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마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중국 만주 지방으로 올라갔던 장마 전선이 북태평양 기단의 약화로 후퇴하면서 짧게 찾아오는 현상이에요. 매년 오는 건 아니지만 수확기를 앞둔 농사철에 태풍과 겹치면 큰 피해를 주곤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를 보듯 수확기에 작물이 받는 타격이 커서 농부들에게는 큰 걱정거리에요. 저는 밭에서 수박이 하나 바닥까지 닿아 물컹하게 썩은 것을 보며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다만 삽목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플록스 한 포기가 이렇게 꽃이 많아도 관리가 필요하고, 시든 꽃은 잘라내고 키를 낮추어 쓰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또 삽목을 준비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했고, 노지월동이 잘 되는 녀석이라 그런지 전정을 마친 뒤엔 더 강건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비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통풍이 잘 되는 노지에서 습도가 유지되니 삽목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어요. 두어 마디 정도의 가지를 남겨 삽수를 만들고 가위로 구멍을 낸 뒤 촉촉한 토양에 꽂아두면 금방 뿌리가 자리 잡을 거예요. 이 아이들은 이곳에서 터를 잡고 자라려 하니 자리 배치를 신경 써야 해요. 잡초를 멀칭해 밭이 늘 너저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이지는 다부지게, 플록스는 꼿꼿하게 자라게 두면 내부에 떨어진 꽃잎과 씨앗이 모여 밭에 자연스러운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밭은 넓게 구획을 나누고 통로에는 잔디를 심을 계획이고, 두 종류 모두 장마에 강하고 노지월동이 가능해 이 구역은 안심 존으로 남길 수 있어요. 올봄에 심은 무화과도 비 덕분에 열매가 달렸고, 몇일 전까지 없던 열매가 이번 비로 생동감을 얻었습니다.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지주대를 세워 옆으로 벌어진 가지를 모아 묶고 다시 정리하는 일도 남아 있어요. 집으로 돌아와서도 마무리가 남아 걱정이 되지만, 밭에 또 가볼 핑계를 만들어야 하죠. 그리고 장화 한 짝이 밭에 떠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확인하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들판은 아직 들썩이며 다가오는 태풍의 위협을 모르는 고양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듯 조용히 제 곁에 머뭅니다. 몇 일을 먹을 사료도 넉넉히 주고요. 이렇게 가을의 밭은 비 예보와 함께 늘 분주하고, 저는 이곳에서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에 몰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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