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농부에게 바쁜 계절이고 겨울 전에 수확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토란을 수확할 예정이고, 수확 시기는 상강 전인 10월 23일 전후로 잡습니다. 이웃 농부는 매년 토란을 캐지 않고 그대로 두곤 하는데, 얼음이 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저는 제 방식대로 할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겨울에 텃밭에 할 일이 있어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구구한 도구 중 고구마 수확에 활약했던 도구인 일명 도라지창, 사지창, 포크삽, 호크를 꺼내 함께 움직였습니다. 뿌리 작물 수확에 특히 편한 이 도구로 토란 알들을 길게 눕히지 않게 땅을 살짝 들어 올리니 동그란 알토란들이 들썩 들썩 올라옵니다. 양이 어마어마해 보였고 봄에 싹이 난 다섯 구근이 이렇게 많이 자라났습니다. 이 길다란 밭이 다 토란밭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큰 토란은 식재료로, 작은 토란은 내년 씨앗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다만 제 자전거처럼 고장 난 산초가 있어 손질 중 바람이 빠진 바람에 휘어버리자 바로 잡아야 했습니다. 비료나 농약 없이 시작한 텃밭의 처음 몇 해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중요한 건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유기물이 충분히 공급되어 밭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까지 제가 견딘 작물이 바로 토란이었습니다. 이 많은 토란 알들은 고마운 분들과 나눠 먹을 예정이지만, 이대로 다 먹지 못하는 점이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토란 손질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면 장갑을 끼고 칼로 껍질을 벗겨야 하고, 큰 것은 반달 모양으로 자르고 작은 것은 그대로 두며, 냄비에 왕소금 조금과 쌀뜨물을 넣고 5분 정도 끓여 아린맛을 제거합니다. 건진 뒤 물기를 빼고 알토란을 비닐에 담아 냉동 보관합니다. 밭 끝 자리는 늘 습지였고, 그 자리에 항상 토란이 자랐습니다. 토란은 언제나 할머니의 일감이었고, 토란대를 말려 볏짚으로 정갈하게 묶어두는 작은 일이 밥상의 식재료를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지요. 지금 저는 그 일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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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토란 수확시기, 알토란 손질하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