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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꽃과 분꽃,코스모스가 있는 정원(파종,채종시기)

 과꽃과 분꽃,코스모스가 있는 정원(파종,채종시기)

아이구! 저 놈들이 또 왔네. 지난번에도 호박 덩굴 죄다 먹어버리더니 이웃 농부의 염소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모습도 보았지요. 바닥을 향해 던져 겁을 주려는 의도였지만 염소 농장의 개울을 따라 풀을 뜯고 물을 마시는 모습은 여유로웠습니다. 개울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어른들이 보물찾기를 하는 곳이 되기도 하고,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언덕 위에는 순둥이와 천둥이 할아버지의 텃밭이 나타납니다. 이 텃밭을 이렇게 가꾸는 데엔 한 해가 조금 넘는 시간이 필요했고, 덩그러니 해바라기가 자리를 비운 자리에 군자란과 과꽃 과 분꽃이 피었지요. 과꽃은 보라색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정원에서도 보라색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꽃과 코스모스, 분꽃은 일년생이라 씨가 떨어져 자연발아도 기대할 수 있어요. 봄에 파종하면 좋고, 제가 키우던 꽃들 가운데 뽑아낸 건 코스모스와 분꽃이었습니다. 둘 다 지난해 가을에 길에서 채종한 씨앗을 올 봄에 밭에 뿌렸고, 코스모스는 청초하지만 키가 커서 다른 꽃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비바람에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척박한 길가나 돌길에서도 잘 자라는데, 비옥한 밭에 심으면 더 잘 자랄 거라 생각했습니다. 줄기도 억세고 자라는 속도도 빨라서 하늘하늘한 코스모스의 모습을 다 보기엔 쉽지 않겠지만, 내년엔 숙근 코스모스인 문빔을 심어볼까 합니다. 분꽃의 발아율은 백프로일 거라 믿고 있었고 물을 걸러도 잘 견디며 비가 많이 와도 잘 넘겼습니다. 코스모스처럼 영양상태가 좋아 보이자 그대로 두면 긴 밭을 다 메꿀 기세였습니다. 씨앗을 뿌렸지만 발아가 안 된 이웃분께도 몇 포기를 드렸고 제 손에 남은 씨앗도 뽑아내었습니다. 천둥이는 태어난 지 한 달 조금 넘어서 이 농장에 왔고, 순둥이가 자라 해맑은 소년처럼 변했습니다. 엄마를 일찍 떠나 보살핌을 받은 아이가 보듬어 주는 덕에 어둑한 농장에서도 밤이 찾아와도 함께라면 무섭지 않지요. 여름이 끝나가는 작은 산 아래 저녁이 찾아오면 착한 강아지들과 꽃들은 서로 기대어 조용히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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