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울면 매미가 온다 나는 우산을 들어 매미 한 마리를 후려쳤다 매미는 죽었다 위로 뻗은 두 다리가 참으로 아파보인다 불쌍하게도 비가 오면 기우제를 지내는 사람들이 운다 우산으로 우심방을 찔러서 뚫었다 비가 내리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피를 내리는 게 현대과학적으로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건만 짧고도 간단한 연구 끝에 인하대학교 교수진들은 그게 그닥 효율적인 농업 개선 방식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발표했다 그래서 내가 지낸 기우제는 그냥 식물을 키우는 그리 좋지 않은 방법 중 하나인 것으로 판명났다 그럼에도 생각해보건대 비가 오지 않는 것보다는 죽어가는 곡식들에게 피라도 흘려보내는 것이 맞지 않나 싶었다 비 맞은 곡식들이 고개를 숙이는 것따위 용납할 수가 없었기에 나는 모조리 잘라 죽여버렸다 곡식들은 아무래도 피를 먹고 자란 곡식들이라 누런 빛깔로 빛나는 것이 누렁소같았다 음메라기보다는 차라리 통곡을 하는 듯한 놈들의 모가지를 전부 잘라버리자 비를 맞기라도 한 듯 시원해졌다 ...
원문 링크 : 비가 오면 누렁소는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