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벽에 버티어 선 거울은, 줄줄이 피를 흘리고 있는 버짐투성이의 메마른 계집애를, 슬픔과 증오와 수치심으로 비참하게 일그러진 열여섯 살 사내아이의 초라한 모습을 비추며 오연히 번쩍였다. 오빠는 참담한 얼굴로 거울을 노려보다가 발길로 걷어찼다.
삽시간에 방은 발 디딜 자리도 없이 잘디잔 거울 조각으로, 번득이며 튀어 오르는 빛으로 가득 찼다. 저녁마다 화장을 하던 어머니의 얼굴이 천 조각 만 조각으로 깨어졌다.
오빠는 그 천 조각 만 조각의 얼굴에 결별을 고하듯 슬프고 초라하게 어깨를 늘어뜨리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본문 중에서 유년의 뜰 저자 오정희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1998.04.24. 6.25전쟁으로 피난을 떠나온 마을.
외눈박이 목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나'의 가족. 아버지는 강제 징병을 떠났고, 기생 출신이었던 할머니와 어머니, 오빠들, 언니, 동생과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서 해 질 무렵이면 곱게 화장을 하고 저잣거리의 밥집으로 일을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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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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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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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뜰
원문 링크 : 유년의 뜰 오정희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