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월 이웃 텃밭에서 받은 토란 구근 다섯 개를 심고 가꿨다. 싹이 이미 나 있고 잎도 자란 구근이 있어 토란이 얼마나 잘 자라는지 체감했고, 심으면 관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란은 아무것도 안 해도 병충해가 거의 없고 몇 달 뒤 텃밭의 신사 같은 존재가 된다. 심는 시기는 4월 중순경으로 25~30cm 간격으로 심고, 심은 뒤에는 5~10cm쯤 흙을 덮어 건조하지 않도록 자주 물을 준다. 다소 습한 토양에서 잘 자라지만 건조하면 수확량이 줄어들고 내수성도 강해 5일 정도 침수에도 이상이 없다.
토란 수량을 높이려면 여름철 뿌리 부근에 북주기를 한다. 한꺼번에 20cm 이상 흙을 덮으면 뿌리 호흡이 곤란해 자구 수가 줄어들므로 3~4회로 나눠 하는 게 좋다. 여름이 되면 자구에서 잎이 많아져 수량이 줄 수 있는데, 알토란의 생육을 위해 북 주기를 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내 밭은 자연농법이라 하지 않았다. 토란 대 수확은 여름에 자라며 자구에서 곁순을 제거하면 모구 알토란이 커진다. 본격적인 수확은 토란대와 함께 하되, 잎이 있어 구근이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원리를 기억했다. 빨리 수확하고 싶다면 줄기와 뿌리를 함께 벤다 해도 된다. 다만 뿌리 수확 전에 곁순 제거 차원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 좋다. 잘라낸 토란대를 2~3일 두었다가 껍질을 벗기면 잘 벗겨진다. 맨손으로 만지면 옥살산칼슘 탓에 피부가 자극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토란 대 수확 시기는 상강 전, 서리가 내리기 전인 9월 중순~10월 하순이다. 상강이 오면 텃밭은 계절이 바뀌고 겨울 작물 준비가 시작된다. 토란 대를 먼저 잘라 내고 며칠 뒤 알토란을 수확해도 되고, 둘 다 함께 수확해도 된다. 광합성을 할 잎이 없으면 뿌리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나는 얼마 전 토란대를 수확해 말리고 있다. 다이소 양파망에 넣어 농막 처마 밑에 걸어두면 저장에 편하다. 흙이 묻은 상태로 마대나 톤백,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보관하되, 저장고 내부의 이산화탄소 축적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환기한다. 톤백이나 마대에 보관하면 과습으로 부패할 수 있어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보관하는 편이 오래간다. 보관 기간은 4~5개월 정도로 짧고 껍질을 벗기면 갈변이 빨리 일어난다.
상강이 지나면 텃밭의 분위기가 달라지므로 겨울 작물도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토란대와 알토란을 함께 또는 순차적으로 수확해 말리고 저장했다. 지금도 수확한 토란은 흙을 살짝 남긴 채 보관하고 있다. 토란은 이렇게 저장해 두면 겨울에도 가끔은 식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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