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계약에서 가계약금은 반드시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간 실제 임대차 핵심 조건의 합의 여부에 의존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법원은 계약 성립을 판단할 때 모든 세부 내용의 완전한 확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어떤 호실을 임차하는지 보증금과 월세가 얼마인지 임대차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입주 시점은 언제인지 업종 제한 여부는 어떻게 되는지와 같은 핵심 사항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피부과 개원 준비 사례에서 업종 제한 약정이나 보증금 인테리어 공사 일정 등 중요 조건이 합의되지 않아 본계약 성립이 아직이지 않다고 판단된 바 있다. 돈이 오갔다고 해서 반드시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강조된다.
가계약금의 반환 여부는 원칙과 예외로 나뉜다. 원칙적으로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가계약금은 반환 대상이라고 본다. 계약 자체가 성립할 근거가 없으므로 반환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예외도 존재한다. 당사자 간에 “임차인이 계약을 포기하면 가계약금을 반환하지 않는다” 혹은 “임대인이 계약을 파기하면 배액으로 반환한다”와 같은 해약금 약정이 명확하게 합의되어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 판례에서 공인중개사 문자에 임차인 사정으로 계약이 무산되면 계약금 일부를 위약금으로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임차인이 이를 확인한 상태에서 송금했다면 해약금 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되기도 한다. 반대로 임차인이 돈을 송금한 뒤에야 해당 문자를 받았거나 그 조건에 동의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면 해약금 약정은 인정되지 않고 반환을 명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포기·배액상환 약정의 존재와 양 당사자가 그 약정에 대해 합의했다는 증거가 핵심이다.
가계약 분쟁을 줄이려면 가계약 단계에서 문자 하나가 결과를 바꿀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남겨두는 것이 선행된다. 먼저 가계약금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본계약 불성립 시 전액 반환인지, 임차인 변심 시 포기인지, 임대인 변심 시 배액 반환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하고 문자나 서면으로 남겨둬야 한다. 둘째로 핵심 조건을 구체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증금, 월세, 계약기간, 입주일 등은 최소한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핵심 조건이 불명확하면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로 정식 계약 일정을 명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월 일을 기하여 본계약을 체결하며 그때까지 계약이 성립하지 않으면 가계약은 효력을 상실하고 가계약금은 반환한다”와 같은 문구가 분쟁 예방에 유리하다. 넷째로 중개인 문구도 증거가 된다. 특히 “포기”, “위약금”, “배액 반환” 같은 표현은 반드시 확인하고 동의하지 않는 내용은 이의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가계약은 이름만으로 안심할 사안이 아니다. 법원은 이름이 아닌 당사자 간 임대차의 핵심 조건이 실제로 합의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계약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가계약금의 반환 여부 역시 문자나 대화 내용, 계약 진행 경과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결정된다. 따라서 가계약금을 송금하기 전에는 반환 조건과 위약 조건을 명확히 정리하고, 가능하면 문자나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전에 조금만 꼼꼼히 확인해도 예기치 못한 가계약금 분쟁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원문 링크 : 가계약금,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