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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필사 『개미귀신』 by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 난 귀신이 아니다.

 타이핑 필사 『개미귀신』 by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 난 귀신이 아니다.

개미귀신 최승호 난 귀신이 아니오. 명주잠자리의 유충일 따름이오.

내 몸길이가 1센티미터인데, 1센티미터짜리 귀신 봤소? 왜들 나를 개미귀신이라고 부르는 거요?

문자의 횡포를 버리시오. 비록 내 모습이 흉측하나 나도 아름답고 맑은 날을 꿈구는 한 존재요.

미물이지만 나에게도 배고픔이 있고 기다림이 있소. 개미, 앙상한 밥알만 한 개미가 내 밥이오.

개미 한 마리 잡아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오? 모래 구덩이를 파놓고 며칠을 기다려야 겨우 개미 한 마리가 걸려듭니다.

개미지옥, 내 식탁을 개미지옥이라고 부르지 마시오. 당신들은 당신들 식탁을 지옥이라고 부르지 않으면서 왜 내 식탁만 지옥이라고 하는 거요.

문자의 횡포를 버리시오. 나를 있는 그대로 이름 없이 보아주시오.

명주잠자리가 되면 나도 짝을 찾아 사랑이라는 걸 해보고 싶소. 하늘을 실컷 날아볼 거요.

그리고 난 죽겠지. 내가 죽은 뒤에 내 새끼들을 개미귀신이라고 부르는 건 좀 슬프오.

말이 많았나 보오. 미안하오.

난 귀신이 아...