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에서 살아남기 이장욱 날씨는 화창하고 신경정신과에는 고객이 많았는데 나는 결국 나의 잘못인 것 같았다. 창밖은 저렇게 환한데 나는 여기 앉아 잡지나 읽어도 되나.
구름이나 멀거니 바라봐도 되나. 저 무책임한 알라딘 램프를 나는 나를 죄수의 위치에 놓는 버릇이 있답니다.
모든 죄수는 스스로를 구름으로 만들죠. 낙타가 되었다가 폭풍이 되었다가 패잔병이 되어 쓸쓸하게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를 외칠수록 나의 죄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만 이곳에서 나가고 싶습니다만 모든 것을 역사적으로 바라보도록 하자. 나의 불면과 나의 환각과 나의 약물 치료조차 유신 시대를 기준으로 식민지배의 산물로서 대한제국을 거쳐 드디어 위화도회군까지 저기 저 낙타는 어떻게 역사적인가.
비행접시는 어디서 날아오는가. 알라딘 램프에서는 또 무엇이 튀어나오나.
나는 무슨 소원을 어떻게 빌어야 하나. 저는 매일 기도를 합니다만 사랑과 증오의 끝에는 늘 선생님이 있잖아요.
언제나 고객이 많은 선생님...
원문 링크 : 타이핑 필사 『신경정신과에서 살아남기』 - 이장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