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 해도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었다. 고향은 지나간 시간 속에 있을 뿐이니까.
누구는 동구 밖의 느티나무로, 갯마을의 짠 냄새로, 동네를 끼고 흐르는 긴 강으로 고향을 확인하며 산다고 했다. 내게 남은 마지막 표지판은 은자인 셈이었다.
보이는 것들은, 큰 오빠까지도 다 변하였지만 상상 속의 은자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다. 은자만 떠올리면 옛 기억들이, 내게 남은 고향의 모든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오곤 하였다.
허물어지지 않은 큰 오빠의 모습도 그 속에 온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새부천클럽에 가서 은자를 만나버리고 나면 그때부터는 어떤 표지판에 기대어 고향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인지 정말 알 수 없었다.
본문 중에서 HeungSoon, 출처 Pixabay 줄거리 어느 날 작가인 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탁한 목소리의 그 여성은 25년 전 고향 전주에서 한동네에 살았던 은자였다.
국민학교 2학년 한 해 동안 친구로 지냈던 철길 옆 찐빵집 딸이었던 은자. 어린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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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한계령 양귀자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