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체리나무와 앵두나무, 무화과 나무를 심었다. 앵두나무는 싹이 나지 않아 걱정했고 노지묘로 들어온 체리와 앵두나무는 잎 없이 몽둥이처럼 보였다. 체리나무는 2022년 3월 22일에 심었고 싹이 나올 때까지 살아 있는지 죽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가지 끝을 잘라보니 수액은 흐르는 걸 보아 죽은 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노지묘는 뿌리들이 공기에 노출되면 쉽게 죽고, 뿌리가 다시 자라며 빠른 생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노지묘를 심을 땐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주의가 필요했고, 임업 진흥원의 땅은 깊이 파야 해서 삽이 꼭 필요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큰 돌이 많아 뽑아내기 힘들었다. 구덩이 안에 나뭇 가지와 낙엽을 넣어 거름 겸 배수층을 만들었다.
무화과 나무는 2022년 4월 22일에 포트에서 빼 낸 나무를 놓았다. 땅과 수평이 되도록 뿌리가 휘지 않게, 뿌리의 시작 부위가 땅과 수평이 되게 심었다. 흙을 덮은 뒤 발로 밟아 토양 사이의 공기층을 없애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용기묘의 경우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했다. 무화과 나무를 심고 난 뒤 체리나무보다 한 달 늦게 심었던 무화과가 잎이 많이 달린 상태였고 체리나무는 차례를 바꿔 흙을 덮고 물을 주었다. 2022년 4월 11일에는 아론의 지팡이에서 꽃이 피기 시작했고 체리 작대기에서도 새 순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2년 4월 17일에는 병충해 없는 유실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병충해가 전혀 없는 나무는 없다고 사장님의 말씀이 들렸다. 병충해가 적은 나무로 무화과, 블루베리, 석류, 앵두나무, 대추나무 등을 꼽으셨고 체리나무도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어릴 때 집 뒷마당에 석류나무가 있어 농약 없이도 가을에 과실이 열렸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석류나무와 블루베리도 농약 없이 잘 자라고 유기농 토양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3일에는 체리 나무가 따뜻해지면서 벌레 먹은 잎이 보이기 시작했고 7월 17일에는 본격적인 여름이 되며 체리나무의 잎이 거의 남지 않았다. 잎 뒷면에 송충이 같은 벌레들이 붙어 있었기에 8월 5일에 집게로 잡아 발로 밟아 죽이고 나니 새로 난 잎은 괜찮아졌다. 유실수를 유기농으로 키우려면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육식 곤충이 많아져 텃밭 생태계의 균형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내가 그 일을 대신한다.
올해의 무화과 나무는 달고 쫀득한 열매를 기대하고 더 크게 자란 나무 아래에는 쿠페아와 페르시아, 블루데이지가 필 것이며, 새들에게 열매가 도둑맞지 않도록 내년에는 블루베리 나무에 그물을 칠 계획이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아이들이 달려와 체리를 흔들어 달라고 하는 모습이 떠오르고, 체리나무의 달콤한 열매를 기대하게 한다. 이란 영화의 체리향기를 떠올리며, 나의 나무가 완벽한 열매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라서 작은 그늘이 되어주고, 벌레가 조금 먹더라도 매년 빛나는 열매를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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