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텃밭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 까미가 오늘도 나타났다는 사실을 따라가며 이 이야기를 쓴다. 구멍난 울타리를 슬쩍 들여다보며 드나들던 까미는 내가 없을 때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다 돌아오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 늘 그렇듯 다정하다. 처음엔 언제든 와서 먹으라고 사료를 그릇에 담아 두었지만, 어느 날 힘센 다른 고양이가 와서 우리 까미를 쫓아내고 자기가 다 먹어버려서 결국 까미는 그 녀석이 보이면 오지 않았다. 나는 그 녀석을 몰아내며 텃밭의 질서를 지켜왔다. 저런 서열 높은 고양이가 아직은 이 구역에서 굶주림 없이 살아간다는 사실은 이곳 생태의 한 축을 보여주는 듯했다. 까미가 먹고 나서 남긴 양의 일부를 마시는 모습은 작지만 여유를 느끼게 한다. 캔 하나가 양이 많아도 잠깐 다녀오는 사이에 다시 입을 여는 여유도 있다.
까미의 하루는 먹이 사슬의 한 축을 따라 흐른다. 지금은 두더지 굴이 맞붙은 전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웃 농가의 창고를 노리는 쥐들로부터 밥상을 지키는 현장이다. 텃밭은 더 이상 단순한 먹거리의 공간이 아니라 생태계의 작은 축소판이다. 뱀의 죽음이 길가에 놓였던 날, 이웃의 걱정은 유기농 텃밭의 위험성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내 텃밭은 까미가 지키는 영역으로, 뱀마저도 두려움 없이 지나가는 곳으로 여겨진다. 까미의 한쪽 귀가 잘린 모습을 보면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짝을 찾고 다니며 새끼를 낳아 기르는 고단한 삶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안심을 준다.
그럼에도 나는 이 생태 텃밭에서 까미가 차지하는 위치를 빚어낸 작은 기쁨으로 살고 있다. 까미는 이제 앞으로도 생태 텃밭의 먹이 사슬의 중요한 한 축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는 늘 나를 기다리고, 내가 주는 밥을 먹고 따뜻한 햇살을 받아 나른한 낮잠을 자고 가는 고양이 한 마리가 주는 기쁨이 더 크다. 이 작은 존재가 주는 평온이 텃밭의 모든 변화를 더 깊이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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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텃밭에 고양이가 있으면 좋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