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페어리스타를 알고 있습니다. 일일초를 개량한 품종으로, 원래의 일일초가 가진 큰 꽃잎과 잎에 비해 이 아이는 작고 귀엽습니다. 사계절 꽃이 핀다고 들었고, 과습에 취약하므로 분갈이할 때 배수에 신경 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늘 어둡고 흐린 곳에서 걸이대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며 지내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여겼지요.
그런데 2주 전부터 잎이 시들고 힘이 없어 보였고, 식물이 말하는 여러 신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언어를 빨리 해석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목이 마르거나 숨이 막히거나 빛이 그리워지는 걸까요. 흙은 촉촉했고 신중한 배합으로 과습은 아니었으며 걸이대를 지나는 바람은 통풍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봄에 피었던 희미한 꽃 몇 송이의 기억과 또 다른 실패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천정 걸이대가 여름엔 햇빛을 깊이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현재는 여름이라는 것을 잊고 살고 있습니다. 페어리스타님, 햇빛 처방전이 필요했습니다. 2주 후에 다시 보게 될 모습이 기대됩니다. 2주 전 사진이 없어도 올 봄 꽃이 만개했을 때의 기억으로 대신합니다. 2주 전에는 가지가 축 늘어지고 힘이 없어 보였던 화단의 화이트꽃도 이제는 달라 보이고, 변화를 모르면 원래 이렇게 작은 줄로 여길 뻔했지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페어리스타의 전성시대가 왔고 여름의 꽃단체 사진도 남겼습니다. 버베나와 란타나도 보이고 왼쪽의 아이는 봄에 빈 화분에 무엇이 올라와서인지 천인홍인줄 알았지만 사실은 잡초 같아요. 보잘것없는 페트병 화분이어도 상관없고, 식물도 동물처럼 남의 주인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하며 안고 담장 위에 올려놓고 퇴근하며 다시 데려 올 때도 햇빛은 비용 없이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만큼만 알고 있었고, 알아도 잊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페어리스타를 여름에도 피는 꽃으로 키워 제 아름다운 정원에 등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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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한여름에도 피는 꽃, 페어리스타(미니일일초)살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