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었는데 양을 적게 펐다. 그래도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먹고 나니 배가 차긴 차다만 한 20% 정도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밥을 더 꺼내먹을까 싶었는데 저번에 사왔던 컵라면이 생각났다. 원래 이런 쪼끄마한 컵라면은 취향이 아니라며 큼지막한 사이즈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에 새우깡 컵라면을 사온 이유는 간단했다. 세일하더라, 잘 안 팔리는 거를 이렇게 세일한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막상 보면 바로 먹고 싶어지는 게 아이러니했다. 조그만 사이즈의 컵라면 중에서도 이 새우탕컵은 유독 사지 않지만 면발은 맛잇다. 다만 그 향이 새우 특유의 오묘한 맛이라서 먹다 보면 가끔 확 튀어나오는 맛에 깜짝 놀란다. 새우탕컵면은 오랜만에 먹는 거였다. 거두절미하고 뚜껑을 열자 안에 건더기가 잔뜩 들어 있었다. 보통 건더기 스프는 많이 넣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새우탕컵면은 꽤 많았다. 요즘 라면만 먹다 보니 건더기 스프가 따로 있는 게 익숙해져 순간 포장 터져서 컵에 남아 있는 줄 알았다. 생각해 보니 아닌 걸 깨닫고 이번에도 컵라면을 어지간히 안 먹었다 싶다. 한쪽에 물을 끓여 올리는 동안 준비를 마치고, 저 선에 맞춰 뜨거운 물을 넣어야 하는데 항상 그 선에 오버해서 넣는 편이다. 선에 딱 맞춰 넣으면 물이 좀 쫄아서 짠맛이 더 강해지기에 여유분으로 0.5cm 정도 더 넣는다. 그럼 입맛에 딱 맞는 국물맛이 된다. 뜨거운 물을 넣고 3분 뒤 개봉하는 습관은 여전하지만, 종종 마음이 급해 3분보다 먼저 열어 면이 덜 익은 채로 먹는 편이다. 덜 익은 면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새우탕면컵은 면 자체의 식감이 제법 괜찮다. 면발은 얇으면서도 꼬들함이 살아 있어 좋다. 그래서 국물은 거의 마시지 않고 면발 위주로 먹는 편인데 오늘은 국물도 의외로 맛있게 느껴졌다. 국물의 거슬리는 맛이 아니라 오히려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한 입 크게 먹다 보니 국물을 빠르게 해치워 버렸다. 상태가 나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건더기도 싹싹 해치워 먹었다. 이렇게 다 먹으면 음식물 쓰레기가 남지 않아 물로 한 번 헹군 뒤 분리수거가 끝난다. 컵라면이 여전히 허전할 때를 대비해 추가로 몇 개를 더 사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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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탕컵라면
원문 링크 : 밥먹고 살짝 배고플때 컵라면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