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마라도나, 지단, 메시. 월드컵 무대에서 역사를 쓴 선수들에게 공통점은 등번호 10번이었다는 점이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팀의 에이스에게 허락되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야말의 등번호가 더 눈에 띄는 이유다. 10번은 역사적으로 팀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번호로 여겨지며 공격형 미드필더나 때로는 스트라이커의 자리를 맡아 왔다. 바르셀로나의 10번은 특히 더 특별한 계보를 갖고 있는데, 마라도나, 호나우지뉴, 메시로 이어지는 흐름 때문이며 현재는 야말이 그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2026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의 10번은 다니 올모가 달게 되었다. 바르셀로나에서 20번을 달리는 선수이지만 대표팀에선 다른 번호가 배정된다. 대표팀의 등번호 배정 방식은 A매치 출전이 많은 선수부터 원하는 번호를 먼저 고르는 방식인데, 야말의 A매치는 25경기에 불과한 반면 10번을 먼저 선점한 선수는 50경기를 뛴 베테랑이었다. 이로 인해 이번 대회 스페인 10번은 올모가 맡았고, 야말은 19번을 달게 되었다. 19번은 유로 2024 때 사용한 번호와 동일하다.
바르셀로나에선 10번을 달고 뛴 선수가 대표팀에선 다르게 배정되는 현상은 스페인 내부의 합의와 원칙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올모에 대한 불만이나 야말에 대한 반발이 없다고 한다. 팀 문화와 내부 원칙이 상업적 이익보다 우선된 선택으로 읽힌다. 실제로 야말이 10번을 받은 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며, 2025년 7월 만 18세가 되면서 공식 배정이 확정됐다. 직전 주인이었던 안수 파티가 부상과 부진으로 번호를 내줬고, 야말이 그 자리를 이어받은 셈이다. 그 시즌 45경기 24골 17도움으로 10번이 주는 부담을 크게 이겨냈다.
대표팀에서 19번을 달든 10번을 달든 야말의 위상은 큰 차이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한 가지 변수로 4월 이후의 부상 이슈가 남아 있었고, 데 라 푸엔테 감독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야말의 상태가 매우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야말이 19번으로 첫 월드컵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10번의 논란이 의외였던지, 스페인 내부 원칙이 납득된다는지에 대한 논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가 그 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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