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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백도 아니고

 사랑 고백도 아니고

드라마 5화였다. 변은아가 말했다.

"황동만 감독의 입에 다시 털어 넣을 거예요. 그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도록."

나는 리모컨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 말이 귀 안에서 한 번 더 울리는 동안, 나는 눈을 감았다.

사랑 고백도 아니고 다짐도 아닌 그 문장이, 소리로서 먼저 아름다웠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로 니체가 왔다.

황동만은 20년째 데뷔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형의 월세방에 얹혀살고 관리비를 제때 못 낸다. 8인회 모임에는 빠짐없이 나타나 형편없는 영화를 만든 친구들을 향해 독설을 퍼붓고, 좋은 영화를 보면 시기가 나서 괴롭다고 대놓고 말한다. 드라마는 이 인물을 처음부터 불편하게 설계하는데, 그 불편함이 단순히 그가 못됐거나 찌질해서가 아니라 너무 낯익어서라는 것을 시청자는 금방 느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었다. 8인회가 단톡방에서 시나리오 아이템을 짜다 막힐 때마다, 감독이 된 사람도 제작사 대표가 된 사람도 결국 꺼내드는 이름이 황동만이었다. 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