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image Next image 오랫동안 '역사'와 '경제학'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 학문처럼 보였습니다. 역사는 왕조의 흥망성쇠, 전쟁의 서사, 그리고 위대한 인물들의 결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반면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 균형, 그리고 합리적 선택을 다루는 차가운 '숫자'의 세계였습니다. "역사가는 데이터를 신뢰하지 않고, 경제학자는 이야기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1993년, 노벨위원회는 이 두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과거'를 해석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두 명의 학자에게 경제학상을 수여합니다. 바로 로버트 포겔 [Robert Fogel]과 더글러스 노스 [Douglass C.
North]입니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도 경제 이론과 통계 데이터로 엄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경제사학의 이단아'였습니다.
포겔이 '숫자'라는 현미경으로 역사의 통념을 깨부쉈다면, 노스는 '제도'라는 거대한 렌즈로 문명의 흥망성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