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화단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동백꽃은 아파트 화단에서 이미 피기 시작했고, 벚꽃이 왔다 갔다 하는 동안에도 계속 피더군요. 란타나는 노지월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가 배웠고 제 베란다에 하나, 노지에 하나 두었습니다. 노지월동 가능하리라 믿지 못했을 때도 있었고, 비닐 하우스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 생각하며 무턱대고 편해지려는 마음이 앞섰던 적도 있죠. 아직도 실험정신이 남아 있어 벤자민 고무나무 삽목둥이를 노지에 심었다가 얼려 죽일 뻔한 기억도 있고, 멀쩡한 제라늄도 추위에 강하다고 들려서 얼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믿음의 구석은 남겨 두었고, 결국 봄이 오면 살아날 거라 기대하며 버텼습니다.
버베나는 겨울에도 끄떡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놀랍고, 크리스마스 로즈 Helleborus는 여름의 고난을 넘어 겨울의 전부가 되는 아이여서 지금 제 세상에 있습니다. 지금 이곳에 세 개의 크리스마스 로즈가 있고, 한겨울에 꽃이 피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제 쿠페아와 아메리칸 블루 이야기가 남다릅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1년 남짓이 지나면서 늘 솔직하려고 했지만, 한 아이의 죽음과 상황의 은폐가 뒤따랐고, 노지와 다르게 관리한 아메리칸 블루가 냉해를 입었으며 아직도 살아날지 불안합니다. 쿠페아 역시 뿌리가 엉켜 집으로 데려오지 못했고 아직도 뿌리가 나지 않으며 잎은 점점 말라가고 있습니다. 노지에서 겨울을 버텨줄지, 봄까지 살아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지금의 제 상황은 동백의 절정과 크리스마스 로즈의 기대, 아메리칸 블루와 쿠페아의 불안이 교차합니다. 식물의 세계가 언제나 단정하지 않음을 배우며, 노지월동의 가능성과 겨울 생존의 한계를 겸손하게 되새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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