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화단의 단풍나무를 뽑아 밭에 심었더니 너무 작아서 다른 나무를 심다가 실수로 밟아 버렸어요. 비가 갠 뒤 다시 화단으로 가 보니, 좀 큰 아이들이 필요했는데 관목들 사이에 떨어진 덩치 큰 단풍나무 네 그루가 자라 있더군요. 관목숲이라서 제초기로는 도저히 자를 수 없었고, 그래서 비가 온 뒤 뽑히기도 쉽더군요. 결국 밭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이 아이들이 자라면 햇빛이 강한 날들에 꽃들에게 한낮의 열기를 식혀 주리라 기대합니다. 그런데 과연 언제쯤 자랄지 궁금합니다.
나무는 좋다. 나무는 하늘을 한가득 채운다. 나무는 숲을 이룬다. 나무는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한다. 나무가 딱 한 그루 밖에 없다 해도, 그래도 좋다. 고양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 개를 피하고, 새는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산다. 우리는 (떨어진) 잔가지로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린다. 나무는 그네를 매달 수 있어서 좋고, 또 꽃바구니도 걸 수 있어서 좋다. 나무는 일하다가 쉴 때에 괭이를 걸쳐 놓기에도 좋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는 사물의 발견이고 어른들에게는 마음 밭이 좀 더 부드러워지는 시간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인상적인 구절 하나 없고 모르고 지냈던 가치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밋밋하고 심심하기도 하다. 나무를 나무처럼 조용히 들려준다. 그림은 따뜻하고 글은 맑다. 나무를 심고 내가 심은 나무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내게 나무는 어떤 의미일까. 그럼에도 이 책은 주는 선물처럼 조용히 다가온다.
#
단풍나무키우기
#
마르크시몽
#
실외정원나무심기
#
야외정원나무
#
어른을위한동화
#
어른을위한동화추천
#
재니스메이우드리
#
책나무는좋다
#
텃밭가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