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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달리기 : 무라카미 하루키와 에롤 가너 사이에서

 제자리 달리기 : 무라카미 하루키와 에롤 가너 사이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엿보면 엿볼수록 우리는 어떠한 무력감에 사로잡히고 만다. 앙금이야말로 그 무력감을 가리킨다.

우리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는 것이 이 무력감의 본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서문 중에서 전화가 시작된다.

원치 않는 구토가 동반한다. 처음엔 '그냥 너무 많이 먹은 거야' 하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어릴 적 TV에서 본 마술처럼 입을 벌리면, 캐나다 국기가 에티오피아 국기를 당겨 오고, 에티오피아 국기가 코트디부아르 국기를 꺼내 온다. 곧 먹지 않은 것까지 뱉어낸다.

온 몸을 쥐어짜낸 후에는 경련과 통증이 몸 안에서 메아리 친다. 아무도 없는 결승선으로 내달린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회전목마 같은 자본주의에 앉아 거리의 풍경을 지나치고, 낡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인다. 전화가 그치자, 구토가 멈췄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쳐서도, 생활 습관을 바꿔서도 아니다. 치밀하게 하나씩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