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갈 때마다 컨셉을 하나씩 잡곤 한다. 조금 다르다.
잡는다기보다는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레 컨셉이 잡힌다. 여행은 생각의 씨앗을 모으러 다니는 과정이기 때문에, 씨앗 한 두 개를 들여다봐서는 몰라도 여행 중간부터 씨앗들을 모아보면 나름의 방향성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이번 단양 여행의 컨셉은 보정이었다. 주위 풍경에서 인공적인 구조물을 전부 없앴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단양의 거리에는 사람이 워낙 없어서 이런 상상이 쉬웠다. 단양 역에서 단양 시내까지 이어지는 길은 무성한 풀밭 위에 놓인 나무 다리로 되어있다.
풀밭은 허리까지 올라오는 높이로 그 사이에 갖가지 들꽃이 섞여있었는데, 흔히 동화책 삽화에서 보이는 그런 목가적인 분위기의 들판이었다. 풀밭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약간의 자갈과 푸른 강물이 뒤섞여 풍경을 이었다.
일몰까지 시간이 촉박하지만 않았어도 홀로 앉아 즐기고 싶은 절경이었다. 문득 안타까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플라스틱 터널과 나무 다리, 철교가 조금씩 가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