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순에 유기농 아스파라거스 파종을 시작했고 무경운 유기농 친환경 자연 농법으로 도전했습니다. 모종 판에 파종하는 대신 포트에 심어 스티로폼 박스 안에 두었는데, 노지에서 물 관리가 여의치다고 판단해 이 방법을 택했어요. 뚜껑을 덮어 두자 키가 크게 자랐고, 열어 두니 비가 와 박스 안에 물이 고여 다 썩어버렸습니다. 이후 겨울에는 낙엽 멀칭을 두껍게 해 두었고, 소나무 잎이 작물에 좋지 않다고들 하니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봄에는 밭을 갈지 않으니 잡초가 번식했고 작물과 잡초가 구분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함께 자라게 두어”야 하는 시간을 견뎌야 했고, 그 시간을 지나면 결국 낫과 가위를 들고 잡초를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잡초를 뽑지 않고 베어 멀칭하는 방식이 비와 가뭄에 유리하다는 이론을 따라 보았지만 실제로는 베기와 다듬기가 더 고됐습니다. 뽑지 않는 편이 장기적으로 작물과 수고에 유리하리라 생각했지만, 잡초와 작물이 구분될 때까지는 끊임없이 잘라주고 베어 주어야 했습니다. 흐름이 맞아가자 뽑는 것보다 베는 것이 더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잡초 거름 더미 속 모종이 스폰지처럼 부드럽게 자리 잡아 속을 파고 들어 심게 되었고, 잡초를 뽑지 않는 편이 초기에는 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다만 결국에는 잡초를 베어 주는 작업이 이어졌고, 베어 멀칭한 잔해가 마르면 새로 올라오는 잡초도 이전에 베어낸 잡초의 새순으로 나타나더군요. 모종으로 심은 것과 잡초 멀칭 속에 씨앗을 뿌린 것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찾아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아스파라거스를 잘 키운다면 다른 작물은 더 수월하리란 기대도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탄소를 땅 속에 가두는 효과와 흙 속 공극 형성의 중요성, 거름으로 작용하는 멀칭의 역할을 체감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잡초와 작물을 서로 조정하며 자라게 하는 시간이 결국 가장 큰 수확임을 배웠고, 이 방식이 앞으로의 농사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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