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당근을 심지 않았고 이웃 텃밭 주인이 솎아낸 당근을 받아 심은 밭의 말린 돌처럼 단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료나 농약 없이 키워도 이웃의 작물과 확연한 차이가 보이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옥수수 군단의 비주얼은 제 밭에서는 나오지 않는 점이 아쉽습니다. 옥수수와 강낭콩은 제가 이웃의 다른 분들보다 늦게 심은 건지, 비료 없이 키워서 그런지 제 작물은 다소 더 느리게 자랍니다. 하나로 마트의 로컬 코너에 강낭콩이 벌써 진열된 모습을 보며 새내기 농사꾼으로서 로컬 제품과 제 작물을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고, 작두콩이 가장 궁금해집니다. 이곳은 예전에 보리를 심었던 자리인데 보리 뿌리를 그대로 남겨 두었더니 땅 속 공극이 생겨 물이 깊숙이 들어가 수분 공급이 잘 되고 가뭄에도 견딘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흙은 아주 부드럽고 탄소도 땅속에 잘 가두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잡초는 가위로 잘라 주고 수확한 작물의 뿌리는 그대로 두었더니 옆에서 작두콩이 자라며 토양의 생태가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추는 아직 병충해 가능성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병충해 강한 품종으로 심고 낙엽과 잡초 멀칭을 두텁게 해서 장마에 흙물이 튀지 않도록 했습니다. 농진청 자료를 보면 빗물에 흙이 튀면 병충해가 생길 수 있다 하더군요. 로메인 상추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을 만큼 자라는데 발아율이 높고 일반 상추보다 잘 무르지 않아 보관도 비교적 오래 갑니다. 씨앗을 많이 뿌려 솎아 주지 않으니 한데 모여 자란 잎은 작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웃 주인이 주신 토란은 아직 어떻게 다듬어 먹을지 학습 중이고 지금은 빗방울이 구르는 우산으로 더 애정하는 관상용으로 두고 있습니다. 애호박이 열리기 시작해 기분이 좋고 잎을 주로 먹는 식물에 대해서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게 되었으며 열매를 맺는 작물은 더 대견합니다. 이웃 농부가 잠깐 들르더니 한 바구니를 수확해 가는 모습이 멋있고, 저는 이 호박도 아까워서 따지 못하고 있습니다. 들깨는 키를 너무 키우지 않으려 합니다. 작년에 비 바람으로 쓰러지는 경험이 있어 올해는 생장점을 잘라 낮게 키울 계획입니다. 꽃상추도 모두 먹기 힘들 정도로 많고 방울토마토는 주렁주렁 열리지만 하나씩 따줘야 남은 과실이 더 크게 자랍니다. 울타리 너머의 이웃들께서 “농사를 재밌게 지으시네요”라고 말씀하실 때의 뜻이 궁금해지지만, 저는 버베나와 해바라기가 울타리를 넘지 못하도록 자라는 모습도 스스로의 농사 철학을 다지는 데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양한 작물의 순환 속에서 저는 탄소 순환 농법의 기본 원리로 흙의 건강과 수분 관리에 집중하며, 비료 없이도 자연의 순환을 이해하고 실험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습니다. #6월텃밭작물 #유기농텃밭 #무농약채소가꾸기 #비료없이농사짓기 #탄소순환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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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6월의 텃밭 작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