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을 넘어가야 하는 시간이 도래했는데, 발걸음이 무거워 문턱을 넘어가지 못한다. 어제저녁 자정의 어둠이 어깨를 찍어누르고, 나는 문턱의 높이만큼 무릎을 들어 올리지 못한 채로 그 앞에 갇혀있다.
기껏해야 한 걸음인데, 문 너머의 책상은 이미 파미르 고원 위에서 냉엄한 장대함 뒤로 숨고, 나는 책상 앞으로 가야함을 알고도 그 이념의 의무감으로 한걸음 조차 못 내딛고 있다. 언제부터 이념이 중력을 가졌더라...
한 줄의 생각이 머리를 스쳐가면 문턱을 넘는다는 것이 기껏해야 내 체중 60kg의 무게만큼의 체세포를 운반하는 것일 뿐이라는 허망한 생각에 내 무거운 이념이 기껏해야 한 줄도 못 되는 박약이라는 자각이 든다. 결국, 글은 전부 반성문으로 돌아가고 글은 전체가 의무의 질량으로 침체되고, 나는 결국 회의주의자라는 가면을 쓴 부정한 나르시스트가 되버린다.
지랄... 쓴 커피를 목에 들이붓고 내 목구멍을 태우는 커피의 온도에 생각이 태워지고 나는 문턱을 넘어간다.
그냥 욕 한 번이었으...
원문 링크 :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