을 쳤지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덕성여중, 덕성여고, 풍문여고(지금의 서울공예박물관)때문에 좌절됐다. 땅을 대한항공에 팔았다. 대한한공 역시 호텔을 짓겠다고 유난을 떨다가, 마찬가지 이유로 땅만 묵히고 있었다. 이 땅을 서울시가 사들였다. 2022년에 '열린송현 녹지광장'이 열렸다. 일단 담장을 허물어서 시야를 확보한 건 의미가 있다. 그 외에는 녹지로서의 의미를 전혀 갖지 못한다. 급하게 깔아놓은 잔디밭의 엉성함이라던가, 대충 심어놓은 듯한 코스모스나 해바라기, 유기적이지 못한 보도서껀 무엇 하나 좋게 평가할 수 없다. 이 땅이 5560억짜리 서울시 예산이 들어간 곳이란 점을 떠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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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을 잊을 수 없게 됐다.

1.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1993년 10월 10일 서해페리호 침몰 사건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올림픽까지 치른 나라에서 벌어진 사고라 생각하기엔 너무 후졌다고 생각했다.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일상이 무너지는 참담한 순간을 믿기 힘들었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이젠 이놈의 나라에서 무언가를 믿기 힘들어졌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청소년은 염세주의자가 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대학동기들과 점심으로 스시를 먹고 있다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접했었다. 이제서야 비로소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었구나 싶었지만... 저녁에 들려온 소식은 완전히 달랐다.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하루가 됐다. 2. 지난주 자정 어귀에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요란스런 화재경보가 울린 적이 있었다. 연기가 목격되지 않은 터라 긴가민가한 마음에 가방을 주섬주섬 싸서 나와 보았다. 작은 소방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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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끔찍한 나라에서 계속 살 수밖에 없다.

1. 2000년 2월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에서 나는 살아남았지만, 일곱 명의 후배를 잃었다. 나도 피해자였지만, 먼저 간 후배들에게 죽고 싶을 만큼 미안했다. 더 끔찍한 일은 사고 이후에 일어났다. "그러게 거길 뭐하러 갔냐"며 피해자들을 탓하는 말들이 전해져왔다. 1년 뒤 학교 안에 희생자 위령비 하나 세워 달라는 것으로 학교 측과 강한 마찰이 발생했고, 피해자모임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기가 막혔다. 학번으로 찍어 눌러서,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위령비 하나"로 의견 통합을 강요했고, 그 결과로 학교측과 대화에 나섰다. 결국 위령비는 세워졌지만, 그 작은 비석 하나 세우는데 나왔던 숱한 말들에 상처는 더 커졌다. 상처를 더 후벼팠던 건, '위령비 대신'으로 내걸었던 보상들도 실행됐다는 것이다. 어느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영악한 새끼'로 평가받고 있었다. 2. 22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꽤나 자주 트라우마에 의한 공황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사고 2년 뒤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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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展_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란 제목의 특별전시가 진행중이다. 오스트리아와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라는데, 이게 좀 재밌다. 오스트리아는 1892년 조선과 수교했으나, 1905년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상실하면서 외교관계가 단절됐다. 대한민국과 오스트리아가 다시 수교한 것은 1963년으로, 2003년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오 수교 40주년'이라 표현하고 있다. 한·오스트리아 수교 40주년 기념 공연 상세보기|보도자료 | 외교부 문의전화 : 2100-7543(문화협력과) 발표일시 : 2003.10.14.(화) 16:30 제 목 : 한·오스트리아 수교 40주년 기념 공연 1.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40주년 기념 제5차 한·오 오케스트라 공연이 10. 16(목) 비엔나 소재 콘체르트하우스 모차르트홀에서 개최 예정인 바, 동 공연의 국내 홍보를 위한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작성 보도자료를 별첨 배포함. 2. 동 공연은 한·오 양국 젊은 음악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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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비임금근로자는 668만 6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7만 6천명 증가하였고,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5%로 0.4%p 하락 -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 3천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 8천명이 각각 증가하였고, 무급가족종사자는 6만 4천명 감소 - 연령계층별로는 60세이상(13만3천명), 30대(2만7천명)에서 증가하였고, 50대(-5만 2천명), 40대(-2만 7천명) 등에서 감소 - 산업별로는 농림어업(9만 9천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6만 9천명) 등에서 증가하였고, 도·소매업(-6만 3천명) 등에서 감소 비임금근로자의 근로여건을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 현재 일을 계속 유지할 계획은 89.3%로 1.0%p 상승 - 자영업자 국민연금 가입률(수급권자 포함)은 79.9%로 2.2%p 상승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사업준비기간은 1∼3개월미만이 45.3%로 전년동월대비 4.6%p 하락 - 사업 시작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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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패턴

2010년 해리 브링널(Harry Brignull)은 “이용자를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다크 패턴(Dark Patterns)”이라고 최초로 정의함. 예를 들어, 웹사이트 혹은 어플리케이션 가입 또는 이용 시 이용자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도록 속이는 행위, 쇼핑 플랫폼에서 매진 임박 또는 오늘 하루만 할인가격에 판매한다고 광고하는 것 등임. ‘다크 패턴’의 정의는 온라인상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잠재적으로 위해요소가 있는 구매결정을 하도록 속이는 웹(PC) 및 어플리케이션(모바일) 디자인(Harry Brignull, 2010) 혹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았을 때와 다른 결정을 하도록 하는 온라인 서비스의 사용자 접속장치 설계로 정의함(Mathur et al., 2019). 다크 패턴은 ‘비대칭, 제한, 은밀, 기만, 정보 숨김’을 통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경향을 보이며, 거래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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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고령자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 분석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55~79세 고령인구의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을 분석했다. 2022년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55~79세 고령인구는 370.3만명으로, 2017년 5월 기준 252.4만명에 비해 4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을 받는 55~79세 고령인구 중 일하는 자의 비중은 49.7%에 달했는데, 이는 5년전 43.8%에 비해5.9%p 늘어난 수준이다. 2022년 5월 기준 국민‧기초연금, 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으로, 지난해 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 월 216만원의 약 6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계청 고령층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인구 10명 중 7명(68.5%)은 장래에도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응답 비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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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이 지났지만 늦가을 같지 않았다.

11월 7일은 입동이었고, 11월 중순이 되었어도 주말에는 24도를 넘어가는 날씨를 보였다. 30년전의 강원도를 생각해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온이었다. 날씨가 미쳤다 싶어서, 작년 기록을 찾아보았다. 작년도 올해 못지 않았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았습니다. 전국 평균 서리일수는 작년보다 적게 발생하였습니다. 전국 평균 일교차 10도 이상 일수는 작년보다 2.2일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기상청 기후분석정보 2021년 11월호 주말인 토요일에 내린 비는 숱한 낙엽을 떨구었고, 그 낙엽들이 우수전을 막아서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기후 변화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자꾸만 벌어진다. 뒷목이 결릴 지경이다. 글을 올리는 이 순간에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새찬 비가 내렸다. 참 요지경이다. 지난 월요일엔 미술 전시회를, 수요일엔 ESG 박람회를, 토요일엔 대전의 서점 컨퍼런스를, 일요일에는 홍대 앞의 북페어를 다녀왔다. 참 부지런히도 다녔다. 찬찬히 리뷰를 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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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virtual asset)/암호화폐(cryptocurrency)의 명암

1. 국내 시장 현황 2022년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 대비 시가총액, 거래금액 등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23조원 (작년말 55.2조원) 일평균거래금액 5.3조원 (작년 하반기 11.3조원)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상승, 유동성 감소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과 루나-테라 사태로 인한 가상자산 신뢰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1,371개, 중복 제외시 638개이며, 이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91개(61%) 조사됐다. 원화마켓의 글로벌 10대 가상자산 비중(시총)이 늘어난 반면, 코인마켓은 단독상장 가상자산 비중(시총)이 높았다(84→86%).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6%(139개)는 시가총액 1억원 이하의 소규모로 급격한 가격변동, 유동성 부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보도자료] ‘22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1 실태조사 개요 금융정보분석원(원장 박정훈)은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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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 89개 부산(3) 동구 서구 영도구 대구(2) 남구 서구 인천(2) 강화군 옹진군 경기(2) 가평군 연천군 강원(12) 고성군 삼척시 양구군 양양군 영월군 정선군 철원군 태백시 평창군 홍천군 화천군 횡성군 충북(6) 괴산군 단양군 보은군 영동군 옥천군 제천시 충남(9) 공주시 금산군 논산시 보령시 부여군 서천군 예산군 청양군 태안군 전북(10) 고창군 김제시 남원시 무주군 부안군 순창군 임실군 장수군 정읍시 진안군 전남(16)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구례군 담양군 보성군 신안군 영광군 영암군 완도군 장성군 장흥군 진도군 함평군 해남군 화순군 경북(16) 고령군 군위군 문경시 봉화군 상주시 성주군 안동시 영덕군 영양군 영주시 영천시 울릉군 울진군 의성군 청도군 청송군 경남(11) 거창군 고성군 남해군 밀양시 산청군 의령군 창녕군 하동군 함안군 함양군 합천군 2. 관심지역 18개 부산 중구, 부산 금정구 광주 동구 대전 중구, 대전 동구, 대전 대덕구 인천 동구 경기 동두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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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이 저물고 있었다.

지난 주에도 기온이 18도를 넘어가는 아주 온화한 가을이었다. 아침 기온을 생각하고 든든하게 챙겨입고 나오면, 낮엔 꽤나 더울 지경으로 말이다. 지난 주 수요일에는 서울숲 근처에서 간담회 일정이 있었다. 발걸음을 하는 김에 서울숲을 좀 들러봤더니, 어느새 가을이 저물고 있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달포 전까지만 해도, 아직 가을 아니라며 새침을 떠는 듯한 표정의 서울숲이었는데, 어제 찾았던 서울숲은 "가을 다 끝났는데 이제 온 거야?"라는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계절 참... 빨리 변한다. 느티나무는 말할 것도 없고, 메타세쿼이아나 대왕참나무도 단풍을 지나 갈변에 이르렀다. 남쪽의 왕벚나무길은 거의 겨울 분위기에 다다르기도 했고, 은행나무가 웃자란 길가에 드리운 오후 햇살도 꽤나 가을이 깊어졌음을 실감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꽃이 남아 있는 건, 최근 너무 따뜻해진 11월의 이상 고온 때문이리라. 파리, 벌, 나비가 마지막 꽃을 보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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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8년만에 첫 분기 흑자

이미지 출처 : 쿠팡 뉴스룸 https://news.coupang.com/ 1. 2022년 3분기 흑자 전환 2022년 11월 10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자료를 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51억133만달러(6조9633억원·이하 원-달러 환율 1365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742만달러(1057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2014년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도입한 뒤 8년 만에 분기 기준이나마 첫 흑자를 냈다. 쿠팡, 로켓배송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자동화 투자 덕” 3분기 매출 7조 육박…영업이익 1057억 판매자 갑질 의혹 등 독과점 폐해는 숙제 www.hani.co.kr 2. 흑자 전환의 배경 쿠팡은 실적개선 배경으로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 투자”를 꼽았다.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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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와 상표권 논란

1. 빼빼로데이 롯데 깽판 논란 최근 롯데제과는 한 마켓 플랫폼에 '빼빼로 데이'라는 상표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경고 안내문을 보냈다. 광고글과 상품 안내글에서 빼빼로 데이라는 이름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빼빼로 데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빼빼로 데이'는 롯데제과가 단독으로 보유 중인 상표권이기 때문. 빼빼로 데이가 기념일로 자리잡아가면서 롯데제과는 '빼빼로'라는 상표를 둘러싼 도전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 적은 없습니다. [특허청 관계자: 많은 사람들이 일반명칭화해서 부르긴 하지만, 상표등록을 받은 업체에서 상표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일반명칭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상표권으로 계속 전속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샤프나 봉고차 대일밴드 딱풀은 고유상표가 보통 명사화된 대표적 사례입니다. 빼빼로 데이가 초콜릿 막대과자를 나누어먹으며 정을 나누는 날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상표권에 대한 도전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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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왔다.

올해 가을은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수능 한파라는 것도 없었고, 소설이었던 22일까지도 당최 눈이 내릴 수준이 아니었다. 심지어 제주에선 28일 27.4도를 기록하면서 반팔차림으로 돌아다녀야 할 정도였다. 기후 위기를 실감케 한다. 그러다가 30일에는 갑작스레 영하권의 날씨에 들어서면서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전날 내린 빗물이 꽝꽝 얼어버리고, 겨울을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여전히 꽃을 피우던 페튜니아도 얼어버렸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23일에는 추가 백신을 접종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한참을 앓았다. 1월에 부스터샷을 접종한 이후 거의 10개월만에 맞는 백신이었던지라, 방심하고 있다가 된통 당했다. 12월 한 달간 고궁을 무료 입장할 수 있게 됐는데... 겨울엔 고궁나들이를 싫어한다는 게 함정이다.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다녀왔다. 괜히 나갔다가 싶을 정도로 더럽게 추웠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의 새로운 계보를 썼다며 누군가가 극찬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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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빵 전성시대 : 디지몬빵, 메이플스토리빵, 원피스빵, 케로로빵, 쿠키런빵, 포켓몬빵

1. 메이플스토리빵 : GS25 + 넥슨 넥슨·GS25, 스티커 든 '메이플스토리 빵' 5종 출시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넥슨은 GS25와 제휴해 전국 GS25 편의점에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로 디자인한 빵 5종을 출시한다고 16일... m.yna.co.kr 2. 포켓몬빵 : SPC삼립 SPC삼립, ‘돌아온 포켓몬 빵’ 출시 - SPC삼립 (2022-02-23) SPC삼립이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새롭게 출시 한다고 23일 밝혔다. ‘포켓몬빵’은 1998년에 첫 출시됐던 빵으로, 출시 당시 전국적인 인기와 함께 빵에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spcsamlip.co.kr 3. 쿠키런빵 : CU 오늘(29일)부터 CU 편의점 가면 살 수 있다는 쿠키런 킹덤 빵 인기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이 캐릭터를 활용한 베이커리 출시로 게이머들을 흥분케 하고 있습니다.&nbs... [더보기] www.dispatch.co.kr 4. 케로로빵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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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삼계탕_&quot;맛있지만 늘 불만족스럽다&quot;

삼계탕은 언제나 불만족스럽다.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는데, 삼계탕을 먹으러 가면 영계라 부르기 힘든 병아리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름 복날에 천렵을 나가 어죽을 끓이고, 그 옆 가마솥에선 영계로 삼계탕을 삶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도무지 흥이 나질 않게 된다. 2021년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한국육계협회 홈페이지 보통 7주령 그러니까 50일 정도 키운 닭이 삼계탕용 닭으로 나온다. 45~55호 정도가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삼계라고 보면 되겠다. 이렇게 공급되는 계육 자체가 너무 작아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지라, 삼계탕집을 탓할 수는 없다. 고려삼계탕을 처음 갔던 건 대충 20년전쯤인 듯하다. '새모이만큼 먹는'다고 그렇게 타박을 놓던 여자친구가 종종 데려가곤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나마 한 그릇 뚝딱 비우곤 했었던 유일한 음식이 삼계탕이어서였다. 명동 사보이호텔에 있었던 영양센터의 '정식'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종종 '먹여지곤' 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정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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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세종로_국립민속박물관 7080 추억의 거리

6070에서 7080으로 세월이 흐르면 청년은 장년으로, 장년은 노년으로 바뀌게 된다. 어느샌가 생활사를 다루는 박물관들의 전시내용이 5060에서 7080으로 바뀌고 있다. 요즘 내 몸도 시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친구들과 '우리도 이젠 갱년기'라며 푸념을 늘어 놓고 있다. 그런데 '옛날 생활상'이라면서 큐레이션하는 것들이 우리 세대의 유년이 되고 있다. 꽤나 적적함이 쌓이게 된다. 유년시절에 워낙 촌에서 살았던지라, 1980년대 초반까지도 1970년대 초반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었다. 뒷산에서 나무를 해와서 난방용 땔깜으로 썼고, 모내기 전에는 소로 논에 써레질을 했고, 모내기 때는 못줄을 놓고 사람들이 일일이 심기도 했다. 불과 3~4년 사이에 세자리 수였던 전화번호가 여섯 자리로 바뀌었고, 경운기로 써레질 하고 이앙기로 모를 심게 됐다. 그렇다 보니 6070시절에도 그렇게까지 옛날이란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이제 7080으로 넘어오고 있다. 헛헛해지는 마음을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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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LG 장자 승계 원칙: 구광모 상속 분쟁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상속분쟁은 2023년 3월,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자녀 구연경, 구연수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소송으로 시작되었다. 재판은 세 모녀가 고 구본무 전 회장이 상속한 엘지그룹 주식 지분을 다시 분할하자는 취지로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2018년 엘지가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 전 회장의 엘지 지분 11.28%를 구광모 회장에 8.76%, 장녀 구연경 대표에게 2.01%, 차녀 구연수 씨에게 0.51%를 상속했지만, 별도 유언장이 없는 만큼 아내와 자녀 3명이 각각 1.5대 1대 1대 1의 비율로 다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구연경 대표 등은 지분을 적게 받는 대신 5천억원 규모의 개인자산(금융투자상품 및 부동산, 미술품)을 받기로 해 별다른 분쟁 없이 합의가 되는 듯했다. 이 상속분쟁은 LG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LG그룹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2022년말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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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면_&quot;소바, 모밀 아니고 메밀국수&quot;

제목을 저리 쓰고 나서도, 여전히 내가 먹은 음식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난감해하는 중이다. 메밀(Fagopyrum esculentum)은 마디풀과 마디풀속의 작물이다. 일본어로는 蕎麦(소바)라고 부르는데, 벼과 밀속의 밀(Triticum aestivum, 小麦)과는 꽤나 다른 곡물이라서 조리 방법이 꽤나 까다로워진다. 글루텐 함량의 차이로 찰기가 적다 보니 밀가루(소맥분)을 섞어서 반죽을 만들어야만 한다. 제면기를 이용하면, 칼국수면처럼 납작한 도면을 만들 수도 있고, 압착해서 둥근 면을 만들 수도 있다. 이 찰기없는 면을 이용한 요리를 일본에선 소바라 부르고, 중세국어 '모밇'에서 파생된 모밀이란 표현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보니 메밀국수나 모밀국수가 주로 사용된다. 도정하지 않고 볶아낸 메밀을 갈아 만든 거무스름한 메밀국수는 막국수라고도 부른다. 도정한 메밀가루로 면을 만들면 밀가루로 만든 소면(素麵/소멘)과 차이없이 흰 색의 면을 만들 수도 있다. 일본의 소바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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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엄창호_우리를 배반한 근대

"제목을 배반한 책: 화려한 편집디자인을 벗겨낸 부실한 내용의 속살" 우리를 배반한 근대 저자 엄창호 출판 여문책 발매 2023.06.19. 1. 깜냥의 중요성 어쩌자고 이런 주제를 덥썩 물고, 이런 엉터리 책을 쓰게 됐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뿐이다. 근대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학적 토대 위에 철학과 문예의 이론사를 중첩시키지 않으면 논의를 이어나가기 어렵다. 인문학을 모두 아우를 정도로 현철한 사람도 인류사에 흔치 않거니와, 그 깊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학계에서 30년 이상은 통섭적 연구를 거듭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여기에 경제와 사회사까지 덮어보려고 한다면 대부분 꼴값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이 그렇다. 스스로 깜냥을 잘 가늠하고, 그에 맞춰서 연구의 깊이를 가져가며, 그 결과로 책을 써내면, 제법 읽을 만한 책들이 나온다. 이제 갓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면서도 자신의 연구 분야에 천착해 써낸 책이 흠잡기 어려운 책이 되는 것처럼, 누가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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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김영하_읽다

"혹평하려고 이 악물고 완독한 책" (중고) 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HYC] 저자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5.11.18. 1.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 특히 나를 작가로 만든 문학작품들에 바치는 사랑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 214쪽 혹시나 하고 읽어 봤다가, 역시나란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습니다. "이 실망스러운 책을 어떻게 깔까?"란 마음 하나로 꾸역꾸역 책을 읽었습니다. 거의 오세라비 등이 지은 괴물같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던 때가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리뷰] 오세라비外_『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글통. 2020. 이 책의 저자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 1. 책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제목’이라고 말해야 할 듯하다. 때론 책을 직접 펼쳐보면서 머리말이나 목차를 살펴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면 검색되는 책의 제목만으로 책을 고르기도 하는데, 막상 책을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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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 덕수궁: 배롱나무꽃은 아직이었지만 언제나처럼 꽃들은 핀다.

서울도서관에 간 김에, 덕수궁이 품은 여름이 궁금해 잠시 들렀다. 덕수궁은 참 자주 들르는 편인데도, 갈 때마다 새로운 계절을 만나는 듯하다. 아차 하면 달이 찼다가 기울어지고, 어라 하면 계절이 바뀌는 통에 그럴 테다. 남쪽에서 바라본 석조전의 모습. 덕수궁은 일제시대 도시공원화된 이래로, 그 기능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후원이 조성될 수 없는 위치에 조성된 20세기의 궁궐이다 보니 참 고만고만한 조경에 만족해야 했다. 임진왜란 때 모든 궁이 불타고, 한양으로 돌아온 선조가 머물 곳이 없어서 임시로 사용한 집(행궁)을 광해군 집권기에 경운궁이란 이름을 붙여서 남겨두었을 뿐이었다. 광해군이 실각하고 인조가 정권을 장악하게 되는 쿠데타, 인조반정에서 잠시 등장하긴 하지만 그 이후로 오랜 기간 명례궁만이 정동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19세기말부터 꾸역꾸역 영사관들을 쑤셔넣다보니, 아관파천 이후 경운궁의 전각 배치는 꽤나 '괴랄'한 모양을 하게 됐다. 지금은 빈터로 남아 있는 경기여고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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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서울시립미술관_《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0.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영문 Edward Hopper: From City to Coast)》 展을 둘러보고 왔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라면 보통 <Nighthawks>를 떠올리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볼 수 없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소장품이라서 그렇다. 이번 기획에 동참한 뉴욕 휘트니 뮤지엄의 대표작인 <Early Sunday Morning>도 들어오진 않았다. 에드워드 호퍼의 대표작이라고 손꼽히는 작품들은 보통 개인소장가나 미국 내 여러 미술관들이 한두 점씩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 곳에 그러모으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값에 비례하는 보험료를 포함해, 전시 기획 비용이 수익을 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84.1 × 152.4 cm. Art Institute of Chicago 외국의 미술관과 협업을 통해 국내 전시가 기획되는 경우에는 보통 '커미셔너'라는 민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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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지바 마사야_현대사상입문

'입문서를 위한 입문서'를 자처한다는 것. 현대사상 입문 저자 지바 마사야 출판 아르테(arte) 발매 2023.06.01. 0. 매번 번역서를 읽고 나서는 '번역이 문제'라는 징징거림을 잊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책에선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네요. 우선 소설가이기도 한 지바 마사야의 문장이 간결하고 깔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장구조와 어휘의 친연성이 높은 일본어라는 점도 한몫했을 테고요. 번역을 한 김상운도 최대한 매끄러울 수 있도록, 원표현을 살렸을 때는 각주를 통해 이유를 밝혀주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1. 세운청계상가에는 ‘소요서가’라는 철학 전문 서점이 있는데요, 이곳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현대사상입문이란 제목에서 “현대사상이 도대체 뭔데?”라는 짜증 섞인 반문이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학창 시절 ‘현대 문예 사조’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탓이겠죠. 이 책은 현대 사상에 입문하는 책입니다. 여기서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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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봄 서울숲: 벚꽃은 당연하고 돌배꽃도 폈다.

언제부턴가 서울숲도 인스타그래머블한 벚꽃놀이의 대상이 되었더군요. 서울숲은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벚꽃시즌에 다녀온 적이 없었습니다. 매년 한 번 다녀와야지 하던 게, 코로나 팬데믹으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사정이 좀 나아졌을 때는 이미 다른 가까운 곳들을 둘러보느라 매번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그러다 2024년 4월 5일에서야 비로소 서울숲의 벚꽃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서울숲 벚꽃사진으로 가장 사랑받는 프레이밍. 보행가교 위에서 찍는다. 서울숲 벚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한강수변공원으로 향한 보행가교 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리 위에서 벚꽃 가지를 프레이밍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발을 내딛기 힘들었습니다. "주말에 왔으면 난리났겠다"며 짜증을 내던 커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격하게 동감했습니다. 한강수변공원과 서울숲 바람의언덕을 연결하는 보행가교. 서울숲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었다. 서울숲 벚나무길의 보행가교 위는 독특한 풍경을 선사해줍니다. 보통의 벚꽃놀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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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사마천 著/김원중 譯_완역 사기 열전

역사서를 읽을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 완역 사기 열전 1 2 권 (위즈덤하우스) 추천도서 필독서 역사책 /추천도서 저자 미등록 출판 미등록 발매 미등록 0. 『종의 기원』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동네 도서관까지 찾아가 주니어김영사의 만화책을 들여다 봤었습니다. 그때 다음 책인 『사기 열전』도 함께 들여다 봤었는데요, 아차싶더라고요. 일단 이 책도 원문은 한문일 테고, 그 양이 어마무시하겠다 싶었습니다. '시내'엘 나간 김에, 서울도서관(옛 경성부청 건물)에 들러보았습니다. 서울시청 신청사를 짓고 나서 옛 건물을 도서관으로 바꾼지라, 장서들의 상태가 꽤 좋은 편입니다. 보존서가에 들어가 있는 <사기 열전>들이 여러 권 있었지만, 제가 관심있는 건 '완역본'이었습니다. 한문 원본이 같이 들어 있는 책을 원했던 거죠. 그렇다 보니, 위즈덤하우스와 연암서가의 책 정도로 좁혀졌습니다. 결국 들고 나온 건 위즈덤하우스였습니다. 연암서가의 대역본은... 권수도 한 권 더 많았을 뿐만 아니라, '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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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MMCA서울_《백 투 더 퓨쳐: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The Selected MMCA Collection, 《Back to the Future: An exploration of Contemporaneity in Korean Contemporay Art》 @ MMCA Seoul, Sogyeok-dong, Jongno-gu, Seoul 1. 전에는 미술관을 가기 전에, 해당 전시의 보도자료를 훑어보고 갔었다. 미술의 문외한이다 보니, '예습'이라도 하고 가야 하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올해에서야 깨달았다. 예습한다고 없던 소양이 갑자기 생기는 건 아니다. 차라리 소양이 없는 일반인이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전시가 기획되었는가를 살펴볼 일이다 싶어졌다. "현대미술은 미술사적 맥락 안에서 바라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한 젊은 미술비평가의 발언에, 미술비평에도 특이점(singularity)가 왔구나 싶었더랬다. 구석기시대 이래로 미술은 직관적인 예술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해왔지만, 사진과 영상의 등장으로 꽤나 존재 의미가 흔들려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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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외국인투자자가 투자협정에 규정된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직접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보통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제도라고 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국제법상의 외교보호권 발동을 통한 국가의 개입이 배제되고 투자손실을 입은 개인 또는 기업이 직접 해당 정부를 상대로 중재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기본적으로 ‘투자관련협정'에 근거한 절차라는점, ‘중재절차'에 따른다는 점에서 이를 ‘투자협정중재’ 또는 ‘투자중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투자협정에서는 동 협정이 적용되는 범위와 체약국이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을 규정하는데 일방체약국이 이를 위반하여 상대방 국가의 투자자에게 투자손실을 입히는 경우 투자자는 협정상의 분쟁해결절차(중재)를 원용하여 중재에 분쟁을 회부합니다. 분쟁의 대상 투자중재의 대상이 되는 분쟁은 '투자'로부터 발생한 분쟁입니다. 그러나 투자로부터 생긴 모든 분쟁이 ISD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외국 정부와의 개별 투자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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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_《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 MMCA Seoul, Sogyeok-dong, Jongno-gu, Seoul. 1. 제1전시실의 정신사나운 기획에 비해, 제6,7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는 꽤나 차분한 편이다. 굳이 리플릿을 참고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어떤 작품들이 큐레이션 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이 세상에 빛을 본 지도 반세기가 넘었고, 그 시간동안 이 작품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충분히 논의되어 '미술사적 맥락'에서 자리들을 잡았기 때문일 테다. 마르셀 뒤샹의 <샘> 이후, '개념 미술'이라는 개소리(bull shit)와 '실험미술'이라는 헛짓거리(nonsense)는 무럭무럭 자랐다. 이제 그 누구도 태클을 걸기 힘들 정도로 '개념이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2. 한국미술사를 조망하는 전시에서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작가들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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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이시한_GPT 제너레이션

"가볍게 읽고 가볍게 치울 수 있는, 생성형 AI 입문서" 이시한 GPT 제너레이션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저자 이시한 출판 북모먼트 발매 2023.02.28. 1. 앞서 읽었던 『생성형 AI 사피엔스』와 마찬가지로,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에 대한 입문서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앞엣것이 6인 공저라서 꽤나 산만했다는 단점이 있다면, 이번 책은 1인 저자인데도 산만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때다 싶어 서둘러 써낸 것이 사달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를 선점하고 출판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필요한 전략입니다. 내용이 다소 부실하더라도 용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챗GTP의 품질에 대한 이시한의 평은 출판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품질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이게 시작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거죠. 149쪽 연초에 챗GPT 기사가 쏟아져 나올 때까지만 해도, 대충 챗봇 수준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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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오장동

서울시 중구의 법정동 오장동은 행정동으로는 광희동에 속하며, 북쪽으로는 을지로 5가, 남쪽으로는 충무로 5가와 면한다. 오장삿골이란 이름에서 오장동(五壯洞)이란 이름이 나왔다. 일제시대엔 하츠네초(初音町)라고 불렀다. 을지로3가 동쪽부터는 일제시대 건물이나 한국전쟁이후 재건한 건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행정동 을지로동이나 광희동에 속하는 동네들은 여전히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 있다. 그 중에는 가로변의 2층 상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물들도 종종 보인다. 일제시대 유곽으로 유명했던 신마치(新町, 지금의 묵정동)가 혼마치 고초메(충무로5가)를 사이에 두고 바로 이어진다. 신마치와 이어지는 나미키초(竝木町, 쌍림동)로도 유곽은 이어져서, 경성 최고의 환락가를 이루었다. 고킨초 고초메(을지로5가)와 혼마치 고초메 사이에 위치한 하츠네초의 역할이 무엇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중구 일대에는 도시계획에 따라 서둘러 3층 이상의 건물을 올리도록 종용받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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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이정_장인과 닥나무가 함께 만든 역사, 조선의 과학기술사

"크지 않은 기대, 크지 않은 만족" 장인과 닥나무가 함께 만든 역사, 조선의 과학기술사 저자 이정 출판 푸른역사 발매 2023.05.12. 1. 독자가 책을 꺼내 들었을 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기대를 갖고 책을 집었느냐의 두 가지와 만족하고 책을 덮었느냐의 두 가지가 조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집어든 책이 아주 만족스러웠을 때는 극찬을 하게 됩니다. 별 기대없이 집어든 책이 아주 만족스러웠을 때는 절찬을 하게 되고요. 하지만 잔뜩 기대하고 집어든 책이 아주 별로일 때는 어떻게든 다 읽게 됩니다. 불만족을 표현하기 위해 책을 혹평해야 하니까요. 다만 별 기대없이 집어들었던 책은 쉽게 책장을 덮게 됩니다. 그럴 줄 알았기 때문이죠. 크게 기대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제지술 가지고 과학기술사를 논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책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제지술은 꼭 다루게 됩니다만, 그 제지술의 역사만으로는 책 한 권이 나올 수가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짐작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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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김영욱 외_생성형 AI 사피엔스

"트렌드에 맞춰 급조해 내는 책에 대한 단상" 생성형 AI 사피엔스 저자 김영욱,권기범,하율,백상훈,이지은 (학습) 출판 생능북스 발매 2023.05.02. 1. 2주 전쯤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챗GPT시대의 출판: 도전과 기회>란 세미나에 다녀왔었습니다. 2시간이 후딱 지나갈 만큼 흥미로운 시간이었는데요, 오히려 2시간에 때려 넣기엔 터무니없는 주제가 아니었나 하는 치명적인 부분을 참석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월요일 오후에 있었던 세미나인지라, 오전엔 한 시간 정도 회사 대표와 이 주제로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저자 됨 authorship'이나 저작권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집중됐었다 싶습니다. 세미나를 다녀오고 그다음 날 오전에도 또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습니다. 세미나를 통해 접했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갖고 있던 치명적인 근본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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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동함흥냉면_참 새콤한 회냉면

오장동 함흥냉면은 1953년에 개업해서, 1958년부터는 지금 위치에서 창업주 문회덕씨, 2대 문성준씨와 문성훈씨에 이어, 3대 문요환씨가 계속 운영하고 있다. 함흥냉면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대충 다음과 같이 정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함흥냉면은 ‘실제로 함흥에는 없는 음식’이다. 함흥냉면은 함경남도 흥남에서 월남한 故한혜선 할머니가 함흥식 ‘농마국수’를 만들어 팔면서 ‘함흥냉면’이라 부른 데서 시작된 메뉴이다. 오장동 함흥냉면집이 함흥냉면의 시초가 되는 이유이다. 중심 메뉴인 물냉면은 양지머릿살 등의 살코기로 우려낸 맑은 육수에 간장을 첨가하여 비린내를 없애고 시원한 맛을 나게 한 것이 특징이다. 매콤한 양념과 넓적한 편육과 시원한 오이, 달큰한 무를 얹어 손님에게 제공한다. 쫄깃쫄깃한 면발, 담백한 육수, 맛깔난 회무침과 각종 양념들은 옛맛 그대로의 독특한 맛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https://futureheritage.seoul.go.kr/web/in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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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얀 뤼카선_인간은 어떻게 노동자가 되었나

인간은 어떻게 노동자가 되었나 저자 Lucassen, Jan 출판 모티브북 발매 2023.06.05. 1. 5년전쯤에서야 2001년에 사 놓았던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권 전질을 참 재밌지만 지겹게 읽었었습니다. 두 달이 걸렸었거든요. 내용이 흥미진진하긴 한데, 그렇다고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다 보니, 참 오래 붙잡고 곱씹으며 읽을 수밖에 없어서였습니다. 국판 488쪽 짜리 책, 국판 656쪽 짜리 책, 크라운판 608쪽 짜리 책을 연속으로 읽다 보니 독서에 지치네요. 이번 책은 심지어 폰트도 작고 행간도 좁아서, 요즘 신국판으로 나오는 책들에 비해 페이지당 글자수가 두 배쯤은 됩니다. 그래서 하루에 두세 시간씩 붙잡고 읽어도 50~60페이지 읽는 게 고작이더군요. 2. 원제는 <The Story of Work : A New History of Humankind>입니다. 인류의 경제활동이 어떻게 변해왔고, 그 과정에서 일(work)과 노동(labour)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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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안국동

법정동 안국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안국동의 동명은 1914년 동명을 제정할 때 조선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북부 10방 중의 하나인 안국방(安國坊)의 방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안현과 소안동 · 홍현 및 재동 각 일부를 합하여 안국동으로 정했다. 1936년 안국정(安國町)으로 바뀌었다가, 해방 이후 다시 안국동으로 돌아왔다. 행정동은 1955년 별궁동, 1970년 안국동, 1975년 삼청동으로 각각 변화했다. 1. 감고당길 안국동은 크게 두 개의 길로 정리된다. 서울공예박물관(구 풍문여고)에서 시작해서 화동 정독도서관 입구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앞까지 이어지는 율곡로3길을 먼저 떠올릴 수가 있다. 별칭은 감고당길이다. 2013년 6월 감고당길 북단의 모습. 왼쪽이 화동이고 오른쪽이 소격동이다. 2013년 6월 감고당길 북단의 모습. 10년이 지났어도 크게 바뀐 건 없지만, 노변 가게의 업종은 많이 바뀌었다. 2019년 9월 감고당길 남단의 모습. 송현동(왼쪽)과 풍문여고(오른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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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찰스 다윈_종의 기원

종의 기원 저자 다윈포럼 기획,찰스 다윈 출판 사이언스북스 발매 2019.07.31. 1. 읽은 데 또 읽고, 거길 또 읽다가... 이런 식이면 끝까지 가지 못하겠다 싶어서 그냥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긴 했습니다. 이게 다 아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더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열흘을 붙들고 있다가 간신히 털어냈습니다. 복습하는 마음으로 주니어김영사의 만화도 살펴봤습니다. 제대로 읽었구나 마음을 놓으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다가... 그런데 뭐라고 정리를 해야하지?라고 또 반문을 하게 됐습니다. 조금 블랙홀 같은 책이었습니다. ㅋㅋㅋ 2. 이태 전쯤에 포스팅을 하려고 벚나무속(genus Prunus)에 관한 정리를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벚나무속은 복사나무아절과 벚나무아절, 자두나무아절으로 나뉘더군요. 벚나무아절은 귀룽나무족과 벚나무족으로, 자두나무아절은 살구나무족, 자두나무족, 앵도나무족로 또 나뉘고요. 그렇게 해서 각각의 종으로 들어간 다음, 아종(su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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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동흥남집_이것이 진짜 함흥냉면인가?

날도 더워지고 해서, 오장동흥남집의 본가를 찾아가 보았다가 내 취향이 흔들리고야 말았다. 함흥냉면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프랜차이즈가 된 오장동흥남집의 가맹점, 특히나 집에 오는 길에 있는 신림역 근처의 가맹점(가맹점이 아니고 직영점이라 한다)은 1년에 한 번 정도 들를 정도다. 평양냉면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을지면옥은 딱 한 번 가보고 다시는 발걸음을 하지 않고, 학창 시절 가끔 들렀던 학교 근처 필동면옥도 일부러 찾지는 않는다. 오랜만에 학교 근처에 들렀을 때 추억에 젖어 한 젓가락 하다가도, "내가 지금 이걸 무슨 맛으로 먹고 있나"하는 자괴감이 들곤 한다. 그런데 오장동흥남집에서 물냉면을 한 그릇 받아놓고 혼란에 빠졌다. 이 익숙하지 않은 맛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말이다. 식초와 설탕을 때려넣는다고 그 익숙한 맛이 살아나진 않았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집은 '조리료를 아꼈구나' 싶다. 고기 삶은 육수만으로는 풍부한 감칠맛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 1930년대 대중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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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소격동

법정동 소격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조선시대 도교 제를 주관하던 기관인 소격서가 있었다고 해서, 동네 이름이 소격동이 됐다. 국사 시간에 그냥 무조건 외우기만 했던 조광조의 소격서 철폐에 맞닿아 있는 그 기관이다. 중종이 쿠데타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조광조를 중용하면서 한때 소격서는 문을 닿았으나, 쿠데타세력의 반동으로 조광조가 축출되면서 다시 문을 열기도 했다. 선조 대에서 완전히 문을 닫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한양 땅에서 기관이 재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격동의 최북단에 위치한 삼청파출소는 1984년에 지어졌다. 파출소 입구쪽 나무 옆에 소격서터 표지가 있다. 사진은 2013년 6월에 촬영. 소격동에 대한 기억들은 세대마다 좀 다를 테다. 지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서 있는 자리에는 2008년까지 국군기무사령부가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방첩부대로 시작했지만 점차로 규모가 확대되어 보안사령부로 개편됐다. 1971년부터 소격동에 자리를 잡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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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화동

법정동 화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동쪽으로는 가회동, 서쪽으로는 팔판동과 소격동, 남쪽으로는 안국동, 북쪽으로 삼청동과 접해 있다. 동명의 유래는 두 가지라고 한다. 왕실에 꽃도 공급하는 장원서가 위치해 있어서 화개동이란 이름이 됐다는 설과 화기도감 때문에 화개동이 됐다는 설이 있는데, 결국 화동으로 줄어 들었다는 것이다. 화동의 랜드마크라면 아무래도 가장 필지가 큰 정독도서관을 꼽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과거 경기고등학교 운동장이었던 정독도서관 정원 대한제국 정부는 1884년에 김옥균, 서재필 등 갑신정변을 일으킨 주역들을 역적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가산을 몰수하여 국가 소유로 삼았다. 이 때 몰수한 김옥균과 서재필의 집터를 합하여 최초의 정규 중등교육기관인 관립 한성중학교를 세웠다. 한성중학교는 1906년 관립 한성고등학교로 개편되었다가 1911년 경성고등보통학교로, 1921년 관립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로 개편되었고, 다시 1925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경성제1고보)로,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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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팔판동

법정동 팔판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전현직 판서가 여덟 명이나 산다고 해서 동네 이름이 팔판동이 됐다. 판서는 정2품 관직으로 6조의 장을 말한다. 지금으로 치면 장관급. 왕족을 제외하면 정1품이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3명으로 끝이고 종1품은 좌찬성, 우찬성 2명으로 끝이다. 정2품은 6조의 판서와 의정부 좌참찬, 우참찬 그리고 한성부 판윤 정도가 다였다. 그 좁은 동네에 국가서열 10위 안에 들던 사람이 여덟이나 모여살았다는 것으로, 지금으로 치자면 한 아파트단지에 전현직 장관급 인사가 40명쯤은 살고 있다는 뜻이다. 팔판동은 삼청동천의 복계도로인 삼청로를 경계로, 남쪽으로부터 소격동, 화동, 삼청동과 면한다. 북쪽 경계는 삼청동과 세종로1번지(청와대)가, 서쪽은 세종로 1-1번지(경복궁)에 면한다. 팔판동이 시작되는 지점의 삼청로. 2021년 9월의 풍경으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계절도 운치가 있다. 팔판동과 화동 그리고 소격동의 경계인 삼청파출소 앞 삼거리. 팔판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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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삼청동

법정동 삼청동은 행정동 삼청동에 속한다. 삼청동의 동명은 1914년 동명 제정 시 종전부터 있던 지명을 따온 것으로 그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도교(道敎)의 신(神)인 태청(太淸), 상청(上淸),옥청(玉淸)의 삼청성진(三淸星辰)을 모신 삼청전(三淸殿)이 있던 데서 유래되었다. 다른 설(說)로는 이 지역이 산이 맑고(산청山淸), 물이 맑으며(수청水淸), 그래서 사람의 인심 또한 맑고 좋다(인청人淸)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 https://www.jongno.go.kr/Dong.do?menuId=238289&menuNo=238289&dong=03&incPage=0502010101 Previous image Next image 2021년 가을, 2022년 겨울, 그리고 2023년 봄의 삼청동 초입. 사간동에서 소격동으로 다시 화동을 지나면 삼청동에 접어들게 되는데, 이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축대길은 꽤나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나 그 길가에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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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사간동

사간동은 법정동으로 행정동 삼청동에 포함된다. 사간원이 있었다고 일제시대에는 간동(諫洞), 해방이후에는 사간동이 됐다. 사간원은 사헌부와 함께 꽤나 중요한 기관으로 작동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정부서울청사가 있는 위치에 사헌부가 있었고, 이 동네에 사간원이 있었다. 사헌부의 대관과 사간원의 간관은 엘리트들이 거쳐야 할 요직이었다. 다만 19세기쯤 되면 그냥 권문세가에서 나눠먹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이전에도 종종 눈길을 사로잡던 이 집을 2013년에야 처음으로 사진을 찍어두었다. 아무래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하늘색'으로 한옥들을 치장한 듯하다. 당시 대한민국의 컬러 아이덴티티는 하늘색과 흰색이었다. 사간동에는 '내가 사랑했던 한옥'이 하나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스미스가 좋아하는 한옥' 옆에 위치한 60번지 한옥인데, 전형적인 도시한옥이다. 본채는 해방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1968년에 문간채를 2층짜리 세멘연와조(시멘트벽돌을 쌓아서 지은 집)로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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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헬레나 로젠블랫_자유주의의 잃어버린 역사

자유주의의 잃어버린 역사 저자 헬레나 로젠블랫 출판 니케북스 발매 2023.04.20. 1. 누군가의 취임사에는 '자유'란 단어가 35번 등장합니다. 영어로는 freedom이나 liberty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절대 다수의 경우가 liberality에 해당하는 표현이 쓰였습니다. 리버럴리티는 우리 말로 자유라고 번역할 수는 없습니다만, 누군가의 취임사에서 사용된 '자유'라는 단어는 명백하게 'liberal'이란 형용사에서 파생된 명사 형태였습니다. 10년전쯤에도 그놈의 '자유민주주의'타령이 울려퍼지더니, 10년만에 리바이벌되고 있더군요. 읽는 놈이나 쓴 놈이나 진짜 자유주의가 뭔지나 알고 씨부리는 건지 궁금해졌는데요, 막상 저 역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보니 뭐라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 신문의 북섹션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때 바로 결심했습니다. "엄훠~ 이건 읽어야됏!" 2. 늘상 제 머릿속에서 불만으로 자리잡았던 생각이 서문에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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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위엔위엔 앙_부패한 중국은 왜 성장하는가

부패한 중국은 왜 성장하는가 저자 위엔위엔 앙 출판 한겨레출판 발매 2023.04.20. 1. 인터넷에서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제 머리 속에 떠오른 말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마침내 읽어보게 됐습니다. 중국의 부패는 주로 인허가료와 관계가 깊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부패와 같은 유형이다. 1 97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분석가들은 한국이나 대만 같은 동아시아 경제를 ’발전주의 국가developmental states’로 묘사했다. 발전주의 국가 모델은 국가가 광범위한 투자와 계획으로 산업화를 따라잡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사람 생각은 거기서 거기인가 봅니다.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부패 속에서도 경제는 성장하고 제도는 개선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국사회는 20세기 후반부를 관통하면서 경험했었습니다. 특히나 지난 세기말에는 국가적 재정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알뜰하게 부패를 저지른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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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브랜드 변경] 'Seoul My Soul' 디자인 안 본 눈 삽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서울 마이 소울'에 투표한 입장에서, 디자인이 이 따위로 나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인구 천만의 국제도시 서울의 브랜드가 아주 산으로 간다. 이 정도 결과물로 살펴봤을 때, 이번 브랜드 교체의 목적은 그저 '박원순의 발자취 지우기'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 싶다. 더 나은 브랜드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그냥 '아이서울유'를 없애는 것이 목표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올 리가 없다. '서울마이소울'을 찍어줬을 때에 내 머리 속에서 떠올랐던 디자인은 1번이나 4번과 비슷한 개념이 떠올랐었다. 이내 나의 빈곤한 상상력에 쓴웃음을 지었었는데... 맙소사! 그런데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2번과 3번은... 하... 이건 디자인이라 말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그저 한숨만 나온다. BI에서 색상일치는는 중요하다. 서울시 휘장이란 게 있다. 1996년에 만든 거다. 만들 때부터 좀 촌스러웠기에 지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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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정약용_목민심서

(중고) 목민심서 - 하서명작선 67 [lyH] 저자 정약용 출판 하서출판사 발매 1998.09.25. 세줄요약. 1. 매뉴얼 다 있다. 매뉴얼대로 하라. 2. 오래된 매뉴얼은 현실과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럴 땐 알잘딱깔센. 3. 직접 챙겨라. 구실아치들에게 맡기면 엄청 해처먹는다. 1. 제도에 따르라면서 언급되는 것은 크게 3가지 종류입니다. 첫째는 선왕지법(先王之法). 아무래도 순조 연간이다 보니, 정조 연간에 편찬된 대전통편을 이르는 듯합니다. 경국대전에 대한 보충 법전으로 영조 연간에 편찬된 속대전을 하나로 통합한 통합법전이다 보니, 당대의 최신 개정 법전이라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둘째는 국법(또는 국전이나 법령). 조선경국전을 시작으로 경국대전이나 속대전을 이르는 듯합니다. 여기에 국조오례의나 각사수교와 같은 부속 법령들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는 고법(또는 고전). 조선의 형법은 대명률에 근간했다고 합니다. 대당률이나 대명률이 조선에서 편찬한 위의 법전 이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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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용산동5가_용산어린이정원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쓰고, 용산윤석열정원이라 읽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입장할 때부터 불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김영삼정부 시절의 청와대 앞이 떠오를 정도였으니까요.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X레이 검색대 운용과 불법적인 수색 행위는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국방부/합참 건물과 용산대통령실(구 국방부)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Lombard Field 남쪽의 시야. 지금 이름은 잔디마당. 용산대통령실 북쪽 경계를 끼고 있는 이태원로에서는 집회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시민의 통행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물론 이태원로에서 이어지는 정문 앞에서의 사진 촬영은 제지합니다. 국방부 땅이라서 《군사시설보호법》 따라, 제한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여튼 1996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태원로를 통행하는 데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그런데 '공원(정확하게는 도시공원법의 규제를 확보할 수 없어서 수목원정원법 상의 정원으로 조성된 곳)'을 들어오는 데 꽤나 삼엄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다음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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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잘 한다~ 세훈아~&quot; : 2023년 5월 31일 06시 32분 서울 경계경보 오경보

아침부터 창밖에서 요란하게 울리다가 금새 끝난 사이렌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공습경보나 경계경보 같은 건 생각치도 못했고, 혹시나 지진경보일까 싶어서 너무 놀랐습니다. 그런데... 재난문자가 오질 않습니다. 그 시끄러운 알림음과 함께 날아오는 재난문자가 말입니다. 뉴스를 틀어봤더니 백령도 대청도 지역에 경계경보랍니다. 그제서야 북쪽에서 무언가를 쐈구나 싶어졌습니다. 엊그제 이 소식을 전해듣고는 북쪽도 참 꾸준하지만, 일본의 오버액션도 꽤나 꾸준하다 싶었습니다. 이 와중에 이렇게 부지런히, 그것도 아침 일찍 위성을 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서해안 일부에 경계경보라면 이건 위성이구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에서 자막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제공한 발사체 낙하 지점 A와 B. 출처:VOA 2016년 2월 광명성 위성을 쏠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낙하물 위치를 국제해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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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각_타협한 간짜장

60년된 화상(華商)임을 자부하는 당주동의 동성각에서 간짜장을 먹고 왔다. 드라마를 보다가였는지, 영화를 보다가 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간짜장을 허겁지겁 먹는 장면을 접한 터라, 몹시도 간짜장이 땡겼더란 말이다. 인터넷에서 서울 시내의 유명한 간짜장집들을 좀 찾아 보았다. 이미 맛을 본 누하동의 영화루나 이문동의 영화장도 소개가 되고 있었는데, 이곳 당주동의 동성각이 제법 소개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을 찾아 왔다. 기본적으로 나는 화교 중국집일 것과 노포일 것을 선호한다. 일단 화교의 자부심은 대단하기 때문에, 제법 고집 있게 식당을 운영하곤 한다. 그렇게 운영되는식당들은 보통 명성을 얻게 되고, 그 명성은 다시금 자부심을 강화해준다. 그렇게 대를 잇는 노포가 된다. 왠만해선 음식맛에 실망할 일이 없다. 아무려나, '귀화한 화교'라는 형용모순이 발생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다. 맛이 지켜진다면 국적 취득은 크게 문제가 될 건 아니다. '맛을 지킨다는 것'때문에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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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뤼카 샹셀_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살펴보는 불평등 문제의 좋은 입문서"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저자 뤼카 샹셀 출판 니케북스 발매 2023.04.01. 1. ESG에 관심이 큰 편입니다. 그래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단어에 꽤나 고민이 컸습니다. 그래봐야 결국 하고 있는 일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경영(sustainable management)’이라는 다소 허구적이면서 자기모순적인 표현으로 내재화해야 하다 보니, 자괴감이 커지곤 했습니다. 오히려 계속가능착취(continual exploitation)가 현실이 아닌가 생각하던 차라, 책 제목이 꽤나 반가웠다 싶습니다. 원제인 <Insoutenables inégalités>를 그대로 번역한 제목이 말입니다. 번역도 꽤나 매끄러웠다고 봅니다. 읽는 내내 원서 문장이나 단어들이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해 본 적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번역서를 번역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쭉 읽었다면, 잘한 번역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2.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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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연속된 갑질, 이번에는 재사용 보냉백

1. 쿠팡의 프레시백 갑질 한겨레 경제 카테코리에 쿠팡 기사가 올라오면 매번 이따위다. 이젠 거의 '악의 축' 중에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진다. 특고노동자에 대한 플랫폼기업의 갑질은 점점 패악에 가까워지는 듯하다. “내 배송 권역의 경우 하루 50~60개의 프레시백을 회수해야 하는데, 이 중 20~30개 정도는 그날 배송이 없는 곳”이라며 “배송이 있는 가구의 프레시백은 건당 100원, 배송이 없는 가구는 200원을 준다. 시간이 결국 돈인 퀵플 기사로서는 프레시백 회수를 위해 배송이 없는 집까지 일일이 돌며 회수를 해야 하니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유선희. "쿠팡 ‘프레시백’ 갑질…기사님 ‘계약해지’ 들먹이며 회수 압박". 한겨레. [단독] 쿠팡 ‘프레시백’ 갑질…기사님 ‘계약해지’ 들먹이며 회수 압박 반납 기준 85% 이하면 계약해지 ‘사실상 해고’“배송기사 생존권 담보로 친환경 생색” www.hani.co.kr 2. 안 그래도 서러운 쿠팡의 프레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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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내자동

법정동 내자동은 행정동 사직동에 속한다. 사직단을 품고 있는 법정동 사직동의 동쪽에 위치하며 사직로8길이 동계 역할을 한다. 내자시(內資寺)가 있던 동내라고 이름도 내자동이 됐다. 종로구 내자동의 랜드마크를 꼽으라면 서울경찰청을 꼽을 수 있다. 1989년 서울특별시경찰국 청사를 내자동으로 이전했고,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하면서 서울지방경찰청이 되었다. 2021년 경찰법 개정을 통해 '지방'을 이름에서 떼어내고 서울경찰청이 됐다. 자치경찰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었는데, 일선 경찰관들은 한결같이 "그냥 간판만 바뀌었다"고 말한다. 동계 역할을 하는 사직로8길과 2021년의 서울지방경찰청 2023년의 서울경찰청. 경찰법 개정으로 '지방'이란 말이 빠졌다. 내자동에는 중국문화원이 있는데,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내자동에는 해방 이전의 도시한옥이나 1960년대 주택과 빌딩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서울정부청사와 서울경찰청의 영향으로 한정식 집들도 제법 많았으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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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일복 같은 소리

"그저 수기, 그래서 착취와 학대의 포르노" 일복 같은 소리 저자 비정규직 노동자 44인 출판 동녘 발매 2023.05.01. 수기공모전은 문학상 경쟁이 아니다. 글쓴이의 맛깔나는 글 솜씨나 수려한 문장력, 뛰어난 문학적 감수성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기록하고, 그 속에 자신의 경험과 생각과 느낌을 담아 풀어내는 공간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산현장과 생활세계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고단함, 고달픔, 피곤함은 물론 약간의 보람과 마음의 여유를 담아내면 된다. 넋두리나 신세타령만을 늘어놓아서도 안 되겠지만, 거창한 논리와 엄선된 통계 수치로 정교한 정책 대안을 제시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기록해 들려주면 된다. 머리말 중에서 1. 수기공모전은 문학상 경쟁이 아니다. 때론 맛깔나는 글 솜씨가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문학적 감수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문학성이 드러나는 글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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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도렴동

법정동인 도렴동은 행정동 사직동에 포함된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도렴동이란 지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말기까지는 사헌부와 병조, 형조, 공조의 뒷편 주택가 또는 내수사, 봉상시, 대창 등 하부기관 배치지역의 완충지 정도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복궁 금천이 흘러내려와 합수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백운동천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일제시대에 적선동 이남으로는 백운동천이 복개되면서, 조선총독부 행정기관의 배후지로도 역할한 것으로 보인다. 왼쪽 외교부청사가 있는 곳은 도렴동, 오른쪽 서울정부청사가 있는 곳은 세종로이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재개발이 진행됐다. 도렴동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빌딩 몇 개가 들어선 블록이 현재의 도렴동에 불과하다. 새문안로9길의 아주 작은 귀퉁이와 센터포인트광화문빌딩, 도렴빌딩, 종교교회, 외교부청사가 도렴동의 전부다. 왼쪽으로부터 외교부청사, 도렴빌딩, 종교교회. 도렴구역은 도렴동, 내수동, 당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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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장 자크 루소/이태일, 김현 옮김_사회계약론(외)

“암기식 교육의 기억을 더듬어 가다” 사회계약론 (외) | J.J. 루소 | 범우사 | 2003년 저자 미상 출판 범우사 발매 미등록 1. 고등학생 시절, 우리는 토마스 홉스를 시작으로 존 로크를 거쳐 장 자크 루소에 이르기까지 몹시나 정형적인 암기 내용을 달달 외워야 했습니다. ‘국민윤리’라 부르던 과목의 앞부분을 차지했던 철학사적인 내용들에서 맥락 없이 외우기만 했던 것들이 이제야 질서를 가지고 자리를 찾게 됐습니다. 14세기 이후 줄곧 혼란의 도가니였던 것처럼, 17세기 영국은 난장판이었습니다. 왕권신수설을 떠들던 찰스1세는 공화파에 의해 처형 당하고, 프랑스에 망명 중이던 그 아들에게 사회계약이란 새로운 프레임으로 절대왕정을 접목해볼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었던 홉스의 조언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되레 자연법과 사회계약이라는 반왕정의 사고틀이 점점 커질 수 있는 단초가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영국 공화정의 개판 속에서 존 로크의 사회계약설은 보다 진일보할 수 있었고, 당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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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내수동

법정동 내수동은 행정동 사직동에 속한다. 1914년 내창동(內昌洞)으로 형성된 이후, 1936년 내수정(內需町)으로 이름이 바뀐 이후 지금에 이른다. 내수사(內需司)와 대창동(大倉洞을 大昌洞으로 오인)이란 지명 때문에 내창동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경희궁 궁장 동쪽으로 형성된 고급 관사촌이 늘어선 서대문정 2정목(신문로2가)와는 다르게 도시한옥이 밀집한 주거지가 되었다. 처음으로 내수동까지 발길을 옮긴 것은 2007년이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는 주택가로 도시한옥 밀집지역이었다고 하는데, 그 시절은 돌이켜 볼 수가 없다. 90년대 후반 도시한옥은 철거되고, 2000년이 되면서 오피스텔들이 완공되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신문로2가와의 경계에 위치한 내수동 한 귀퉁이에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의 주택들이 남아 있다. 신문로2가는 일제강점기 총독부 등의 고위관료 관사가 밀집되어 있어서 넓은 필지의 주택들이 여전히 위세 당당하게 남아 있다. 지하1층에 지상3층의 연와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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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이해영_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내게 충공깽을 선사한 책” 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저자 이해영 출판 사계절 발매 2023.02.03. 1. “전시 프로파간다의 기본 원칙” 여러모로 충격이 크다. 우선은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 너무 편파적인 정보를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게 창피스러웠고, 진실을 보려하기 보다는 보고 싶은 사실들만을 취사선택해왔다는 점이 부끄러웠으며,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나의 판단력이 몹시나 나이브해졌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들었다. 마치 이해영 교수가 “충격과 공포다! 거지 깽깽이들아!”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았다. 머리말은 벨기에의 역사학자 안 모렐리의 『전시 프로파간다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그 열 가지 원칙을 짧게 소개하는데, 도대체 이런 인용으로 글을 시작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의문이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1장만 읽는 것으로도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라서 말이다. 2. 우크라이나 전쟁의 개요 이 책의 1장 앞부분에서는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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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어밀리아 호건_노동의 상실

노동의 상실 저자 어밀리아 호건 출판 이콘 발매 2023.04.03. 1. 이 책을 읽다가 꽤나 짜증을 냈었습니다. 아무래도 번역서가 갖는 고질적인 문제가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일 텐데요, 그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정리해 두기도 했으니, 리뷰는 내용 그 자체로만 정리해볼까 합니다. 번역서를 읽을 때 느끼게 되는 두 가지 짜증 [북리뷰] 어밀리아 호건. 『노동의 상실』. 이콘. 2023. | 오늘은 근로자의 날 또는 노동절 아니면 메이데이라고 불리는 날입니다. 법정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빨간 날’은 아니지만, 근로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이들은 상당수 휴일이 됩니다. 하지만 위탁계약이나 도급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이들에겐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오늘도 일을 하는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읽고 읽는 책이 『노동의 상실』입니다. 2주 전쯤에 brunch.co.kr 원제 《LOST IN WORK: Escaping Capitalisms》은 그저 영어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더할 나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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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루퍼트 러셀_빈곤의 가격

"각각의 장들을 뜯어서 읽어 보면 몹시 흥미로운 책" 빈곤의 가격 저자 루퍼트 러셀 출판 책세상 발매 2023.03.25. 1. 평소 관심 있었던 화제를 다루는 책을 집으면, 대체로 재밌게 읽게 됩니다. 이번에도 꽤나 즐겁게 책을 읽었습니다. 원제 《Price Wars》와는 조금 동떨어진 번역서명 『빈곤의 가격』은 다 읽고 나서도 당최 어울리지 않은 제목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제, ‘How the Commodities Markets Made Our Chaotic World’ 또는 ‘원자재 시장은 어떻게 우리의 세계를 흔들었는가’는 이 책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가를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물과 원자재(futures & commodities) 시장이 경제를 쥐고 흔드는 작금의 상황에 꽤나 골치 아파하고 있던 차에, 부제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세계 금융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이자 가격의 힘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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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보라매공원: 이팝나무 꽃이 활짝 폈다

1. 이팝나무 이팝나무는 5월에서 6월에 꽃을 피운다. 어디까지나 '예년'의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2년전부터 너무 따뜻해서 덥기까지한 4월을 맞이하고 있는 요즘에는 모든 꽃이 한 달쯤은 일찍 피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서울의 가로수는 은행나무 10만 그루,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5만 4천 그루, 느티나무 3만 8천 그루, 왕벚나무 3만 4천 그루, 이팝나무 2만 2천 그루를 심었다. 단일 수종으로는 이팝나무가 4위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가로수와 조경수들에 비해, 보라매공원에는 키높이 15M쯤 되어 보이는 이팝나무가 한 그루 있다. 워낙 잘 자라서 위풍당당하다 보니, 입구쪽에서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키 큰 이팝나무 주변에는 나중에 심었을 것으로 보이는 좀 작은 이팝나무들이 제법 많다. 벚꽃이 피었다가 지고 나면, 겹벚꽃과 사과꽃이 왔다가 가는데, 그 다음을 이팝나무의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면서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2. 불두화 불두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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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공자(김원중 옮김)_논어

논어 저자 공자 출판 글항아리 발매 2012.03.12. 1. 100일이 좀 넘게 들여서, 논어를 필사해 봤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종이에 만년필로 글씨를 써보는 것이었고, 둘째는 일독하면서 집 이름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매번 컴퓨터 자판으로 글을 쓰다 보니 손글씨를 안 써본 지 너무 오래됐더군요. 일부러라도 손으로 글씨를 써보기로 한 거죠. 작년 12월부터 1월까지는 공산당선언을, 2월부터 4월까지는 논어를 필사했습니다. 2년전에 친구 녀석에게 집이름을 멋들어지게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아직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논어를 살펴보면서 8개 정도의 후보를 추려보았는데, 마음에 들어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운현궁 노안당의 이름이 유래한 공야장편 26장에서 소회재란 이름을 빼내 후보로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2. 논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도덕철학과 정치철학이 적당히 비벼져 있다는 점도 그렇지만, 주요 문장들은 '한문'의 문법체계를 설명해주는 예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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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당주동

종로구 당주동은 법정동으로 행정동 사직동에 포함된다. 조선시대 말기 당피동, 대창동 일대를 1914년 편제한 행정구역으로, 당피동에서 당자를 따오고 야주현에서 주자를 따왔다. 복개한 백운동천이 동계의 역할을 한다. 왼쪽사진: 신문로1가와 세종로가 나뉘며, 들어가면 당주동과 도렴동이 나뉘는 백운동천의 복개도로(새문안로9길). 오른쪽사진: 새문안로9길과 맞닿은 1966년대 조적조건물과 해방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청되는 2층 목조 건물.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광화문통(세종로)과 서대문정1정목(신문로1가)의 배후에는 당주동, 도렴동, 내수동, 내자동, 적선동으로 재편되었다. 조선시대 말기까지 존재했던 소소한 지명들이 '근대도시'의 가로 중심의 행정구역명으로 흡수된 것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바라본 당주동 방향. 당주동은 포시즌즈호텔 북쪽, KB국민은행 광화문종합금융센터 남쪽, 세종문화회관 서쪽 정도가 동계가 된다. 종로구의 수많은 법정동들이 그런 것처럼 면적은 그리 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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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와 최저임금

매년 8월 5일까지는 최저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번 파생을 거듭하기 때문에 법정 시한을 꽉꽉 채우기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4월이면 활동을 시작해야만 한다. 3월 31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에 2024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여기저기서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양대노총은 물론이요, 경총이나 중기중앙회와 같은 곳들이 인상과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전국대리운전노조, 라이더유니온, 웹툰작가노조 등이 모인 '플랫폼노동희망찾기'에서도 기자회견을 했다. “주70시간 일해도 200만원”…플랫폼노동, 최저임금 사각지대 “대리운전 노동자는 하루 평균 10시간 일해요. 애 키우는 분들은 보통 집에서 (저녁)6시에 나와서 자기 일한 장소 가서 다음... www.hani.co.kr 대략적인 주장은 한국노동사회연구원 박용철 소장의 보고서 내용을 참고해 보면 좋겠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직종별로 실수입을 추정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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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밀맥주 vs 대표밀맥주: 대한제분의 IP와 세븐브로이의 제조기술

1. 시작: 재주 넘은 곰은 '네가' 아니라 '나다'는 양측 곰표의 IP를 가지고 있는 대한제분과 그 동안 곰표밀맥주를 만들어온 세븐브로이가 결별했다. IP만으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돈을 벌어본 대한제분 입장에선 '재주 넘는 곰'이 자신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3년만에 입찰을 통해 제주맥주에서 또 다른 '곰표'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세븐브로이가 좀 발끈한 듯하다. 당연히 연장될 줄 알았던 상표권 계약에서 물을 먹자 당혹스러운 모양이다. '맥주 만든 곰'은 자신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곰표밀맥주 제조사 바꾼다…맛 이어갈까? 대한제분, 3년 만에 제조사 바꿔 www.hani.co.kr 2. 전개: 뒤통수는 '니가' 먼저 친 거다! 빈정 상한 세븐브로이가 뒤통수를 쳤다. 누가봐도 '미투 디자인'의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곰표 밀맥주 만드느라 생산시설까지 증산했는데, 먼저 뒤통수를 친 건 대한제분"이란 입장이라서, 어디 엿이나 먹어보란 생각이 아닌가 싶다. ‘곰표밀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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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

평가는 상반된다. 우선 반대쪽 입장은 "윤석열 정부는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아무것도 안 하고, 다음 정권부터 죽어나라는 개수작"이라고 비판한다. 찬성쪽 입장은 "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서 산업계에 부담이 컸는데, 이제 그것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환영한다. 자세히 살펴 보면, 1. 원전을 되살려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2. 세액 공제나 금융 지원 등 국가 재정으로 퍼주긴 하겠다. 3. 이번 정부는 감축 생색이나 내면서 보내고, 다음 정부는 좆빠져봐라. 우선 3번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감축목표가 점점 늘어난다. 이런 건 비정상이다. 모든 게 그렇듯이, 처음에 감축하는 게 훨씬 더 양이 많을 수 있다. 빨래에서 물기 쥐어짜는 걸 생각해 보자. 짜고 또 짜면 물 안 나온다. 뒤로 갈수록 감축할 수 있는 부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비용 대비 효과도 적어지게 마련이고, 심지어는 산업 구조 자체가 재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 정권은 2027년 5월에 끝난다. 무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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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그린 뱅커스 램프 green bankers lamp

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후원하고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심야책방 프로그램이 올해도 4월 28일에 시작된다. 넉넉하진 않지만 지원금이 나오는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작은 동네책방 입장에선 선호하는 곳도 제법 있다. 다만 회계처리가 번거로운 편이어서 "이런 푼돈 받아가면서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외면을 받기도 한다. 어찌 됐건, 올해 심야책방 프로그램 이미지에 등장하는 저 놈의 테이블 램프에 무언가에 불이 켜졌다. 어디선가 자주 본 저놈의 디자인, 도대체 정체가 뭔지 말이다. 이제는 더 미물 수 없이 알아봐야만 했다. 2. 뱅커스 램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이블 램프 디자인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아이코닉한 램프 디자인은 1909년 해리슨 도슨 맥퍼딘(Harrison Dawson McFaddin)이 특허 출원했다. 특히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사무실 데스크 램프로 자주 등장하면서 특화된 스타일을 확립해 왔다. 처음에는 도서관이나 사무실 특히 은행과 같이 고도의 집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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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토머스 모어_유토피아

경기도 파주: 서해문집. 2005. 나종일 옮김. “고전 읽기, 또는 과하게 트집 잡기” 유토피아 저자 토머스 모어 출판 서해문집 발매 2005.06.07. 1. 주니어김영사의 학습만화 시리즈인 <서울대선정인문고전 60선>을 목록으로 정해서 고전을 읽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건너 뛰고, 헤로도토스와 노자 그리고 플라톤을 지나 토마스 모어에 이르렀다. 그 어느 하나에서도 짜증을 멈춘 적이 없고, 과하게 트집 잡기를 그만 둔 적이 없다. 스스로도 꽤 이해하기 어려운 독서 태도다. 처음 고전 읽기를 시작한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그저 “읽어는 보고 떠드냐”는 공격에 “읽어는 봤다”며 젠 체하고 싶었던 게 다다. 피에르 바야르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 정리한 방식 그대로, 지금까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떠들어댔던 것에 좀 부끄러워진 면이 없지 않은 터였다. 제법 책을 많이 읽은 독서가란 자부심도 대략 지금까지의 독서량을 헤아려 보고 나선 풀이 죽어 버리기도 한 터였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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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셜커머스, 지금은?

1. 소셜커머스 개념이 변했다. 다음 링크의 맥킨지앤컴퍼니의 아티클을 살펴 보면, "어라, 내가 알고 있던 소셜 커머스가 맞나?"라는 의아함을 느끼게 된다. 2008년 영업을 개시했던 그루폰은 소셜커머스의 대명사로 통했었다. 이를 카피한 서비스들이 한국에도 쿠팡, 티몬, 위메프이 영업을 개시한 것이 2010년이었다. 이때만 해도 소셜커머스의 개념은 SNS와 연계된 세포마켓의 개념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젠 더이상 그루폰의 비즈니스모델이 소셜커머스로 설명되던 시대가 아니게 됐다. 쿠팡은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로 옮겨간 지 오래고, 티몬과 위메프도 아주 다른 형태의 이커머스로 전환했다. 한때 한국의 소셜커머스 트로이카는 이제 특색없는 이커머스 업체가 되고 말았다. Social commerce: The future of how consumers interact with brands The social commerce market is poised for growth in the US. 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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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패트리샤 로버츠-밀러_선동은 쉽고 민주주의는 어렵다

서울:힐데와소피. 2023. 김선 옮김. “세 가지 이유로 놀라운 책” 선동은 쉽고 민주주의는 어렵다 저자 패트리샤 로버츠-밀러 출판 힐데와소피 발매 2023.03.27. 1. 이 책에 세 번 놀랐다. 처음 받아들었을 때 ‘너무 얄팍해서’ 놀랐고, 책을 펼쳐들고 읽었을 때는 ‘선동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놀랐고, 마지막 장으로 넘어갔을 때 ‘하나마나 한 소리로 마감해서’ 놀랐다. 4X6판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에 114페이지밖에 하지 않는 책치고는 14,000원이란 가격에 제법 놀라게 된다. 『공산당선언』과 같은 팜플렛이 만 원 미만임을 고려해 보면, 이 정도의 출판물이 국판 250페이지쯤 하는 책과 동일한 가격이 책정되었다는 것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선동’이란 주제로 이만큼 깔끔하게 글을 풀어나갔다는 건 대단히 만족해야 할 수준이라서, 놀라울 정도였다. 다만 복잡한 문제나 현상을 깔끔하게 해부하는 것까지는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학자들은 제법 있으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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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 창경궁: 귀룽나무꽃 찬란하다

창경궁 궐내각사영역에 처음 발을 딛었던 건 1983년이었던 것 같다. 1983년이 창경원이 마지막으로 영업을 했던 해였고, 잠실 허허벌판인 동네에서 로봇박람회를 관람한 다음 주공아파트에 사는 외사촌형님 댁에서 하룻밤을 보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범퍼카를 타봤던 곳이 창경원이었고, 사진 찍는 것이 취미가 된 아버지는 명정전 주랑에 우리 3남매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기도 하셨다. 아버지나 아들이나 오후 햇살이 들어오는 주랑의 색감을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인지라, 아버지는 그때 찍은 주랑 사진을 크게 인화해 집에 걸어놓기도 했었다. 그 이후로 다시 궐내각사영역에 다시 발길을 옮긴 건 40년이 지난 뒤가 됐다. 대학에 들어간 해인 1996년 이후로 창덕궁은 종종 찾아가 봤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 곳이라며 좋다고 거기만 찾아다녔는데, 창경궁으로 넘어가는 일은 좀체 벌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첫째는 창경원으로 싹 밀렸던 곳에서 무슨 역사적 정취를 떠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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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설농탕_&quot;전형적인 설렁탕&quot;

박태원의 단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주인공 구보는 종로경찰서 옆 다료에서 친구를 만나 설렁탕집으로 향한다. 여름 저녁 식사로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되는데 아무래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이문설농탕'이다. 1930년대 종로경찰서는 공평동에 위치했는데, 지금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이란 브랜드로 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법인)의 본사 건물이 있는 곳이다. 이문설농탕은 그 길 건너편에 있었는데, 공평동 재개발로 센트로폴리스빌딩이 올라왔다. 그때 견지동으로 옮겼는데, 2011년의 일이다. 하필이면 공평동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 온 설렁탕집이 이문설농탕이고, 또 하필이면 종로경찰서는 공평동에 있었으니 말이다. 이병일 감독의 1941년 개봉 영화 <반도의 봄>의 한 장면. 경성종로경찰서라는 현판이 보인다. 더 공교롭게도 현재 종로경찰서 임시청사가 공평동 1번지로 이전했다. 지금의 이문설농탕은 그 길건너 견지동에 위치하고 있다. 종로구 공평동 공평하게 재판하는 의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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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나이젤 워버턴_『철학의 역사』

서울: 소소의책. 2019. 정미화 옮김. “읽기 편한 계보학적 입문서” 철학의 역사 저자 나이절 워버턴 출판 소소의책 발매 2019.07.30. 리뷰를 쓰자니, 그저 ‘옮긴이의 말’에 동감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 나이절 워버턴은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작가라고 생각한다”거나, “총 40개의 챕터(총 49명의 철학자) 아래 서양철학사의 큰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말하거나,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어느 특정 철학자나 철학 사조에 치우치지 않는 면이 특히나 인상적”이라 평가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다루지 않은 철학자도 많지만”이란 것엔 동의하기 어려우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철학 입문서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에는 적극적으로 긍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고, 너무 치우치지도 않는 입문서의 미덕은 꽤나 잘 지켜졌다고 봅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작파했던 이유가 쓸데없이 군더더기가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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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민옥_&quot;친숙하고 익숙한 육개장 맛&quot;

1. 다동무교동 음식문화의 거리에 위치 부민옥은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길 24-5에 소재한 대중음식점으로 육개장 전문점이다. 현 운영주의 어머니인 창업주 송영준이 종로구 다동에서 개업하여 오늘에 이른다. 부민옥은 1956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 3대를 이어온 육개장 전문식당이자 서민들의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대중음식점으로 민속생활사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개업 초기에는 육개장 단일 메뉴로 시작하였으나 차츰 선지국, 추어탕, 양곰탕 등으로 취급 메뉴가 확대되었다. 일설에는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도 부민옥의 음식을 좋아해 자주 즐겼다고 한다. 서울미래유산 누리집 부민옥 항목. https://futureheritage.seoul.go.kr/web/investigate/aroundHeritageView.do?htId=2244&pageIdx=1&rowsPerPage=9&searchGu= 2007년 재개발로 지금의 위치로 가게를 이전했는데, 1936년에 지어진 1층 목조 건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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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 창덕궁: 만첩홍매, 산수유, 처진올벚나무, 돌배나무가 모두 꽃을 피우다.

1. 칠분서 앞 만첩홍매와 그 친구들 창덕궁에서 흔하지 않은 풍경을 만났다.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있기 힘든 꽃 친구들이, 어찌된 일인지 옹기종기 제 자리에서 일제히 꽃을 피웠다. 동궁의 중심 전각이었던 중화전은 사라졌지만, 그 동쪽에서 동궁의 서재역할을 했던 칠분서, 삼삼와, 승화루는 남아 있다. 칠분서 서쪽으로는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만첩홍매실이 승화루 서쪽으로는 남다른 수세를 자랑하는 산수유가 승화루 남쪽으로는 일제시대에 심어졌을 처진올벚나무가 그리고 칠분서 동쪽으로는 돌배나무가 웃자라 있다. 이 나무들은 보통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 3월에 피었다가 지는 만첩홍매실과 산수유에 비해 4월 중순부터 피어서 말까지 이어지는 돌배나무와 처진올벚나무는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살다 보니 이 네 꽃나무가 함께 만발하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신기하면서도 겁이 나는 기막힌 풍경이었다. 왼쪽으로 만첩홍매실, 가운데 돌배나무, 오른쪽에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칠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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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야마모토 다카미쓰_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서울:메멘토. 2023. “누가 만들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책”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저자 야마모토 다카미쓰 출판 메멘토 발매 2023.02.27. 1. 시원하게 욕을 내뱉으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또 제목에 낚였다!”며 분통도 터트렸습니다. 구립도서관 도서구입예산 중에 3만5천원이나 되는 큰 금액을 이렇게 소진하고야 말았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커집니다. ‘그 많은 근대어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대답이 되지도 않았고, ‘서양 학술용어 번역과 근대어의 탄생’에 대해서도 일체 설명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오타쿠가 니시 아마네(西周)에 대한 오마주에 불과한 책이었으니까요. 야마모토 다카미쓰(山本 貴光)의 작업은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의 내적 정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라서, 그 많은 근대어의 탄생 과정이나 학술용어의 번역 과정에 대해 내밀하고 정교하게 살펴본다는 것이 태생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설익은 욕심이 위험 신호 두 가지를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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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애머런스 보서크_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코덱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살펴본 책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저자 애머런스 보서크 출판 마티 발매 2019.09.20. 1. Amaranth Borsuk의 책 원제는 아주 단순한데, 그냥 《The Book》이다. 주저리주저리 길게 서술하지 않는다. 제목은 중요하다. 영미 출판계에서는 그 책의 정체성이 설명될 수 있는 아주 간결한 제목을 선호하는 반면, 언제부턴가 국내 출판계는 서술형의 제목을 선호하는 일본 출판계에 동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키워드 중심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책을 찾는 일반적인 고객 경험(consumer experience)이 출판산업에 피드백을 준 것이리라 생각된다. 다만 번역서의 서술형 제목들이 텍스트가 제공하는 정보의 한계를 넘어서서는 안 될 터이나, 간혹 그 경계를 아득히 넘어버리는 경우가 잦은 편이라서 꽤나 문제가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면 ‘과거였고, 현재이며, 미래에 될 것’에 대해 체계적으로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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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운현궁의 봄: 발걸음이 늦었구나

매년 봄꽃 소식이 빨라지고 있다. 기어이 올해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빠른 벚꽃 개화 소식을 알려오기까지 했다. 심각한 문제다. 재작년 운현궁에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을 즈음이 3월 21일이었고, 작년에는 3월 25일이었다. 무엇보다 재작년에는 필름으로도 담아볼 정도로 꽃구경하기 좋았더랬기에, 올해도 지난 주말쯤 들러볼까 생각만 하다가 3월 마지막 수요일에야 비로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서울여행] 종로구 운니동 가볼만한 곳, 운현궁 운현궁(雲峴宮)은 안국역 사거리와 무척 가깝다. 안국동, 재동, 계동, 경운동, 운니동이 맞닿는 안국역 사... blog.naver.com 결론은 이미 늦었더란 것이다. 운현궁 정문으로 들어와 수직사 앞을 지나면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보통 4월 중순이면 느티나무에 새잎이 나기 시작하는데, 올해처럼 터무니없이 '더운' 봄이라면 벚나무만큼이나 섣부르게 잎을 틔울 만도 하다. 하지만 여직 나목인 채다. 느티나무 남쪽 중문으로는 사랑채인 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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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덕수궁의 봄: 살구꽃이 가고 벚꽃이 왔다

덕수궁의 봄이라고 하면 석어당 살구나무와 석조전 처진올벚나무를 꼽을 수 있다. 덕수궁 궁역에선 매실나무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봄이 오면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것이 바로 살구나무다. 유난히 따뜻해서 터무니없이 일찍 피어나는 바람에 3월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 찾은 덕수궁에서는 처진올벚나무가 주인공이 됐다. 1. 처진올벚나무 처진올벚나무보다는 능수벚나무나 수양벚나무라고 하는 게 더 편하게 다가올 듯하다. 외래종이라서 국명과 학명을 정리하는데 꽤나 번잡스러웠다. 처진올벚나무의 아종이 국내에선 올벚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서 국명이 이상하게 됐다. 우야든동 덕수궁에는 대한문에서 함녕전으로 가는 길에 두 그루, 함녕전 동편에 한 그루 그리고 누가 봐도, 어디에서 봐도 위풍당당하게 석조전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그 어느 나무도 수세가 대단해서 놓치기가 어려울 정도다. 2023년 3월 29일에 만난 석조전 앞 처진올벚나무. 수세가 대단하다. 석조전 앞 처진올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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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 창경궁 : 꽃은 만발하고 녹음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내게 있어 봄꽃소식이 들려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이곳 창경궁이다. 우선 다양한 수종을 만날 수 있다는 점때문인데, 공원화되었던 과거 이력으로 인해 훼철된 궁역이 오로지 녹지로 남아 있기 때문일 테다. 창경궁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과거 창경원 시절에 동물원과 놀이시설이 놓여 있었던 남쪽 궐내각사 영역, 박물관 부속 시설로 사용되느라 철거를 피할 수 있었던 외조(명정전과 문정전)와 내조(환경전, 경춘전, 통명전 등)의 건물이 위치한 중앙부, 대춘당지란 연못이 파내지고 각종 공연시설이 들어섰던 북쪽 영역으로 나뉜다. 한번 훼손되었던 궁역인지라 제대로 복원하는 것도 어렵다 보니, 그저 노거수들을 중심으로 도심공원의 녹지 형태만 유지하는 듯하다. 그덕에 사시사철 식물구경하기 좋은 곳은 창경궁이 된다. 종묘의 수종은 단조로운 편이고, 창덕궁 후원은 접근성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다. 그렇다 보니 꽃구경이나 단풍구경하기에는 창경궁이 제격이다. 1. 홍화문 어구 주변 정문인 홍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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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전혜원_『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

"늘상 노동에 대해 말하는 것들의 반복, 역시나 답없는 결론'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저자 전혜원 출판 서해문집 발매 2021.11.11. 1. 노동법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공인노무사 시험 과목인 노동법1, 노동법2, 사회보험법이 그 3가지에 해당한다고 보면 쉽겠다. 노동3법이라 부르던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중에서 뒤의 두 법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으로 통합됐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을 중심으로 고용관계나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들이 노동법1을 구성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중심으로 노동3권(법적으론 근로3권으로 부르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과 관련된 법령들이 노동법2를 구성한다. 4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중심으로 한 사회보험법은 노동법의 분야에 전속적인 법은 아니지만, '근로소득'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노동법적인 성격을 고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이 노동법 3분야에 걸쳐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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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플라톤/천병희 역_『국가』

플라톤전집 4 - 국가 - 플라톤 천병희 저자 플라톤 출판 도서출판숲 발매 2013.02.20. 1. 천병희 선생의 번역으로 ‘국가/Politeia’를 읽었습니다. 아니, 읽다 작파했습니다. 이번 독서를 위해 ‘어떤 번역서’를 고를까는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습니다. 플라톤의 저작들은 2500년 전 고대그리스어로 쓰여졌고, 그 저술은 파피루스에 정리된 비블리온으로 2000여년의 세월을 전달되었다가,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콘스탄티노플 함락이란 역사적 전환기 덕에 라틴어 번역본과 코텍스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더군요. 온전한 고대 그리스어 텍스트가 보존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흘렀다고 보여집니다. 천병희 선생이 대본으로 삼은 것은 Oxford Classical Texts 중에 하나인, S.R.Slings(ed.), Platonis Respublica, Oxford 2003이라고 밝혔습니다. 슬링스의 그리스어본도 완벽하다곤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도 “난해한 직역과 지나친 의역은 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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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로스 킹_『피렌체 서점 이야기』

피렌체 서점 이야기 저자 로스 킹 출판 책과함께 발매 2023.01.06. 1. 600페이지가 넘는 이 벽돌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꽤나 오래 고민했습니다. 우선 ‘서점 이야기’란 점에서 꽤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최전성기에 해당하는 콰트로첸토(quatrocento, 400이라는 이탈리아어로 1400년대, 그러니까 15세기를 이르는 말)의 피렌체를 배경으로 필사본을 다루는 서적상 이야기로 하고 하니, 별의 별 생각을 다해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겁이 좀 났습니다. 책이 이렇게 ‘벽돌’이 됐을 때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할 말 못 할 말 구분 못하고 마구 질렀을 때 책이 두꺼워집니다. 이런 벽돌들은 읽다 보면 짜증이 폭발합니다. 나름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당대의 사정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루하고 불필요하다는 사실이 변하진 않습니다. 둘째는 풀어놓다 보니 더 줄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방대한 주제를 다룬 경우입니다. 흔치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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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매화에서 시작하는 2023년 서울의 봄

화괴(花魁) 꽃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제일 먼저 피는 ‘매화’를 달리 이르는 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매실나무(Prunus mume)의 아종인 만첩홍매실(Prunus mume f. alphandii). 영각 서편. 화투의 2월은 매화가 장식한다. 전통적으로 매화는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 인식되어 왔고, 그리하여 화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물론 올해 1월에도 어김없이 홍릉숲에서 꽃을 피운 복수초(Adonis amurensis)가 있어서, 멋쩍은 이름이 되고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봄의 전령사 노릇을 여전히 매화가 담당하고 있다. 서울에는 매화가 유명한 곳이 몇 곳 있지만,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곳은 아무래도 봉은사일 테다. 봉은사 주차장의 만첩홍매, 다래헌 담장 옆의 백매, 미륵전 뒷편의 백매 그리고 영각 서편의 만첩홍매가 활짝 폈다. 봉은사 주차장의 만첩홍매. 벗나무속(genus Prunus)의 만첩화은 참 화려하다. 보우전 북쪽 다래헌 앞의 백매(꽃잎이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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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에서 맞이하는 2023년 봄

남창동 시작부. 이곳에는 대추나무나 감나무와 같은 유실수들로 시작한다. 2020년 12월의 풍 옛 서울역고가는 남창동에서 시작해서 남대문5가를 지나 봉래동2가를 통과해 중림동이나 만리동1가로로 빠져나갔다. 이 길이 보행공원이 되었는데, 서울로7017이 됐다. 1970년에 지어진 길을 2017년에 공원으로 바꿔서 이름이 그런가 했는데, 17이란 숫자에는 의미를 좀 더 담은 듯하다. 현 서울역과 옛 서울역(사적 제248호, 문화역서울248)가 나란히 내려다 보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의 풍경 2023년 3월 12일, 오전에 내리던 비는 오후가 되자 그쳤다. 의주로와 태평로가 만나는 곳쯤에서의 서울로7017의 전망. 이 보행로인지 공원인지 모를 공간을 좋아하는 편이다. 도로면에서 17M까지 올라가는 높은 위치의 전망도 좋지만, 무엇보다 식재되어 있는 식물들때문이기도 하다. 남창동 시작점에는 유실수를 시작으로 서울역 철로를 지나면 벚나무속의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봄이 오면 매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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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키키스미스-자유낙하》_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월 오후 햇살을 등뒤로 받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의 파사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키키 스미스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의 작품 세계도 알지 못했다. 듣도 보도 못했던 아주 낯선 작가를 또 마주하게 된 것이다. 처음 첩하긴 강석호도 마찬가지였지만, 체력의 한계로 둘러보지 않고 돌아왔다. 다음을 기약해 보기로 한다. SeMA - 전시 상세 -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전시실 전시기간 2022.12.15~2023.03.12 관람료 무료 전시부문 조각, 판화, 사진, 태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 *전시와 연계하여 단행본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발행처 열화당)가 발간되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에 있는 예술서점 SeMA × 더레퍼런스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전시장르 기획 참여작가 키키 스미스 작품수 140여 점 주최 및 후원 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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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낸시 프레이저(장석준 역)_『좌파의 길』

"카니발 캐피탈리즘은 적나라하게 포착했지만 좌파의 길 따위는 보여주지 못했다." 좌파의 길 저자 낸시 프레이저 출판 서해문집 발매 2023.02.05. 1. 번역서의 제목 장난질을 몹시 싫어하는 편입니다. 제목을 보고 고른 책이 제목과는 아주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는 경우를 종종 겪었기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마케팅을 위해 과한 제목 낚시질을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보통 전작을 통해 좋은 책을 써내는 저자라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사전 검증이 미흡한 경우에 그런 실수를 하게 되더군요.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카니발 캐피탈리즘'이란 노골적인 원서 제목에 끌려서 집어든 책입니다. 막상 집어 들고 나서 주목하게 된 번역서명 『좌파의 길』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어 봐야 '좌파의 길'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요, 거기에 이 따위 제목을 붙이는 건 어폐가 심하다고 봐야겠습니다. 저자인 낸시 프레이저의 문장이 문제인 건지, 번역가 장석준이 문제인 건지 문장이 꽤나 매끄럽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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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오세라비, 김소연, 나연준_『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이 책의 저자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저자 오세라비,김소연,나연준 출판 글통 발매 2020.12.07. 1. 책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제목’이라고 말해야 할 듯하다. 때론 책을 직접 펼쳐보면서 머리말이나 목차를 살펴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면 검색되는 책의 제목만으로 책을 고르기도 하는데, 막상 책을 펼쳐봤을 때 낭패스러운 경우가 꽤나 잦다. 이를테면, 동네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관심 주제에 대한 키워드로 도서들을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하곤 대뜸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하면 그렇게 된다. 제목은 그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드러내기 위해 고심 끝에 지어지기 마련인데, 그렇다 보니 역으로 제목으로 장난질을 치는 경우도 왕왕 벌어진다. 잘 지어진 제목은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길 반복하기도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 제목만으로는 꽤나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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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장_&quot;나는 굴짬뽕의 진맛을 모르는가 보다&quot;

을지로3가에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우선 3층에서 5층 건물이 많다는 것과 합벽건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1953년 건축행정요강에서는 도시미화를 위해 서울의 간선가보변 건출물의 최저층수를 제한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민간의 재정상황은 그런 고층 건물을 짓기 어려워서, 일단 3층만 지어도 준공을 허용했다고 한다. 안동장이 들어선 건물도 마찬가지였다. 합벽건축의 경우는 12m이상의 도로에서는 1m 이격 규정을 예외로 하기로 했고, 민법 제242조의 '반미터' 이격 규정도 1958년에서야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것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을지로3가의 독특한 도시미관이 만들어졌고, 그곳에서 안동장 역시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동(1) 행정동 을지로동은 법정동 을지로 3~5가. 저동2가, 인현동1가, 주교동, 방산동, 입정동, 산림동, 초동을 관... blog.naver.com 안동장(安東莊)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으로 서울특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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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이상헌_『서울 어바니즘』

"서울이란 근대도시 100년을 내밀하게 뜯어본 책" 서울 어바니즘 저자 이상헌 출판 공간서가 발매 2022.11.03. 1. 모종린의 『골목길 자본론』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의문을 품게 됐습니다. 그 고민들을 풀어내 줄 수 있을까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결론은 정답이었네요. 속이 다 시원합니다. 모종린의 책에서 맥락은 무시하고 두서는 은폐하면서 기술한 ‘골목길 담론’은 꽤나 붕 뜬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의 골목’에 대해 보다 정교하게 정의한 로버트 파우저의 도움이 없었다면, 모종린에 대한 비판이 아닌 비난이 꽤나 오래 갔을 듯싶습니다. ‘골목은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길’이라는 다분히 어바니즘(urbanism)에 근거한 파우저의 설명은 앞으로 어떤 책을 보아야만 이 의문점들이 더 선명하게 풀릴 수 있을지 좋은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현대도시로서의 서울에 대한 완전히 상반된 평가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예상 외의 수확이 되었습니다. 물론 대중서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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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노자_『도덕경』

1. 세줄요약 그런 것(道)이 있어서, 그리 하지만 않아도(無爲), 다 그리될 것(自然)이다. 될 놈이 되지, 안 될 놈은 안 되니, 안 될 놈이 쓸데없이 애쓰지 마라. 내 말은 쉽고 실천하기도 쉬운데, 니들이 못 알아 처먹는 거다. 2. 저는 解보다는 譯에 중점을 두고, 그저 81장 5000여 자의 직역을 통해 자자구구의 면모를 살펴보는 것에 천착했습니다. 유가의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처럼 숱한 주해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언해본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도덕경은 정전(canon)이라 이를 수 있는 역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고전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이라 할 수 있는 텍스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집단지성’에 참여해서 그 텍스트를 충실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는지가 관건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도덕경은 사서를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3. 읽는 내내 짜증이 폭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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