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지 않은 긴 날들 동안 나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보았습니다. 어떤 나무는 죽고 어떤 나무는 살아 남았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물을 찾아 아래로 아래로 더 깊이 내려갔고 뿌리 깊지 못한 나무는 위에서 오는 물이 없으면 부상을 입거나 죽었습니다. 이 현상은 정원 속 작은 생명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웃 텃밭에는 울타리를 따라 돌나물이 물 없이도 차분히 자라며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이 아이는 대체 어떤 힘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4월에 파종한 한련화는 6월 중순에 벌써 지기도 하고 피기도 하였으며, 베란다에서 보지 못한 씨앗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듯했습니다. 새까만 굵은 씨앗이 덩쿨마다 달릴 것처럼 상상됩니다.
크리산세멈은 4월부터 계속 피고 있으며, 애플 민트가 자꾸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아이가 번져 나갈 수 없으니 뽑아 주었습니다. 패랭이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피며 씨앗이 맺히고 떨어지기도 하고 뿌리로도 노지 월동해 버리는 강인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바늘꽃과 가우라는 6월에도 줄기 가득 꽃을 달고 있어 길게 이어지는 생명을 확인했습니다. 너무 길게 자란 가지들은 잘라 삽목을 하며 새 생명을 이어 가도록 관리했습니다. 코스모스는 너무 많아 다 예뻐 보이지만 서로의 자리를 빼앗는 모습도 있어 필요한 것만 남기고 뽑아 주었습니다.
섬백리향은 나무 아래 바위 곁에서 잡초를 대신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목마가렛의 사랑스러움은 여전히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아래로 물을 찾으려 깊이 파고들고, 뿌리 깊지 못한 나무와 꽃은 위에서 오는 물을 기다립니다. 6월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살아남은 나무와 비가 내리지 않아 죽은 나무가 생겨났고, 여전히 물을 주며 살아남은 나무도 있었습니다. 이 관찰들은 물이 주는 생명력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 주었습니다.
원문 링크 : 6월에 피는 꽃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