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기간 동안 총 세 개의 가발을 샀다. 항암 시작 전 단발 통가발 한 개, 중간에 머리가 다 빠져버린 다음에 긴 머리 통가발 한 개, 표적 후항암 하면서 부분 가발 한 개.
전부 인모 가발이라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 이제 와 돌이켜 가발을 산 시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 번 모두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때였다.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닌 것 같았고, 가발에라도 돈을 써서 위안을 얻고 싶었지. 그냥 나한테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무엇 때문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건지 정확한 이유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내가 나를 아껴준 적은 없었다는 거였으니까. 암 진단금도 나왔겠다,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가발로 자기애를 표현하다니. 그땐 그게 말이 됐었다.
그런데 그렇게 산 가발들을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세 개 다 합해서 대여섯 번이나 썼으려나.
원래 외출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집순이이기도 하고, 육아 중이라 밖을 나가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몰랐는데 나는 꽤 ...
원문 링크 : 가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