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공기는 습하고 하늘은 잿빛이며 바람은 흐트러지기도 하고, 또 한순간은 고요해지곤 합니다. 이 길에는 매년 7월 배롱나무가 피고 수국이 지는 풍경이 제 기억의 기준처럼 자리했고, 그때의 감정은 늘 아름다움과 서늘한 여름의 냄새를 함께 남깁니다. 여름의 길목에서 작약이 피고 금계국이 무를 무렵에는 슬리의 그림자도 떠오릅니다. 어디서든 여름이 오면 이 배롱나무를 떠올리게 되고, 여름의 왕성함과 푸르름이 그려질 때마다 이 나무의 존재를 더 애틋하게 느끼게 됩니다. 핫립세이지의 흰꽃이 서서히 핫립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속삭이듯 마음을 다잡고, 체리세이지의 선명한 빨간빛을 보고는 사랑이 바뀌는 회전문처럼 제 취향도 때로 변한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때로는 회전문이 멈춘 듯 서로 다른 색이 겹치고, 체리세이지를 주문했는데 핫립만 도착하는 작은 해프닝도 있습니다. 체리 세이지의 사랑스러운 빨강을 조금 더 음미하게 되면서 이 변화의 흐름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속성초로 불리는 쿠페아도 여름의 정원을 밝게 만들지만, 가을까지 맑은 모습을 남길 수 있을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망 포트에 심은 채로 겨울을 대비해 망가 포트에 옮길 계획을 세웠고 처음 도착했을 때의 작고 연약했던 모습이 현재는 성장 속도로 놀랍게 자라 있어 감탄합니다. 노지의 쿠페아가 가진 빠른 성장과 함께 한 다발이 지고 피는 사이에도 화방은 계속 터져나오고, 한 포트의 플록스는 여름 정원을 분홍빛으로 물들입니다. 나비수국은 여름 꽃으로 제 기억에 확고히 자리했고, 초화류는 어제까지 없던 꽃이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나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문빔이 황금색의 숲을 이뤄 여름의 한가운데를 채우고, 한여름의 문빔은 씨앗과 꽃이 절반씩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습한 장마 기간의 정원은 모기로 다소 귀찮지만, 해질녘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나는 정원이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고, 그래서 타샤 튜더의 정원 이야기를 떠올리며 오늘도 이 공간을 가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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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쿠페아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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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