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간판도, 문을 열 때 울리는 종소리도, 창가 쪽으로 길게 놓인 테이블도.
많은 이웃들이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이상하게도 그곳만큼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문 앞에 잠시 서 있었다.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다만, 발걸음이 멈춘 김에 잠깐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 손이 먼저 문을 밀고 있었다. 종소리가 울렸다.
익숙한 소리. 그리고 그 익숙함에 습관처럼 나는 창가 자리를 봤다.
비가 오던 날, 우리가 마지막으로 앉아 있었던 자리. 다행인지 불행이지 자리는 비어있었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았다.
앉고 나서야 깨달았다. 왜 하필 여기였는지.
굳이 다른 자리도 많은데. 습관이란 이리도 무서운 거지.
나는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은 채, 창밖을 바라봤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어딘가 흐릿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지나가고, 차들이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고, 그 모든 게 너무 자...
원문 링크 : 홍연(紅緣)(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