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故 신정희 선생의 작품 중에서 모노지만 제일 화려하다. 현란한 문양의 도자기는 어디에 쓰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꽃잎이 그려져 있으니 화분은 아니고 쌀이나 잡곡을 담기에는 너무 작다. 찻물에 사용할 물을 담아두는 항아리 같지만 화려한 문양이 마음을 다스리고 정리하는 다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항아리 전체를 풍성하게 채우는 꽃처럼 화려하고 부귀스러운 성격을 가진 물건을 담아두는 게 어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옛날로 치면 귀한 소금이 딱이다!
항아리의 무늬는 박지기법(剝地技法) 으로 표현했다. 보통은 백토를 칠한 후 무늬 이외의 백토를 긁어내 바탕흙의 어두운색과 무늬의 백색을 대비시키는데, 이 항아리는 반대로 짙은 흑회색 유약을 먼저 칠하고 무늬 이외의 흙을 긁어내 바탕흙과 무늬의 흑회색을 대비 시킨 것 같다.
꽃문양 이름은 처음에는 국화로 생각했다. 항아리 겉면에 선을 새기는 선각기법(線刻技法) 으로 국화의 개별 꽃잎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다란 잎사귀와 ...
원문 링크 : 故 신정희 사기장의 모란 꽃문양 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