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BA 토요 정모에서는 3인으로 이것저것 돌려봤어요. 처음에는 꽤 다양한 게임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중간에 한 분이 피곤하다고 먼저 가시면서 마지막에는 2인만 남게 된 조금 애매한 상황이 되었죠. 그래도 덕분에 앞서 하다 멈췄던 헤레디티: 스완의 책을 다시 이어서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이날의 후반부를 꽤 만족스럽게 마무리했습니다.
첫 게임은 스카라 브래였어요. 선사시대 오크니 제도의 마을을 배경으로 정착민들이 먹고 입고 머물 수 있도록 자원을 모으고 마을을 발전시키는 게임이에요. 매커니즘으로는 자원 관리, 일꾼 놓기, 엔진 빌딩, 카드 드래프팅이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었는데, 초반에는 게임이 전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룰북을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꽤 치명적인 에러플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져오신 분도 뒤늦게 빠트린 부분을 이해하셨죠.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했고, 해당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진행하니 그제서야 게임답게 돌아가더군요. 자원이 한정된 편이라 매 라운드마다 “지금 써야 하나, 조금 더 아껴야 하나” 같은 선택이 계속 생겼고, 점수 방식도 포인트 샐러드에 가깝게 다양하게 점수를 낼 수 있었어요. 한 가지 길만 파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여러 요소를 챙기는 쪽에 가깝지만, 깊이감은 살짝 아쉬웠죠. 엔진을 만드는 재미는 있지만 그 엔진이 엄청난 고민이나 강한 상호작용으로 이어진다기보다는 각자 자기 판을 잘 굴리는 느낌이 강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벽게임에 조금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나쁘진 않았지만 크게 꽂히진 않았어요. 지난번에 꽤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시나리오를 끝까지 밀어볼 생각도 있었지만, 멤버 중 한 분이 취향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셔서 3인으로는 챕터 1까지만 진행하고 마무리했고, 챕터 1은 2번째 플레이임에도 여전히 흥미로웠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상황을 파악하고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하는 감각이 꽤 좋았어요. 다만 취향을 많이 타는 게임이라 전투나 퍼즐, 스토리 진행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하는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몰입이 쉽게 끊길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챕터 1에서 멈춘 건 아쉽지만 이해가 갔습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임은 해녀였어요. 다인플이어야 더 재미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3인플도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룰은 간단한 편인데도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방식이 꽤 좋았고, “조금만 더 들어갈까?”, “여기서 멈춰야 하나?”, “남들은 얼마나 욕심을 낼까?” 같은 고민이 계속 생겼어요. 핵심은 인간의 욕망이죠. 조금 더 얻고 싶고, 남들보다 한 발 더 가고 싶다 보면서 결국 선을 넘게 되는 그 감각을 아주 직관적으로 건드립니다. 3인플에서도 욕망은 그대로였고, 다인플에서도 이미 충분히 놀랍도록 재미있었지만 3인플마저도 즐거웠어요. 설명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규칙은 흥미로워 보였고, 아이디어도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실제 플레이에 들어가니 어딘가 삐그덕거리는 느낌이 있었고, 규칙이 자연스럽게 맞물리기보다는 중간중간 “이게 이렇게 흘러가는 게 맞나?” 싶은 순간들이 있어 에러플이 있는 듯 보였죠. 그래서 중간에 멈춘 것이었습니다. 헤레디티: 스완의 책은 이날의 흐름에서 챕터 2로 넘어가려는 방향이었고, 남은 한 분은 챕터 1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챕터 2를 진행했어요. 챕터 2는 선택의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 2회차 플레이도 생각나게 했고, 챕터 3은 방탈출에 가까운 느낌도 있었고 전투도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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