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텃밭을 처음 시작하며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물주기였다. 주변 사람들처럼 물을 댈 곳이 있느냐는 질문을 듣고도 막막했다. 텃밭 옆의 농수로가 다 해결해 준다고 생각했지만, 그 물길이 내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아무리 물이 많아도 밭으로 들여오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 이 진리 때문이다. 농수로는 텃밭보다 낮아 그냥 그 물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낮은 곳의 물을 위로 올리려면 양수기가 필요하고 전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럼 일이 커져 포기하고 싶었다. 바가지 급수도 한계에 다다랐다. 비가 오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물 주는 일은 하루 중 너무 많은 시간과 힘을 빼앗아갔다. 그 결과 유칼립투스 폴리안이 시들고 핫립세이지도 겨우 살아났다.
텃밭과 꽃밭 주변에선 많은 농사 선배님들의 지혜를 들을 수 있었다. 비가 오던 날 산책길에서 천둥이 보러 갔을 때, 새 식구가 생겼다. 이름이 뭐냐고 묻자,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닌 이름 없는 존재처럼 손짓으로 다가왔다. 수세미를 팔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웃의 텃밭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가서 보니, 할아버지께서 벨브를 열라는 긴 여정이 필요했다. 철물점을 다녀온 뒤 이웃의 양해를 얻고 보 위에 호수를 설치하고, 호스를 잡아달라며 시켰다. 그리하여 물은 흐름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리라 여겼던 내 생각이 바뀌었다.
정말 기적은 나와 함께한 것이 아니라, 함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 진리 때문에 혼자서 해결하려 했던 나의 한계를 벗어나 타인의 도움과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했다. 높은 곳에 있는 밭 위에 보를 설치해 호수와 연결하고, 이웃의 협조를 구해 물의 흐름을 바꿨다. 결과는 놀라웠다. 물이 스스로 흘러내리며 밭으로 들어오자 작업은 훨씬 수월해졌고, 내 몸과 마음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이제 나는 벨브 하나와 이웃의 손길이 만든 작은 기적을 믿게 되었다.
#
밭에전기시설없이물주는방법
#
양수기없이물대기
#
전기없는밭에물주기
#
텃밭관수설치
#
텃밭물주기
#
텃밭에물주는방법
#
텃밭에양수기없이물주기
원문 링크 : 양수기 없이 텃밭에 물주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