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산란하는 한 낮의 비둘기 떼 사이로 마실 나온 개 짖는 소리가 다리 사이로 지나간다. 햇빛이 눈 부신 게 개 짖는 소리 때문만은 아닐 텐데, 담배 냄새 가득한 노인의 걸음걸이가 오늘따라 꽤 가볍다.
지팡이로 걸어 다니는 낡은 무릎의 휘청거림이 잔디 곡률보다 큰 호를 그리며 공원 둘레를 따라 빙 둘러 걸어가는 군무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제 넓은 공원 대지에는 부족민들의 자기 영토권 주장의 행위가 시작된다. 페이지 넘어가는 소리가 큰 듣기 싫은 트로트 소리가 스피커를 업고 퍼져나가고, 트로트 박자를 비집고 개 떼의 습격이 대지를 점령해 나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사냥하기 위한 늙은 전사들의 맹렬한 공격이 시작되면 개 떼를 거느린 아줌마의 고함 소리와 한 데 섞여 트로트의 괴음은 더욱 심란한 포지션을 굳힌다.
누가 저걸 듣는가. 취향이 있다고.
신의 축복을 선전하는 프로파간다 무리가 현수막 틈새로 침투해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지는 십자군 원정과 동학 농민들 사이의 소리...
원문 링크 : 이상지질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