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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자꾸 걸린다 : 쳇 베이커, But Not for Me

 무언가 자꾸 걸린다 : 쳇 베이커, But Not for Me

* 쳇 베이커의 앨범 Sings (1954) 에 대한 글입니다. 오르막길 한 쪽은 늘 그림자에 덮여 있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지나치면서도, 고개를 들어 안도의 숨도 쉬어 본 적 없다. 소리도 없고, 색도 없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푸르고, 오렌지 색을 띤, 허연 것들이 뒤섞인 소동 같은 것도 몇 차례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색이 바래고, 소동은 짤막한 사건들로 부서지고 작아졌다. 이젠 전체의 모습은 알아 볼 수 없이 흐리고 물기 없이 버석하다.

어떤 기억은 생각의 통로에 버려진다. 전혀 다른 맥락에서 무언가가 자꾸 걸린다면 그것이다.

어떤 음악은 머릿 속을 밀고 헤집어 빈 공간을 만든다. 그 안으로 예기치 않은 무언가가 흘러든다.

일부는 예전의 모습을 갖출 때가 있다. 어설프게 세워져 있고, 부딪힐 때마다 가칠가칠하다.

쳇 베이커 Sings 1954 (UHQCD, 2024, 유니버설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