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최승호 아름다리나무 위에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기르던 때까치가 개구리를 물고 날아와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나무도 둥지도 새끼도 숲도 없었다.
"아니, 지구가 어디로 갔지?" 당황한 때까치의 부리에서 죽은 개구리가 떨어졌다.
안녕하세요. demin1919입니다. 오늘 읽어볼 글은 이 블로그 단골 게스트인 최승호 시인의 우화 <벌목>입니다.
최승호 시인은 우스꽝스럽지만 단단한 문장에서, 서늘함을 느끼게 만드는 일을 잘한다. "아니, 지구가 어디로 갔지?"
라고 묻는 대사는 너무 과장된 말 같아서 웃음이 나온다. 마치 톰과 제리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대사를 읽고난 직후에는 곧바로 서늘해진다. 벌목은 숲만 잘라내는 일이 아니다.
그 나무 위에 있던 둥지 둥지 위에 있던 새끼, 그 주변에 있던 공기와 길과 풍경까지 함께 잘라내 버린다. 때까치는 열심히 살아가려고, 삶을 물려주려 새끼에게 개구리를 잡아왔는데 우화에서 남는 것은 돌아갈 자리를 잃어버린 자의 모습이다.
우화...
원문 링크 : 타이핑 필사 『벌목』 by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