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페라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작년에 보지 못했고 이번 재개봉 때 처음으로 아이맥스용 촬영 버전을 접했다. 관객이 없이 촬영되었다는 점이 먼저 다가왔고 박수 소리나 커튼콜이 없으며 런스루 리허설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현장성과 거리가 느껴졌다. 촬영용 버전이 가진 장점이 분명히 존재했다. 무대의 공간감과 의상·조명 같은 디테일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었고 앰비언스 음향 덕분에 무대의 입체감도 실감됐다.
무용수들의 기술적 완성도는 눈에 띄게 돋보였고 솔로나 군무 모두 주어진 안무를 정확히 소화해 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고도의 테크닉이 주는 감동도 분명했고, 현장을 전제로 한 공연 영상에서 기대할 수 없는 초근접 클로즈업과 다양한 앵글이 가능해 표정과 미세한 동작, 무대 장치나 의상의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전달됐다. 오페라글라스와는 다른 영화적 언어가 주는 쾌감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러나 실제 공연의 긴장감과 무대에 임하는 에너지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몰입도와 즉흥적 반응은 촬영 버전에서 약화되었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동안 수없이 접한 백조의 호수 중에서도 군무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위에서 촬영한 항공 샷의 군무는 눈에 띄게 뛰어나, 다른 버전보다 군무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며 누레예프 버전의 질서정연함과 동작의 정확도가 잘 전달되었다. 파리오페라발레단만의 시각적 리듬이 극대화되었다. 지그프리트를 중심으로 한 구성 덕에 왕자에게 초점이 맞춰지면서 뒤쪽에서 춤추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다소 흐릿해지지만 세밀한 표정과 미묘한 변화는 여전히 섬세하게 담겨 있었다. 박세은의 오딜은 특히 매력적이었고, 영화관이 아니었다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섬세한 감정 연기가 훨씬 강렬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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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마르크
원문 링크 : POB의 백조의 호수 @ 롯데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