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는 일은 저에게 스트레스를 다독이고 혈압도 낮추는 작은 의식이며, 무엇보다 어떤 식물을 심고 어떻게 꾸미고 관리할지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창조적 욕구를 일깨웁니다. 이 글의 주제는 정원을 디자인하는 일이야말로 거창하고도 실천 가능한 아름다움의 결정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집니다. 하얀 도화지를 받아 들고 주제를 자유롭게 고르되 사계절이라는 큰 틀을 염두에 두곤 합니다. 매년 3월이 되면 이 길 위에는 수선화의 싹이 돋아나고 봄을 알리는 신호가 됩니다. 그다음은 수선을 덮은 관목인 수국이 피고, 수선화가 지면 수국이 한층 더 활짝 핍니다. 여름에는 수선화 위에 또 다른 생명을 올려놓듯 홍가시나무가 흐드러지게 자라고, 그 위에는 동백나무가 더해져 여름의 색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겨울을 준비하며 빨간 잎사귀를 가진 상록수인 홍가시나무를 다시 바라보게 되고, 이 모든 계절의 조합은 길 위의 꽃과 나무처럼 서로 어우러지며 때로는 한꺼번에 피어나 협연을 이룹니다. 제게 정원을 디자인한다는 말은 이처럼 계절의 흐름에 맞춘 식물의 질서와 창의적 구성의 조화를 찾는 행위입니다. 봄에는 수선화와 튤립, 무스카리 같은 구근 식물을 배치하고 여름에는 체리세이지와 핫립세이지, 쿠페아, 쑥부쟁이, 아메리칸 블루를 통해 견고한 색의 층을 만들고, 겨울에는 초록을 잃지 않는 캐모마일로 마무리합니다. 결국 꽃은 때로는 함께 피어나고 때로는 서로 다른 계절을 포용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어우러집니다. 저에겐 이 모든 과정이 창의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길이며, 정원을 디자인하는 일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가장 깊고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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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정원을 디자인하다. (꽃밭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