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야는 1945년 인천 조병창 제3공장에서 제조된 장총이다. 일제의 총동원령으로 인한 금속 공출로 집집 있었던 금속을 강제로 뺏어다 몸통인 백두산 졸참나무에 붙여 만들어 그 당시 조선인의 자연들을 몸에 간직한 물건이다.
누군가의 집에 대문이었고 솥뚜껑이었고 교회의 성물이었을 지도 모르는 쇠붙이들이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 칭하는 백두산 출신 나무와 함께 근현대사를 살아내게 되는 설정이 재미있다. 방아쇠가 고장 나자, 호른의 밸브를 붙이고는 악기가 되고싶 소원을 갖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몸체 구석구석에 담긴 사연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었나 보다.
빵야의 첫 주인은 일본 관동군 장교 기무라이다. 조선 하층민 출신이기에 그 약점을 걷어내고 군림하고 싶었던 비겁한 겁쟁이다.
기무라는 빵야의 생애 처음과 끝을 같이 하는 인물인데 질긴 생명력과 함께 한 우리 역사의 과거가 떠올라 쓴웃음을 지었다. 살아남는 것이 옳음이었던 시대의 인물이었지만 역사를 들추어보는 후대에는 부끄러움의 표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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