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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나무, 벤자민, 뱅갈고무나무, 퍼플프린스 수형잡기

 기울어진 나무, 벤자민, 뱅갈고무나무, 퍼플프린스 수형잡기

나는 기울어진 나무들 벤자민, 벵갈고무나무, 퍼플프린스 수형잡기를 오래 고민해 왔어요. 어린 나무를 사서 크게 키우면 수형잡기가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릴 때의 경험이 부족했고, 경험이 생겨도 이미 나무가 커버려 있었죠. 그래서 죽지 않고 자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에, 흔히 묻는 수형이 필요하냐고 묻게 되었을 때도 “튼튼하게 자라다오” 하고 버티곤 했어요. 퍼플 프린스는 어린 나무가 아니어도 줄기가 연해서 나무젓가락 하나로도 바른 자세를 취합니다. 다만 두상이 크다며 잔소리하면 가끔 말대꾸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원래 퍼플 프린스의 성격이군요. 벵갈 고무나무도 삐딱한 편이고 벤자민 고무나무는 너무 커버려서 수형잡기가 어려웠죠. 기억으로는 약 16년쯤 된 나무였고, 은행에 갔을 때 문득 떠올린 아이디어로 지지대를 설치하기로 했죠.

찍어 둔 사진을 다시 보며 꼼꼼히 살펴본 뒤 튼튼한 쇠 지지대를 세우고 아래 밑둥에 가지 하나를 자를 때 조금 남겨 두었어요. 거기에 끈을 묶어 올렸고 윗쪽엔 원 줄기와 곁가지 두 개를 연결해 묶어 주었습니다. 벤자민은 밑둥에 묶어 줄 곳이 없어서 다이소 원예용 와이어로 화분을 감고 운동화 끈으로 그 철사에 묶어 올렸습니다. 운동화 끈은 세게 당겨도 버틸 만큼 튼튼하더군요. 이제 기울어진 가지에 감고 힘껏 당겨 묶었고, 바로잡고 나서 가지치기를 했어요. 가지를 당기며 가운데가 벌어졌기에 넓은 끈으로 가운데 두 가지를 묶고, 또 벌어진 다른 가지는 마스크 끈을 여러 가닥 연결해 묶었습니다. 가지치기는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햇볕에 돌려가며 키우되 자라는 속도에 맞춰 여러 차례 나눠 다듬기로 했습니다. 벤자민뿐 아니라 뱅갈 고무나무의 가지치기도 조금 더 키워 자를 계획이에요. 자른 가지를 삽목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죠. 식집사로서 언젠가 나무의 건강 못지않게 수형도 중요해지는 날이 온다면, 바르지 못한 자세와 바람직하지 못한 가지를 가진 나무를 만났을 때 바로잡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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