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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필사 『히치콕의 밀도』 - 이장욱

 타이핑 필사 『히치콕의 밀도』 - 이장욱

히치콕의 밀도 이장욱 창밖에 히치콕의 밀도가 높았다. 이면도로에는 폴 토머스 앤더슨의 밀도가 높았고 골목을 지날 때는 홍상수의 밀도가 새벽마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해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는 중독자의 이름인데 그이는 중독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는 결국 당신이 범인인가. 범인은 늘 범죄를 저지른 자리에 돌아오지.

가만히 생각해보아요. 당신은 쫓기는 자인가 쫓는 자인가.

추리하는 자인가 추리되는 자인가. 에드워드 양, 에드워드 양, 저도 양 씨인데요.

제게는 식물의 귀가 있어요. 식물인간이 되어서 문병 온 사람들의 고백을 듣는 게 제 장래희망이죠.

나는 관람당하면서 동시에 관람하는 거예요. 그들은 무엇이든 털어놓는답니다.

휴대폰을 켜두고 이제 막 라이브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시청하는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있고 션 베이커의 인물이 ‘창녀’라는 욕을 남발할 때 좋았다. 그 인물 자신이 ‘창녀’였기 때문에.

피살자는 말이 없어요. 그래서 나는 너에게만 나타난다.

늦은 밤 혼자 있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